KB금융, 상반기 순익 2.7조 ‘사상최대’…“번만큼 나누겠다”
은행이 ‘효자’…증권 실적은 ‘반토막’
취약차주 지원 계획 발표·주당 500원 분기배당 등 주주환원 나서
KB금융그룹이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 순이익을 달성하며 금융사 호실적 신호탄을 쐈다. 올 상반기 증시 불안에 계열사인 KB증권 실적은 반토막 났지만,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이자이익 개선이 그룹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KB금융의 호실적이 수치화 되면서 금융당국의 고통분담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여 고심은 깊어졌다.
21일 KB금융은 상반기 실적설명회를 열고,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2조756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4% 늘어난 것으로, KB금융 창립 이래 상반기 기준 최대 규모다.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증권가 평균 추정치(컨센서스)인 2조7268억원을 소폭 넘어선 실적이다. 2분기 순이익은 1조30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순이자마진(NIM)의 확대 및 여신성장에 힘입은 견조한 순이자이익 증가와 철저한 비용관리의 결실”이라며 “올해 들어 금융시장 침체와 전반적인 금융상품 판매 위축으로 그룹 수수료이익은 다소 부진했지만 그간 비즈니스 다변화 등으로 경쟁력을 강화해왔다”고 설명했다.
은행 효자노릇 ‘톡톡’…증권 실적 ‘반토막’
실제로 상반기 국민은행의 이자이익은 2조13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3% 늘었다. 또한 법인세 환입금 약 690억원과 대손충당금 환입금 세후 약 430억원 등 일회성 이익이 발생한 영향도 실적 개선에 긍정적이었다.
NIM 또한 1분기 1.66%에서 2분기 1.73%로 꾸준히 증가 추세다.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한 금리 재산정 효과가 이어지고, 수익증권 등 운용자산 수익률을 개선한 결과다.
이날 김재관 국민은행 전무는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NIM은 0.05~0.06%포인트 개선될 전망”이라며“다만 가계대출 수요가 줄어 은행 간 경쟁이 심화되고, 가산금리 인하 영향 등으로 NIM의 상승폭은 일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반면 KB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1820억원으로 전년 보다 51.4% 감소했다. 주식시장 침체로 금리상승과 주가지수 하락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 탓이다. 또한 주식거래대금 감소로 수탁수수료가 축소됐고, 세일즈앤트레이닝(S&T) 부문 등의 실적이 위축됐다.
같은 기간 계열사 별 순이익을 살펴보면 KB손해보험은 4394억원으로 전년 대비 207.5% 급증했다. 보유 부동산 매각으로 약 2160억원의 이익을 인식한 영향이다. KB국민카드는 2457억원을 기록해 2.8% 줄었다. 푸르덴셜생명은 1577억원으로 18% 감소했다.
호실적에도…금융당국 ‘고통분담’ 요구에 쓴웃음
앞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정부의 취약층에 대한 금융지원 대책에 들어가지 않는 부분은 금융회사가 답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금융권이 정부 차원의 대책 이외에 자율적으로 취약 차주 보호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KB금융은 실적발표회에서 서민·취약계층을 위한 금융지원책에 설명하며 이에 화답했다. KB금융은 취약차주 금융부담 경감을 위해 서민금융지원 대출 금리 인하, 사회적 취약계층의 주택 관련 대출 우대금리 제공,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대한 보증료 지원 등을 순차적으로 시행 중이다. 지난 5월부터는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코로나19 특례운용 장기분할 전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최근 고금리·고물가·고환율 ‘3고’ 현상과 스태그플레이션 전망 등도 은행업의 수익성 및 자산건전성 악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에 대해 KB금융 관계자는 “현재 거시경제 불확실성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내실위주 경영과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2분기에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기준금리, 환율 등을 보수적으로 추정한 미래경기전망과 위기상황 분석에 따라 약 1210억원의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KB금융 이사회는 주당 500원의 분기배당을 결의했다. 또한 지난 2월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1500억원 규모의 보유자사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서영호 KB금융 재무총괄전무(CFO)는 “이번 자사주 소각으로 KB금융은 올해 누적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다”며 “올해 순이익이 작년보다 1원이라도 더 많다면, 주당 배당금 또한 작년보다 높게 책정할 수 있도록 최대로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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