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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광물 의존도 높은 K-배터리, IRA에 흔들…美 공격적 투자 효과 볼까

현지 생산량 늘려도 핵심 광물 확보가 문제
북미에 천문학적 비용 투입…대책 마련 시급
배터리 업계 “연말 시행령 기준 보고 대응”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9일 LG에너지솔루션-혼다의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체결식에서 미베 토시히로 혼다 CEO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맞춰 북미 생산 시설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높은 중국 광물 의존도가 발목을 잡으면서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북미지역에서 배터리 생산량을 늘려도 핵심 재료를 중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선 IRA가 요구하는 광물 기준을 충족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북미 지역에 대한 천문학적 투자가 자칫 물거품이 될 수 있는 만큼 공급처 다각화를 비롯한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 일본 완성차업체 혼다와 합작법인 설립 체결식을 열고 미국에 40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는다고 밝혔다. 투자 규모는 5조1000억원으로 한국 배터리업체와 일본 완성차업체 간 이뤄진 첫 사례다. 해당 공장은 오는 2025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완성차업체들과 대규모 투자 협약을 체결하며 현지 시장 장악력을 높여가고 있다. GM과 3곳, 스텔란티스와 1곳의 합작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또 미국 미시간주에 단독공장 증설도 진행하고 있다. 회사 측은 “현 상황을 봤으 때 IRA를 염두하지 않을 수 없다”며 “미국에 공장이 설립되는 만큼 기준을 충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삼성SDI와 SK온도 각각 포드, 스텔란티스 등 현지 기업과 손잡고 북미 생산 설비 확충에 나서고 있다. SK온은 포드와 미국 켄터키·테네시주에 5조1000억원을 투입해 합작 공장을 짓고 있다. 삼성SDI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3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스텔란티스와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지난 6월 29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2 세계 태양광에너지 엑스포'에서 한 업체가 폐배터리로부터 리듐을 효과적으로 추출해 자원회수 시스템을 소개하는 기술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문제는 中 광물 의존도…“공급망 다변화 노력”

 
이처럼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공격적인 북미 투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IRA로 인한 불확실성은 단기간 내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북미에 생산 시설을 짓고 현지 물량을 늘리더라도 원재료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현 상황에선 IRA 기준을 충족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배터리 업체들이 북미에서 IRA에 따라 보조금 혜택을 받기 위해선 북미 지역이나 미국의 FTA(자유무역협정) 체결국에서 채굴 및 가공한 광물의 비율을 ▶2023년 40% 이상 ▶2024년 50% ▶2025년 60% ▶2026년 70% ▶2027년 80%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배터리 핵심 원료인 수산화리튬 전체 수입액 17억4829만 달러(한화 약 2조3357억원)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84.4%(14억7637억 달러)로 나타났다. 광물 가공업체도 80% 이상이 중국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부터 배터리업체들이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중국 비중이 여전히 높지만 줄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IRA 법안의 구체적인 시행령이 연말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이에 맞춰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건엄 기자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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