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미분양 넘친다던데…창원 분양 흥행 이유는?
선호입지·브랜드도 한 몫, 신축 공급부족에 실수요 몰려
대구, 세종 등 지방 주요지역이 미분양으로 신음하는 가운데, 최근 경남 창원시 내 분양단지들이 청약 흥행을 달성해 주목 받고 있다.
2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달 창원에서 청약을 진행한 두 개 단지가 모두 1순위 해당지역 마감에 성공했다.
이달 9일 같은 날 진행된 ‘힐스테이트 마크로앤’과 ‘창원자이 시그니처’ 1순위 청약은 각각 평균 105.3대1, 27.4대1 경쟁률을 기록했다. 힐스테이트 마크로앤은 불과 79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신청이 8320건 몰렸고 창원자이 시그니처는 총 215가구 모집에 5888명이 신청했다.
이는 지난 19일 기준 8월 들어 분양을 진행한 전국 아파트 단지들을 통틀어 1, 2위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는 대구나 다른 지방광역시는 물론 평택, 부평 등 수도권에서도 미분양이 나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양 흥행 측면에서 선방한 셈이다.
게다가 창원자이 시그니처가 위치한 성산구는 조정대상지역임에도 전용면적 84㎡ 타입에서 81.9대 1로 최고 경쟁률이 나왔다. 조정대상지역 내 분양 단지에는 중도금 대출 50%, 3년 전매제한 등 각종 규제가 적용된다.
힐스테이트 마크로앤은 지난해 행정구역 개편으로 인해 현재 성산구에 소재하고 있으나 관리처분 기준일 당시인 지난달 5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의창구 소속이었기 때문에 이 같은 규제에서 벗어났다. 게다가 일반공급 물량이 두 자리 수에 불과해 창원자이 시그니처에 비해 청약 경쟁률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와 국내 경기침체로 인해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은 지금, 유독 창원에서만 분양흥행이 가능했던 이유로는 이 지역에 신규 주택공급이 부족하다는 점이 꼽힌다. 창원시는 올해 7월 기준 인구가 총 102만6057명으로 지역 내 대규모 산업단지에 현대, LG, 효성, 두산 등 대기업 계열사 생산시설이 위치해 일자리가 많은 제조 도시다.
그러나 이에 비해 수년 간 선호지역에 신규주택 공급은 부족한 상태였다.창원시가 지난 6월 공개한 ‘창원시 공동주택 사업승인 및 공급현황’을 보면 지난해 민간건설주택 공급(사용검사 기준)은 총 903가구에 불과했다. 창원시 전체에 공사 중인 민간아파트 또한 11개 단지 6943가구로 인구 수 및 수요에 비하면 부족한 수준이다.
신규주택이 부족한 만큼 창원시 아파트의 평균 연식 또한 오래됐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테크에 따르면 창원 성산구 평균 아파트 연식은 25.4년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 분양한 두 단지는 소비자가 선호하는 1군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인 데다, 각각 가음8구역재건축정비사업(창원자이 시그니처), 대원1구역주택재건축정비사업(힐스테이트 마크로엔) 등 도시정비사업으로 탄생해 기존 주거시설의 인프라를 그대로 누릴 수 있는 입지를 차지하고 있는 장점을 지녔다. 게다가 주변 시세 대비 1억원 가량 낮은 분양가도 창원 내 거주하는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것으로 보인다.
창원시 성산구 소재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힐스테이트 마크로엔은 전매제한을 피해가 분양권에 다소 거품이 생길 수 있으나 최근 창원에서도 거래가 많지 않고 집값도 제자리라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수익을 얻기는 힘들 것”이라며 “주변 아파트 대비 저렴한 분양가로 나와 신축 아파트 입주를 원하는 실수요자들이 경쟁률을 높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보름 기자 brm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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