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차이나 트렌드] 中 베이징 구시가지 재탄생, 역사·문화 도시 명맥 잇는다

[차이나 트렌드] 中 베이징 구시가지 재탄생, 역사·문화 도시 명맥 잇는다

(베이징=신화통신)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도(古都)인 베이징시가 구시가지 보호와 개선에 나서며 역사·문화 도시로서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간 베이징시는 새로운 계획 수립, 메커니즘 탐색, 법규 발표 등을 통해 도시를 보호하고 발전시켜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어수선했던 베이징의 구시가지 후퉁(胡同·골목)에서 베이징만의 정취와 매력을 느낄 수 있게 됐다.

환경 개선 사업이 시행된 시하이(西海)습지공원. (시청(西城)구위원회 제공)

◇구시가지, 철거 대신 보존

한여름 둥청(東城)구 베이루차오위안(北蘆草園)후퉁을 걷다 보면 회색 벽돌, 나무 창문, 그리고 베이징의 전통 건축양식인 사합원(四合院)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오래된 이웃들을 만날 수 있다. 베이징 시민인 리커(李可)는 어렸을 적 셴위커우(鮮魚口)에서 살았다. 10년 만에 후퉁을 찾은 리커는 환경이 개선된 구시가지 베이징의 모습을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16년간 시행된 '베이징 역사·문화 도시 보호 조례'가 지난해 1월 개정돼 3월 시행됐다. 보호 범위가 확대되고 구시가지의 가치를 더 중시하기 시작한 새로운 조례는 구시가지 베이징을 누가, 무엇을, 어떻게 보호할지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내놓았다.

시청(西城)구 스차하이(什剎海)의 주중(鑄鐘)후퉁에 위치한 한 가옥은 '부분 리모델링'을 통해 전통 규정에 부합하지 않는 담의 색상 문제를 해결했다. 현지 주민들은 리모델링을 거친 이곳 가옥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구시가지 보호'라는 새로운 사고가 과거의 '구시가지 재건'을 대체하고 있는데 이는 대규모 철거 및 건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했다.

원대에 조성된 '구러우시다제(鼓樓西大街)'는 베이징에서 가장 오래된 거리로 이미 리모델링 작업을 완료했다. (시청구 스차하이가도(街道·한국의 동) 제공)

◇보호와 업그레이드 지속 추진

최근 몇 년간 베이징시는 중축선(中軸線)을 기점으로 구시가지 보호와 업그레이드를 지속해 추진하고 있다. 특히 베이징시는 100여 개의 문화재 복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고대 건축물의 역사적 모습을 회복하고 있다.

한편 구시가지 보호에는 정책 혁신이 필수적이다. 이에 베이징시는 임대한 토지·가옥 등을 반환하는 신청형 반환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역사 문화 거리, 특히 사합원을 비롯한 단층집의 보호와 업그레이드에 나섰다. 통계에 따르면 2019년부터 베이징시는 차이시(菜西) 구역, 좐타(磚塔)후퉁, 중구러우(鐘鼓樓) 등 주변 지역을 대상으로 14개의 신청형 반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현재 누적 4천61개 가구가 반환, 5천100개 가구가 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반환된 가옥을 재활용하기 위해 차이시 구역은 2년간의 반환 기간을 거친 후 새로운 중국식 가옥을 건설하고 있다. 올해 말 대중에게 공개될 예정으로 현재 해당 가옥의 임차인 협상이 줄을 잇고 있다. 

베이징시는 구시가지 내의 가옥뿐만 아니라 역사·문화 유산 보호와 활용도 중시하고 있다. 베이징에는 세계문화유산 7개, 국가중점문물보호단위 135개, 시(市)급문물보호단위 255개, 구(區)급문물보호단위 752개 등 3천840개의 이동불가문물이 등록돼 있다.

2019년 중반 리모델링을 완료한 둥청(東城)구 위얼(雨兒)후퉁. (사진/신화통신)

◇다시 태어난 구시가지

둥청(東城)구 차오창(草廠)후퉁의 오랜 이웃인 주마오진(朱茂錦)은 "과거 이곳엔 쓰레기 더미가 곳곳에 쌓여있었다"며 "전선도 거미줄처럼 엉켜있어 안전하지 않았고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후퉁은 매우 아름답다며 예스러운 모습을 회복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구시가지 보호 작업이 추진되면서 이곳은 새로운 활력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시는 구시가지를 보호함과 동시에 주민들의 생활 환경 개선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현재 옛 구러우(鼓樓) 거리는 여유롭고 느린 생활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구러우 개선 프로젝트에 참여한 디자이너 량이(梁毅)는 "설문조사에 따라 오래된 울타리 철거, 레저 및 피트니스 공간 확장 등을 결정했다"며 "지역 내의 오솔길을 연결해 이웃 간의 교류 등을 촉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추웨(邱躍) 베이징도시계획학회 이사장은 구시가지를 철거하지 않고 개선하는 방식으로 현지 주민들이 베이징 구시가지 보호의 성과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얼마 전 폐막한 '제1회 베이징 도시 업그레이드 포럼'에서 쑤이전장(隋振江) 베이징시 부시장은 소중한 역사·문화 유산을 계승하고 보호하는 것은 수도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시가지 보호를 최우선에 두고 전통적인 모습을 보존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의대 교수들 “정원 늘었지만 교원·시설 모두 제때 확보 어려울 것”

2요미우리, 한중일 공동선언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 담겨

3올여름 ‘다 가린 시스루’ 뜬다…이효리 하객룩 보니

4나를 위한 ‘제천’ 의식…제천 여행이 가져다준 ‘오감’테라피

5엔비디아 젠슨 황 CEO, 재산 5년만에 30배 증가

6휘발유 5주만에 1700원 아래로…기름값 하락 지속

7“근본적 원인은 기업가정신 결여…게임업계 세대교체 필요”

89년 전 ‘다이소 화장품’에 혹평했던 유튜버, 지금은?

9한국 시장 점령한 중국 게임들…“중국 게임사들 한국 따라잡은 지 오래”

실시간 뉴스

1의대 교수들 “정원 늘었지만 교원·시설 모두 제때 확보 어려울 것”

2요미우리, 한중일 공동선언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 담겨

3올여름 ‘다 가린 시스루’ 뜬다…이효리 하객룩 보니

4나를 위한 ‘제천’ 의식…제천 여행이 가져다준 ‘오감’테라피

5엔비디아 젠슨 황 CEO, 재산 5년만에 30배 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