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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된 게임 유저들의 '트럭 시위', 게임업계 변화시키나?[원태영의 서대문 오락실]

지난해 트럭 시위 시작, 올해 이어져…‘우마무스메’ 시위 업계 최초 ‘마차’ 등장
‘페이트 그랜드 오더’ 올해 커피 트럭 예정…소통·서비스 개선 노력 인정받아

 
 
우마무스메 유저들이 보낸 마차가 8월 29일 오전 카카오게임즈 본사가 위치한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인근 도로를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게임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트럭 시위’가 올해도 재현되는 모습입니다. 과거보다는 게임사들의 소통 행보가 눈에 띄게 증가했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만한 수준에는 다다르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최근 카카오게임즈 ‘우마무스메’ 시위의 경우 게임업계 최초로 ‘마차’가 등장해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게임업계에서도 유저들의 창의성에 놀라는 모습입니다. 트럭, 마차에 이어 다음에는 어떤 수단이 등장할까요?  
 
사실 그동안 게임 유저들은 쓰는 돈에 비해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과거 정액제 시절에는 한달에 3만~5만원 정도면 충분했지만, 부분유료화가 정착한 지금은 한달에 수천만원을 쓰는 유저들도 많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게임사들의 유저 대우는 여전히 과거 정액제 시절을 벗어나지 못한 느낌입니다.  
 
매크로 답변만 내놓는 고객센터, 일방적인 공지사항, 유저 피드백에 답변 없는 모습 등등. 유저들의 과금 수준은 과거와 비교해 높아졌지만 서비스 수준은 발전하지 못한 모습입니다. 특히 개발사와 퍼블리셔라는 구조에서 퍼블리셔 대응에 따라 개발사가 욕을 먹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일부 게임들은 높은 게임성에도 불구, 이에 못미치는 운영 능력과 고객 대응으로 서비스를 조기 종료하기도 했습니다.
 
유저들 역시 부당한 대우에도 불구, 그동안 관련 커뮤니티에서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일부 행동력 강한 유저들이 게임사 본사를 직접 방문해 항의하는 등의 행동을 벌이곤 했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월 넷마블 ‘페그오’ 사태로 인해 시작된 ‘트럭 시위’는 많은 부분을 바꿨습니다. 유저들의 집단 행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게임사도 긴장하는 모습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많은 게임사들이 유저간담회 등을 개최하며 유저 달래기에 안간힘을 썼습니다.  
 
이와 관련해 위정현 게임학회장은 “트럭시위 이전, 게이머들의 불만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폐쇄적인 공간에서 서로 간 토로하는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트럭 시위를 통해 일반 사회와 국민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 이를 통해 불만에 대응하지 않던 게임사를 변화시켰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엔씨소프트를 시작으로 트럭 시위가 다시 진행되는 모습입니다. 지난해 트럭 시위를 통해 느낀 바가 없었던 걸까요? 게임 유저들도 이제는 정당한 소비자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이는 하나의 유행처럼 퍼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게임사가 변하지 않는다면 트럭 시위는 연례 행사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정치인들도 유저들의 트럭 시위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는 10월부터 국정감사도 진행될 예정입니다. 유저들은 최근 국회의원들에게도 관련 내용을 전달하기 시작한 상황입니다.  
 
트럭 시위를 경험하지 않은 게임사들도 긴장해야 합니다. 트럭 시위를 경험하지 않았다고 해서 유저들이 만족하고 있다고 착각해서는 안됩니다. 물론 전체적인 개발 방향 등에 있어서 개발사 스스로 기준을 세우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하지만 최근 대다수 유저들의 불만은 불성실한 고객센터 답변, 일방적인 통보 등 기업과 소비자간 지켜야 할 기본적인 것들이 지켜지지 않음에 대한 불만이 상당수입니다.
 
어찌보면 지금이 게임사에게 있어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번에 제대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해 유저들에게 인정받는 게임사가 된다면 ‘항의 트럭’은 ‘커피 트럭’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트럭 시위 사태를 촉발시켰던 ‘페이트 그랜드 오더’는 올해 유저들에게 커피 트럭을 받을 예정입니다. 꾸준한 소통과 서비스 품질 개선 노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입니다.  
 

원태영 기자 won77@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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