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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역대급 분양시장 열린다…단지 5만5000가구 공급

전국 63곳서 2015년 이후 9월 최대 분양 물량 쏟아져
분양 시장 침체 분위기 뚜렷…청약경쟁률↓미분양↑

 
 
인천 작전 한라비발디 단지 조감도. [사진 ㈜한라]
 
9월 한 달 동안 전국적으로 5만가구가 넘는 아파트가 한꺼번에 분양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경기 침체 우려와 금리 인상 기조로 주춤해진 부동산 시장에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5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9월 한 달 동안 전국 63곳에서 모두 5만4620가구(임대 포함)를 분양할 것으로 집계됐다. 9월 기준으로는 2015년(5만7338가구)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이 가운데 수도권에서 2만112가구, 지방에서는 3만4508가구를 각각 공급한다. 다만 서울에서는 송파구 가락동 ‘가락현대5차소규모재건축(더샵)’ 179가구에 그쳐 분양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9월 분양 예정 물량 2015년 이후 최대

부동산업계에서는 9월에 분양물량이 대거 몰린 이유로 분양가상한제 관련 정부 개선안 등을 기대한 건설사들이 분양일정을 늦춘 것이 주효한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한다. 특히 8월에 예고했던 분양 물량 상당수가 9월로 넘어온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8월 분양물량은 5만6394가구로 계획됐지만 실제 68%에 그친 3만8628가구만 공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분양 물량이 전부 실적으로 이어질지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추석 연휴(9월 9~12일)와 정부의 규제지역 추가 등을 기대한 업체들이 분양일정을 다시 늦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분양시장 분위기는 수십에서 수백 대 1의 경쟁률이 나왔던 지난해와는 사뭇 다르다. 청약경쟁률은 떨어지고, 미분양 아파트가 쌓이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8월말까지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10.4대 1로 지난해 같은 기간(19.8대 1)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하락했다. 1순위 경쟁률도 지난해 19.3대 1에서 올해는 10.1대 1로 낮아졌다. 
 
특히 역대급 청약경쟁률을 보였던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청약경쟁률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164.1대 1에서 올해는 29.8대 1로, 경기는 지난해 28.7대 1에서 올해 8.6대 1로 각각 떨어졌다. 다만 인천은 20.3대 1에서 19.5대 1로 하락 폭이 크지 않았다.
 

분양시장 투자 열기 주춤…경쟁률 낮아지고, 미분양 증가 

청약 열기가 식으면서 미분양 주택은 증가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전월보다 12.1% 늘어 3만1284세대로 집계됐다. 미분양이 3만 세대를 넘어선 것은 2019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악성 미분양으로 여겨지는 준공 후 미분양도 7388세대로 전달보다 3.6% 증가했다.
 
청약 열기가 사그라지는 시장 분위기는 실수요자에게는 내 집 마련의 꿈을 비교적 손쉽게 이룰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청약시장이 과열된 상황에서는 청년층이나 신호부부로서 1, 2순위 청약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장기 가입자나 다자녀가구에게 유리한 청약가점제의 높은 문턱도 피할 수 있다.

 
게다가 정부가 8월 1일부터 생애최초주택 구입자에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을 80%로 완화했다. 이전까지는 생애최초주택 구입자라도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의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선 LTV 50∼60%, 조정대상지역 8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선 LTV 60∼70%까지만 대출이 허용됐다. 대출한도도 최대 4억원에서 6억원으로 늘어났다. 그만큼 청년층과 신혼부부 등 내 집 마련 실수요자의 숨통이 트인 셈이다.
 
중도금과 잔금 대출 관련 규제도 수위가 낮아졌다. 올해 8월 전까지만 해도 준공 후 시가가 15억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 분양가가 15억 원 미만이라도 이주비와 중도금 대출을 받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바뀐 정부 규정에 따라 시가 15억 원을 초과하더라도 중도금 대출 범위 내에서 잔금 대출이 허용됐다. 이주비와 중도금 잔금 대출을 모두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실수요자에겐 내 집 마련 기회...분양가 상승은 변수 

분양시장이 침체 기미를 보이지만 분양가는 오히려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도 내 집 마련 실수요자가 주목할 시장 변수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645만 원으로, 2020년 상반기(1647만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주택 원가를 구성하는 시멘트와 골재 등 건축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토지비 등이 한꺼번에 오른 것이 직격탄이 됐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새 아파트 분양가가 오를 가능성이 큰 만큼 내 집 마련 실수요자라면 적극적으로 청약에 나설 필요가 있다”면서도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옥석을 가릴 수 있는 선구안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라가 인천 계양구 작전동 286-2번지 일원에 지을 예정인 아파트 ‘인천 작전 한라비발디’를 9월 중순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2층~지상 29층, 4개동에 ▶84㎡(전용면적 기준) A타입 173가구 ▶84㎡ B타입 13가구 ▶84㎡ C타입 25가구 ▶84㎡ C-1타입 54가구 ▶84㎡ D타입 53가구 ▶98A㎡ C타입 22가구 등 총 340가구 규모다.
 
롯데건설이 경기 구리시 인창동 289-28번지 일대 인창C구역을 재개발한 ‘구리역롯데캐슬시그니처’도 분양 대기 중이다. 지하6층~지상 최고 42층, 11개 동에 아파트 1180가구와 오피스텔 251실이 들어서는 주거복합시설이다. 이 가운데 전용면적 34~101㎡ 아파트 679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9월 초 분양하는 우미건설이 인천 서구 검단택지지구에 지을 아파트 ‘우미린 클래스원’도 주목할 만하다. 지하 3층~지상 29층 11개 동에 875가구 규모이다. 전용면적별로는 ▶84㎡A 465가구 ▶84㎡B 213가구 ▶84㎡C 197가구로 구성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약수동지점장은 “주택 대출 금리가 오르더라도 각종 정책자금을 잘 활용하면 자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만큼 내 집 마련 실수요자들이 적극 공략할 만하다”며 “다만 지하철 역세권에 위치하고 교육과 주거인프라 접근성 등이 좋은 아파트를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박지윤 기자 jypark9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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