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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배 이은 2대주주 서민정…아모레, ‘3세’ 경영기반 구축 [경영승계 가속화하는 재계3세들④]

서경배 회장 이은 2대주주 서민정...유력한 후계인
이니스프리·에뛰드·에스쁘아 등 주요 계열사 최대주주
40대 임원 세대교체로 3세 경영기반 구축 목소리 커져
아모레 측 “정기 인사일 뿐 3세 경영 구축은 확대해석”

 
 
아모레퍼시픽이 지난달 주요 계열사 대표로 40대 젊은 임원진을 발탁하며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연합뉴스]
K-뷰티 강자인 아모레퍼시픽이 주요 계열사 임원진 세대교체에 나서며, 3세 경영체제 기반을 본격 다지고 있다. 서경배 회장의 장녀인 3세 서민정 담당의 경영 체제를 강화하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젊은 ‘40대 임원’ 발탁…80년대생 한 자리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1일자로 조직개편을 단행한 인사를 통해 주요 계열사 대표로 1970년대 후반의 ‘젊은 40대’ 임원을 발탁하는 한편 주요 부서 팀장들을 이보다 연령대가 낮은 80년대 생으로 대거 교체하는 파격적인 라인업을 꺼내 들었다.  
 
특히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려 일명 ‘서민정 기업’이라고 불리는 아모레퍼시픽 주요 계열사인 이니스프리와 에스쁘아 대표 등이 78~79년생으로 교체됐다. 이니스프리 대표에는 아모레퍼시픽그룹 전략 디비전장을 맡고 있던 1978년생 최민정 디비전장이 이름을 올렸고, 에스쁘아 대표에는 1979년생 이연정BM팀장이 발탁됐다.  
 
이외에도 코스비전 대표로는 1973년생 유승철 대표가 올랐고, 아모레퍼시픽 데일리뷰티유닛장으로는 1978년생 노병권 마케팅 부문장이 왔다. 한국 나이로 43~44살 수장이 포진하게 된 셈이다.
 
앞서 지난 2020년 말에 15년차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고강도 구조조정으로 250여명의 중장년 직원이 회사를 떠나며 일차적인 세대교체를 진행했지만, 이번 인사를 통한 세대교체는 굵직한 임원진 중심으로 진행된 세대교체로 의미가 남다르다는 시각이다. 90년대 생인 나이 어린 후계자가 경영 전반에 나서기 전에 미리 이에 맞는 젊은 경영진을 전진배치하는 과정으로,‘서민정 체제 구축’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평가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통상적으로 기업 후계자가 사업 구상을 보다 빠르고 확고하게 진행하기 위해 자신의 인맥을 탄탄하게 구축하면서 확장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그 과정에서 일부는 인사 단행 등을 통해 선대 경영자와 호흡을 같이 했던 인사들을 물러나게 하고, 젊은 후계자와 손발을 맞출 수 있는 사람들을 신임하는 현상이 강하게 일어난다”며 “이번 아모레퍼시픽 인사도 젊은 인재들을 대거 발탁한 것으로, 후계인인 서민정 체제로 구축하기 위한 잰걸음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0대부터 아모레, 주요 계열사 지분 모아와  

아모레퍼시픽 후계 경영인으로 꼽히는 서경배 회장의 장녀 서민정 담당. [사진 아모레퍼시픽]
현재 서민정 담당이 서경배 회장 후계 1순위로 꼽히는 이유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을 비롯해 높은 주요 계열사 지분율을 지녔기 때문이다. 올해로 한국 나이 32세인 서민정 담당은 10대 시절부터 지분을 조금씩 모아왔다. 특히 서 담당은 지난 2006년 아모레퍼시픽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서 회장으로부터 아모레퍼시픽 구형우선주를 증여받아 아모레퍼시픽그룹 신형우선주로 교환했다. 그 후 2016년에 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서 회장에 이은 2대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9월 13일 기준 서경배 회장의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율은 49.64%이고 서민정 담당은 2.66%를 보유하고 있다.  
 
서 회장의 지분 증여로 주요 계열사 지분율도 크다. 서민정 담당이 최대주주인 3사인 이니스프리, 에스쁘아, 에뛰드 등을 살펴보면 모두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서민정 담당이 지분을 나눠서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이니스프리 주주 현황은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율이 81.82%, 서민정이 18.18%이다. 에스쁘아 지분율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이 80.48%, 서민정이 19.52%이고, 에뛰드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이 80.5%, 서민정이 19.5%를 차지하고 있다.  
 

이니스프리·에뛰드·에스쁘아 3사 모두 적자행진  

하지만 아직 3세 경영체제 전환에는 갈 길이 멀다. 서 회장은 1962년생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에는 이르고, 서 담당의 경영 능력 역시 아직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 담당이 최대주주로 있는 3개 계열사 실적은 지난 몇 년간 저조한 성적표를 기록하고 있다.  
 
이니스프리는 지난해 매출액 307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1.9%가 하락했고 영업적자는 10억원가량으로 첫 적자를 나타냈다. 에뛰드 역시 지난해 매출액 1056억원, 영업적자 96억원을 기록했고 에스쁘아는 매출액 467억원, 영업적자 7억원으로 3사 모두 나란히 적자를 봤다.      
 
현재 제기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3세 경영 구축에 대한 목소리에 대해서는 아모레퍼시픽 측은 ‘확대해석’이라고 선을 긋는다. 아모레퍼서픽 관계자는 “지난달 진행한 인사는 매해 진행한 하반기 정기인사일 뿐”이라며 “코로나19로 지속해서 하락하는 성과를 다시금 끌어 올리기 위한 방편으로 고안된 조직개편”이라고 설명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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