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주 “핀테크 규제, 숨통 트여…앞으로 전향적 완화 기대”
[인터뷰]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취임 6개월, 당국 핀테크 규제 이슈 쏟아지는 상황
“수준 올라간 소비자 ‘맞춤형 혁신’ 필요해”
최근 핀테크 업권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규제 이슈’다. 금융당국이 지난 23일 ‘제2차 금융규제혁신회의’ 결과를 발표하며 관련 이슈에 대한 업권 반응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른 분위기다. 특히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이 지난 2월 취임한 후 정권이 바뀌며 핀테크 업계 관련 제도 변화는 더욱 빠르게 진행되는 상태다. 380여개 회원사를 만족시켜야 하는 이 회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소비자 편의성 위해 보다 전향적 규제 완화 기대”
이 회장은 지난 23일 발표된 금융당국의 핀테크 규제 완화 방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금융당국은 이날 회의에서 핀테크 업체들의 예금·보험·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 상품 비교·추천 행위를 허용했다. 이 서비스는 지난해 9월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중단된 상황이다.
이 회장은 “법 개정을 통해 규제가 완화되고 핀테크 업체들이 활성화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어쨋든 막혔던 규제가 풀린 것이기 때문에 핀테크사들의 숨통이 조금은 트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발표에서는 금융사들의 ‘플랫폼 업무 활성화’ 방안도 포함됐다. 앞으로 금융사들은 한개의 앱 내에서 은행, 보험, 카드 등의 서비스를 탑재할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은 핀테크 업체들이 기존 금융사들과 협업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미 많은 금융사들이 핀테크와 다양한 비즈니스 협업을 전개하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금융사들이 플랫폼을 활성화하며 외부 업체와 협업을 늘리면 핀테크 업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핀테크 업체들은 이번 규제 완화에 대해 100% 만족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상품 비교·추천이 허용됐지만 소비자들의 가입단계인 ‘중개 판매’는 이번 방안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보험 부문에서는 비교·추천할 수 있는 상품도 일부 상품으로 제한됐다.
이 부분에 대해 이 회장도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고객의 데이터를 끌고와 비교·추천하는 서비스를 했으면 당연히 쉽게 가입하고 상품을 갈아타게 해주는 기능도 제공해야 한다”며 “비교·추천할 수 있는 상품의 폭을 확대하고 소비자들이 플랫폼 내에서 실제 가입까지 할 수 있도록 규제를 보다 전향적으로 완화시켜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시장자율 맡긴다’는 수수료 공시…“핀테크 업계도 노력할 것”
하지만 핀테크 업계에서는 공시 대상에서 정작 신용카드사들이 빠져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기존 금융권을 놔두고 왜 우리만 잡으려 하나”라는 불만이 터져나온다.
이 회장은 “선불, 직불, 신용카드 등 다양한 지급결제수단에 편리한 결제처리방식을 붙인 것이 간편결제”라며 “특히, 간편결제는 현재의 신용카드 결제 프로세스를 그대로 따르면서 소비자가 쉽게 결제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온라인 결제 시에는 PG사(결제대행)가 중간에 있어 PG수수료가 추가되지 않나”라며 “소비자들이 보는 공시라 복잡하게 만들긴 힘들지만 업권별 특성이 감안된 합리적인 수수료 공시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가맹점간 수수료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이를 단순 기준으로 공시화해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30일 열린 핀테크 업계 간담회에서 간편결제 수수료 공시는 “시장 자율에 맡기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자율에 맡기는 만큼 핀테크사들이 소비자 피해가 없는 공정한 플랫폼 운영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 회장은 “당국 입장에서는 핀테크 업체들의 소비자보호나 리스크관리 소홀을 유독 신경쓸 수밖에 없다”며 “핀테크 업체들이 기술적 측면의 보안 강화 및 공정한 알고리즘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디지털 금융시대 속 금융당국이 시대의 변화를 감안해 전자금융거래법 등의 규제를 다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요즘에는 MZ세대는 물론이고 중장년층들의 디지털 기술 수용성도 매우 높다”며 “소비자가 기술을 받아들이는 수준이 상당 부분 올라온 상황에서 금융당국도 시대의 변화에 부응한다는 생각으로 규제를 완화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회장은 다소 부족했던 회원사간 소통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회원사가 380여개나 되는 만큼 의견 통일이 쉽지 않지만 9개 분과장을 통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협회도 최대한 즉각적인 피드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당국 정책 관련, 특정 분과가 이를 대응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의견을 모으고 이를 정제된 방안으로 내는 데 한달 정도 걸린다”며 “관련 이슈가 나오면 일단 즉시 의견을 수렴하고 빠르게 피드백을 해 보다 효과적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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