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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신용자 비중 늘렸지만…2% 부족한 금리 혁신 [인뱅 출범 5년①]

올해 목표치 달성 무난할 듯
신용평가모델 고도화해 고객 확보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경쟁력 저하될라

 
 
인터넷전문은행 중저신용자 대출 현황.
 
2017년 4월 국내 최초의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등장한 뒤, 같은 해 7월 카카오뱅크도 출범했다. 이들 은행은 지난 약 5년 간 은행업계 내 ‘혁신’을 외치며 성장했다. 2021년 10월에는 토스뱅크가 출범하며 ‘인터넷은행(인뱅) 삼국시대’를 열었다. ‘인뱅 3사’는 기존 전통은행이 공고히 자리 잡은 틈새를 파고들어 금융권의 ‘메기’라는 별칭도 얻었다. 이젠 추가 성장동력을 보여줘야 할 때. 인터넷전문은행이 추후 ‘고래’ 역할까지 할 수 있을지 그간 성과와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과 동시에 얻은 사명이다. 이에 인터넷전문은행은 저마다 고도화한 신용평가 시스템을 개발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늘리고 있다. 하지만 ‘포용금융’을 목표로 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높은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 달성 ‘청신호’

1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카카오뱅크 22.2%, 케이뱅크 24.0%, 토스뱅크 36.3%로 집계됐다. 지난 3월 말과 비교하면 3개월 사이 카카오뱅크는 2.3%포인트, 케이뱅크는 3.8%포인트, 토스뱅크는 4.9%포인트 비중을 늘렸다.
 
중저신용자대출 비중은 각 인터넷은행의 전체 가계 신용대출에서 개인신용평가회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 신용평점 하위 50%(KCB 850점 이하) 대출자에 대한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5월 인터넷은행이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당초 설립 취지와 달리 고신용층 위주의 보수적인 대출 영업을 한다고 지적하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를 주문한 바 있다. 그럼에도 지난해 연말 인터넷은행들은 당초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다.  
 
올해는 인터넷은행 3사 모두 목표치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각 사가 올해 연말 목표치로 제시한 비중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25%, 토스뱅크가 42%다.
 
[게티이미지뱅크]

신용평가 모델 고도화…중저신용 고객 확보 박차

각 사별로 연말 목표치를 맞추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안에 도서구입 정보, 자동이체 정보 등 다양한 대안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모형(CSS)을 선보일 예정이다. 중저신용 고객에 대한 변별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연말 목표치는 25%로 달성까지 2%포인트 가량 남았다”면서 “그간 매달 1%포인트 가까이 비중을 높여온 것을 고려하면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도 연말 중저신용대출 비중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안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모형을 더욱 고도화하고, 심사전략을 세분화할 예정이다. 지난 3월 두 차례에 걸쳐 중저신용대출을 포함한 신용대출 전반의 금리 인하를 단행한 점도 고객 유인책 중 하나다.
 
토스뱅크 또한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시스템(TSS)을 지속적으로 고도화 해 상환 능력이 있는 건전한 중저신용 고객을 발굴하겠다는 목표다.
 

카카오뱅크 오피스 모습. [사진 카카오뱅크]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 진정한 혁신 보여줘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7월 인터넷은행이 KCB 850 이하인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내준 대출의 평균 금리는 8.72%다. 각 사별로 살펴보면 카카오뱅크 9.43%, 토스뱅크 8.76%, 케이뱅크 7.97%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 등 4대은행에서 취급한 해당 구간의 신용자들의 대출 금리는 평균 7.69%로, 인터넷은행보다 낮다. 인터넷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 시장에서 금리 경쟁력이 뒤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터넷은행은 영업점포 없이 비대면으로 모든 금융거래를 취급한다. 시설운영·인건비를 절감한 덕분에 고객들에게 시중은행보다 합리적 수준의 중저신용자 대출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지난 성적표를 보니 오히려 금리 경쟁력이 뒤떨어져 시장 기대에 못 미친 것이다 .
 
이에 대해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액이 많고, 중저신용자의 포용 폭이 다른 은행보다 더 클수록 평균금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통계적 요인이 있다”고 해명했다.
 
인터넷은행이 금리 경쟁력을 높이는 데 손을 놓고 있던 것은 아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5일 중저신용자 대출 상품의 최저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인하했다. 카카오뱅크는 앞서 지난 3월에도 중저신용자 대출 최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케이뱅크 또한 지난 3월 전체 등급의 신용대출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인하했고, 추후 시장 상황에 따라 금리 인하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올해 대출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 같은데, 질적인 측면에서 보면 중저신용자 대출 차주에 대한 이자율이 만족스럽지는 않다”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이 예대마진 위주로 영업을 하고 있는데 중장기적으로 보더라도 이는 바람직한 수익 모델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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