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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싱 사기, 40%가 명절에 당합니다…은행권 “피싱과 전쟁 중”

대면편취 피해 막으려…영업점 확인 절차 강화
AI 적용한 모니터링 중·시스템 고도화 계획

 
 
[게티이미지뱅크]
# A씨는 저금리로 대환대출이 가능하다는 문자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피싱범은 A씨에게 신용등급을 높여야 하니 알려준 계좌로 돈을 입금하라고 했다. 또 기존 대출금이 있다면 금융회사 직원에게 직접 현금으로 상환해야 한다고 피해자를 속였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대출 등 금융 지원 안내, 택배 배송 등을 사칭한 스미싱과 지인 명절인사 등으로 위장한 메신저 피싱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각 은행들은 고객이 고액현금 인출 시 보이스피싱 피해가 없는지 확인을 강화하고, 각 사 별로 개발한 금융사기 탐지기술을 활용해 피해 예방에 앞장서고 있다.
 
5일 금감원에 따르면 2019년~2021년 동안 스미싱은 매년 설날과 추석이 있는 1월·2월·9월 명절 기간에 발생하는 비율이 전체 건수의 42.4%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는 50.4%로 절반을 웃돌았다. ‘스미싱’이란 문자메시지(SMS)와 피싱(Phishing)의 합성어다. 악성 앱 주소가 포함된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전송해 이용자가 악성 앱을 설치하거나 전화를 하도록 유도해 금융정보·개인정보 등을 탈취하는 수법을 뜻한다.
 
시중은행은 피해 예방을 위해 이달 1일부터 500만원 이상 현금인출 시 고객 연령층 등 특성에 맞는 맞춤형 문진표를 실시하고, 1000만원 이상 현금인출 고객에 대해 영업점 책임자가 현금인출 용도 등을 최종 확인하는 절차를 시행했다. 이는 금융감독원과 은행권이 최근 급증하는 대면편취형 보이스피싱을 막기 위해 마련한 대응방안의 일환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전체 보이스피싱 피해건수 중 대면편취형 비중은 2019년 8.6%(3244건)에서 지난해 73.4%(2만2752건)로 급증했다.  
 
서울 시내 한 은행 입구에 보이스피싱 주의 문구가 부착돼 있다. [김윤주 기자]
또한 각 은행들은 저마다 금융사기 탐지기술을 자체 개발하는 등 다양한 수법의 피싱을 예방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본부 주도의 ‘금융사기 예방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직원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은행 창구를 통해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한 우수직원 5명을 선정해 은행장 표창을 수여하고, 해당 영업점에 KPI 가점을 부여하는 등 직원의 적극 대응을 독려한다. 이 결과 국민은행은 올해 1월~7월 창구예방을 통해 402건, 약 110억원의 피해를 막았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은 인공지능(AI) 보이스피싱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4061건, 약 360억원의 피해를 예방했다. 지난 2020년 3월 국민은행은 신 보이스피싱 모니터링 시스템(VMS)을 구축했고, 최신 금융사기 수법에 즉각 대응이 가능해졌다. 이후 신종 수법이 발견될 때마다 대응을 위한 탐지룰을 개발해 현재 총 36개룰을 운용 중이다. 지난해 7월에는 AI 및 빅데이터를 접목해 사기 수법을 학습시키는 방법으로 이상거래를 탐지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원격조종 앱과 같은 악성앱 탐지 등 다양한 예방책을 시행 중”이라며 “앞으로도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로부터 고객의 소중한 자산을 지킬 수 있도록 시스템 고도화, 제도 정비, 임직원 교육강화 등 전행적인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2020년부터 보이스피싱 예방 종합대책을 시행해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이상징후를 탐지하고 예방하는 방식으로 피해 예방의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그 결과 하나은행 고객의 피해가 급감해 올해 8월에는 대출빙자 피해와 기관사칭 피해가 ‘0건’으로 나타났다.
 
앞서 하나은행은 원큐앱에 보이스피싱앱 탐지 기능을 탑재했다. 이상거래가 탐지되면 거래를 자동정지해 피해자의 송금이나 창구인출을 차단한다. 특히 자체 구축한 보이스피싱앱 대응 체계는 새로운 유형의 보이스피싱앱도 실시간으로 판정하고 대응할 수 있다. 또한 피싱범이 많이 사용하는 원격앱이 고객의 휴대전화에 설치돼 있는 경우, 은행앱을 자동 정지하고 고객에게 피해 여부를 확인하는 등으로 피해를 예방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대포통장을 예방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갈수록 새로운 보이스피싱에 대응할 수 없다”며 “이제는 고객의 소중한 자금이 대포통장으로 입금되기 전에 사전 예방할 수 있는 피해자 이상징후 탐지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은행은 보이스피싱앱 유형 변화를 살피고 모니터링 포탈을 재구축하는 등 이상거래 탐지 시스템(FDS)도 고도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한은행은 지난 6월 오픈뱅킹 피해예방 대책으로 ‘오픈뱅킹 12시간 이체제한’ 조치와 ‘오픈뱅킹 지킴이 서비스’를 시행했다. 최근 보이스피싱은 피해고객의 휴대폰에 악성앱 설치를 유도하고 완전 장악한 후 오픈뱅킹 서비스를 이용해 타금융회사의 자금까지도 손쉽게 편취해 가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지난해 5월에는 금융권 최초로 보이스피싱 야간 및 주말 모니터링도 시행했다. 작년 5월 시행 이후 약 1년간 고객 총 1149명의 자산 약 154억원을 보호했다.
 
우리은행은 전기통신금융사기 AI 모니터링 시스템 고도화를 준비 중이다. 유효성 있는 데이터 수집을 확대해 정확도를 제고하고, AI 탐지 모델로 피해 징후를 조기에 탐지해 예방효율성을 증대시킬 계획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금융소비자 또한 보이스피싱이 누구에게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한다. 명절 연휴 중 문자사기 의심 문자를 수신했거나, 악성앱 감염 등이 의심 되는 경우 국번없이 118 상담센터에 신고하면 24시간 무료로 상담 받을 수 있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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