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대립, 인플레이션 우려에 2일 뉴욕증시 연속 하락
중국 반발에도 미 하원의장 대만 방문
연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억제 필요”
이날 투자자들은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화로 삼고 있는 가운데 3일(현지 시간) 개최 예정인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산유국 회의 ▶낸시 펠로시(Nancy Pelosi)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따른 미국·중국 간 대립 긴장 고조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의 급감에 따른 세계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확산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면 고강도 금리 인상을 지속해야 한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관계자의 발언 등에 주목했다.
이로 인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02.23포인트 하락한 3만2396.1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7.44포인트 내려간 4091.19 ▶나스닥지수는 20.22포인트 후퇴한 1만2348.76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1.09포인트 상승한 23.93을 각각 나타냈다.
중국의 강력한 반발에도 펠로시 하원의장은 2일 밤(현지시간) 대만에 도착했다. 중국의 거듭된 경고에도 펠로시 하원의장은 두번째 순방지인 말레이시아를 떠나 대만에 안착했다. 동시간대에 미국과 중국은 대만과 필리핀 인근에 양국의 군사력을 출동시켜 일촉즉발 상황까지 벌어졌다.
중국 정부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이뤄질 경우 “강력한 조치를 취해 중국의 주권과 안보를 수호하겠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럼에도 펠로시 의장은 대만에 도착한 뒤 발표한 성명을 통해 “미 의회 대표단의 이번 대만 방문은 대만의 민주주의를 지원하기 위한 미국의 굳건한 약속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지속적이고 강력한 억제력이 필요하다는 연준 관계자의 발언도 이날 증시 변동에 영향을 미쳤다.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 7월 정례회의 뒤 두 번째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대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를 의식한 듯 “상황 추이를 지켜본 뒤 다음 번엔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과거에도 경기 침체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알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억제가 시급하다”고 강조했었다. 이에 비춰봤을 때 연준의 고강도 금리 인상 정책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금리 인상을 지속해야 한다는 매파 관계자들의 시각에 힘이 실리게 된다. 이는 기업경영과 투자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로레타 메스터 미국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한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상황이 바뀌는 것을 아직 보지 못했다”며 “이 때문에 우리가 앞으로 해야할 일이 더 많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안정화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메리 데일리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노력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아 물가 2% 목표를 이루려면 갈 길이 여전히 멀다”고 강조했다.
뉴욕증시는 OPEC+ 산유국 회의를 염두한 듯 초중반에 소폭 상승세를 나타냈다. OPEC+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기타 산유국들로 구성된 협의체다. 이들은 3일(현지시간) 정례회의를 열고 9월 산유량 규모를 결정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가 서방세계에 대한 경고의 일환으로 유럽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는 등 에너지를 무기로 삼고 있다. 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OPEC의 수장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증산을 요청했다. 이 때문에 이번 OPEC+는 증산 규모를 늘릴 거라는 예측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ㅌ
최근 경제 지표들이 부진한 모습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로 나타났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초과하면 경기 확장을, 미만이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50 이하로 떨어진 이번 지표에 시장에선 경기 위축 국면에 다시 접어든 것 아니냐는 해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중국의 경제수도로 불리는 상하이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봉쇄되면서 3∼5월 중국의 PMI는 내리 50 미만을 나타냈었다.
중국의 부진한 경제 지표는 세계 공급망 위축으로도 해석된다. 세계 최대 소비국이자 최대 생산국인 중국의 실망스러운 경제 지표가 투자 위축과 경기 침체 우려를 자극하고 있어서다.
박정식 기자 tang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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