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우마무스메 논란 거세져…‘마차·트럭’ 시위 이어 ‘환불 소송’ 검토
침묵 일관한 카카오게임즈에 사용자들 비판 목소리 거세져
1일 오후 5시 30분 기준 과금 인증 내역 취합 금액 73억원 돌파
카카오게임즈의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논란이 장기화되는 모습이다. 국내 게임업계 첫 마차 시위에도 불구, 카카오게임즈가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자 유저들은 트럭 시위에 이어 환불 소송까지 검토하고 있다.
우마무스메는 실존하는 경주마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들과 훈련하고 소통하면서 레이스에서 승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작품이다. 초인적인 주력을 가진 우마무스메들과 함께 사는 세계관에서 유저는 이들을 훈련하는 교육 기관 ‘트레센 학원’의 신인 트레이너로 활약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일본 흥행에 이어 한국에서도 잘 나가던 우마무스메가 논란에 휩싸인 것은 출시 두 달여 만에 우마무스메 한국 서버와 일본 서버 사이의 운영 차별 문제가 불거지면서부터다.
유저들은 성명서를 통해 “한때 국내 매출 1위를 기록했던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유저들은 한일 서비스 차별 논란을 비롯해 소통 미흡, 고의적인 재화구조 변경 및 콘텐츠 누락과 같은 불만사항을 지속해서 카카오게임즈에 호소했으나 회사는 면피성 변명만을 통지하고 성명문을 작성하는 지금 시각까지도 소비자의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저들은 게임 캐릭터를 뽑을 수 있는 게임상 ‘티켓’의 유효기간이 일본서버보다 대폭 줄어 카카오게임즈가 유저들에게 과금을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우마무스메 핵심 이벤트인 ‘챔피언스 미팅’에 대한 공지가 개최 3일 전에 게재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챔피언스 미팅은 월 1회 이용자들이 각자 육성해온 캐릭터들을 사용해 경쟁하는 PvP 매칭 콘텐츠로, 사실상 우마무스메의 최종 콘텐츠로 꼽힌다. 해당 콘텐츠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적어도 2~3주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카카오게임즈는 공식 카페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으나 유저들의 불만을 잠재우지 못했다. 오히려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유저들의 공분만 샀다.
결국 우마무스메 유저들은 지난달 29일 오전 카카오게임즈 본사가 위치한 판교역 일대에서 마차 시위를 진행했다. 마차는 판교역 인근 도로 1.4㎞ 구간을 시계 방향으로 돌았다. 마차 시위는 게임업계 최초로 진행된 것으로, 우마무스메가 말을 모티브로 한 게임이란 점에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마차 시위에도 불구, 카카오게임즈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우마무스메 유저들은 31일과 1일에 추가로 ‘트럭 시위’를 진행했다. 아울러 유저들은 시위와 별개로 환불 소송도 검토 중이다. 승소 가능성이 높지 않더라도 항의 차원에서 소송을 진행하기 위해 법률자문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마무스메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취합 사이트를 따로 만들어서 환불 의사가 있는 유저들의 과금 인증 내역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1일 오후 5시 30분 기준 취합 금액은 73억원을 돌파했다.
카카오게임즈의 무대응과 관련해 게임업계에서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다수 나오고 있다. 한 대형 게임사 직원은 “작년에 트럭 시위로 게임업계가 시끄러웠는데, 그 상황을 보고도 배운 점이 없어 보인다”며 “퍼블리셔 특성상 원작 IP를 제공하는 일본 게임사 눈치를 보는 것은 이해하지만 이 정도로 대응하지 않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위정현 게임학회장은 카카오게임즈가 우마무스메 이슈를 조기에 수습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위 학회장은 “카카오게임즈는 과거 카카오 모빌리티가 겪었던 사회적 물의로 인한 문제가 학습되지 않았다”며 “3N(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타사가 겪은 사태와 문제 역시 학습되지 않았다. 3N과 같은 대기업에 가려져 동일한 문제점을 답습하는 안일함이 문제를 키웠다”고 말했다.
이어 “트럭시위 이전, 게이머들의 불만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폐쇄적인 공간에서 서로 간 토로하는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트럭 시위를 통해 일반 사회와 국민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 이를 통해 불만에 대응하지 않던 게임사를 변화시켰다”며 “소송은 승소 여부와 관계없이 유저 운동의 또 하나의 진화다. 카카오게임즈는 소송의 승패와 상관없이 지속해서 논란에 시달릴 것이며 이는 기존 논란들과 더해져 기업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원태영 기자 won77@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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