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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차, 친환경 인기가 오히려 발목…“하이브리드 승산 없어”

토요타·렉서스·혼다 1~8월 판매량 전년비 33.9%↓
전기차 대응책 전무…노재팬까지 겹치며 판매 고전

 
 
 
렉서스 뉴(NEW) ES. [사진 렉서스코리아]
하이브리드를 앞세운 토요타, 혼다 등 일본산 수입차가 친환경 열풍에도 불구하고 판매량 감소에 애태우고 있다. 유럽과 미국 브랜드들이 공격적으로 전기차를 내놓으면서 하이브리드 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는 일본 차들이 고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토요타와 렉서스, 혼다 등 일본차의 올해 1~8월 판매량은 총 9076대로 전년 동기(1만3732대) 대비 33.9% 감소했다. 차량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출고지연 영향도 감안해야 되지만 이는 모든 브랜드에 적용되는 문제인 만큼 일본 차 판매 감소 이유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브랜드별로 보면 일본 차 판매실적을 주도하고 있는 토요타의 고급브랜드 렉서스의 판매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렉서스는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총 3651대가 판매됐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6.5% 급감한 것이다. 이는 토요타 역시 마찬가지로 같은 기간 4372대에서 3475대로 20.5% 감소했다. 혼다는 2532대에서 1950대로 23% 줄었다.
 
업계에서는 친환경차 인기에 따른 전기차 판매 증가가 일본 차 업계에 악재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친환경차를 고민하는 소비자 입장에선 일본 브랜드의 하이브리드보다는 한국과 미국, 유럽 등 다양한 브랜드의 전기차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보조금과 모델 선택폭 등을 고려하면 현시점에선 전기차 구매가 좀 더 합리적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일본 차 브랜드들의 한국 전기차 시장 대응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이다. 토요타를 필두로 하이브리드 시장을 개척하며 친환경 열풍을 주도했던 과거의 모습을 생각하면 다소 의아한 부분이다.
 
실제 렉서스의 경우 올해 5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UX 라인업에 전기차 모델을 추가하며 기대감을 모았지만 짧은 주행거리와 국내에선 생소한 충전방식 등으로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UX300e에 탑재된 배터리 용량은 54.35kWh로 국내 기준 상온에서 233㎞를 주행할 수 있다. 최근 출시되는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400㎞를 훌쩍 넘는다는 점에서 이는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밖에 없다.  
 
혼다도 일본 내수시장과 유럽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전기차 ‘혼다 e’를 보유하고 있지만 한국 시장 출시는 깜깜무소식이다. 토요타도 전기차인 bZ4X의 국내 출시에 대해 이렇다 할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여기에 일본의 수출 규제로 촉발된 ‘노 재팬’ 불매운동의 여진이 남아다는 점도 일본 차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당시 일본 차 브랜드에 생긴 부정적인 이미지가 소비자들의 선택에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최근 전기차가 친환경차의 대명사로 자리 잡으며 하이브리드는 그 범주에서 점차 벗어나는 경향을 보인다”며 “특히 하이브리드의 경우 현대차와 기아 등 국내 브랜드들로 충분히 대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일본 차 구매요인이 크게 줄어든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차 브랜드들이 하이브리드 중심의 전략을 고수한다면 향후 판매량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건엄 기자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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