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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고를 땐 거래량 중요…“리뷰 많은 상품에 투자해라”

[인터뷰①] 최창규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
변동성 커질 때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인 ETF 적합
배당금 받는 월배당 ETF, 현금 많으면 만기매칭형 ETF 추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규모는 78조원(10월 31일 기준)이다. ETF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3조원 수준으로 미국, 일본에 이어 세번째로 많다. ETF 종목 수도 631개로 세계 6위다. 시장 출범 20년 만에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낮은 보수와 편리한 거래, 법·규정 개정으로 다양한 ETF가 등장한 덕분이다. 특히 증시 하락장 속에서도 분산투자 전략으로 나름 선방한 수익률도 성장에 한몫했다. 이런 모든 결과는 상품을 기획하고 발굴하는 자산운용사의 노력 결과다. 각 운용사의 ETF 책임자들을 만나 투자전략과 전망에 대해 들어본다. [편집자주]

 
최창규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 본부장은 “월배당 ETF(상장지수펀드)로 ‘지키는 투자’를 해야할 때”라고 조언했다.
긴축 공포가 국내외 자본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주식, 부동산, 코인 등 위험자산 시장은 일제히 하락세다. 지금은 투자보다는 현금을 확보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동학개미’들에게 시련의 계절이다.  
 
투자 수익을 내기 어려운 지금, 투자자들은 어떤 전략을 짜야 할까. 파생상품 분야 애널리스트로 17년을 지내온 최창규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은 “월 배당 ETF(상장지수펀드)로 ‘지키는 투자’를 해야 할 때”라며 “기존 투자자라면 비중을 늘려야 한다”며 조언했다. 
 
삼성자산운용은 국내 ETF 시장 1위 운용사다. 2002년 국내 최초 ETF인 ‘KODEX 200’을 시작으로 아시아 최초의 인버스 ETF, 레버리지 ETF 등 현재까지 143개 ETF 상품을 출시해 운용 중이다. 국내 ETF 시장 부동의 순매수 1위인 ‘곱버스(KODEX 200선물인버스2X)’ 역시 삼성자산운용의 상품이다. 지난 13일 삼성자산운용 본사에서 최창규 본부장을 만나 ETF 시장과 향후 투자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올해 들어 투자자에게 인기 있던 ETF가 뭔가.  
올해에는 전통적 자산인 주식과 채권이 모두 떨어졌다.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채권 수익률도 최근엔 좋지 않았다. ETF 자금도 안전자산 쪽으로 이동했다. 안전자산 니즈에 맞게 5~6월에는 생애주기에 맞게 자산을 배분하는 TDF(Target Date Fund) 상품을, 8~9월엔 채권·금 현물 ETF를 내놨다. 얼마 전에는 만기매칭형 채권형 ETF를 선보였는데 반응이 좋았다. 지금까지는 시장이 좋지 않다 보니 안전자산으로 눈을 돌렸지만, 내년에는 투자형, 공격형 위험자산 ETF로 다시 자금이 이동할 수 있다.  
 
ETF 투자 시점이 따로 있나. 
투자 적기는 따로 없다. 지금은 20~21일(현지시각)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나는 10월이 괜찮을 듯하다. 금리 인상 리스크에서 조금 자유롭고, 국내외 대표지수가 고점 대비 많이 떨어져서 추가 하락 가능성은 작아져서다. 한국에서는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 미국에서는 S&P500·나스닥100 추종하는 ETF를 추천한다. 이들 기업은 여전히 실적이 괜찮고, 연말 배당 수익률도 2%대다. 
 
삼성자산운용 유튜브에서 월배당 ETF를 설명하고 있는 최창규 본부장 [사진 삼성자산운용]
금리 인상기에 살만한 ETF 상품이 있다면.
월 지급식(월 배당) ETF다. 지금은 금리가 상승하는 국면이기에 매월 들어오는 배당수익을 가지고 재투자할 수 있는 월 지급식 상품이 메리트가 있다. 목돈은 안정적인 월 지급식에 넣고, 들어오는 수익으로 메가 트렌드에 재투자한다면 이른바 ‘지키는 투자’는 가능할 것으로 본다. 여기에 현금 여유가 있다면 만기매칭형 ETF도 괜찮다. 만기매칭형 펀드란 펀드 만기와 편입 채권 만기를 동일하게 맞춰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손실 리스크를 없앤 상품이다. 채권 가격이 낮아진 상태에서 투자해 이자 수익과 함께 시세 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기업 채권 중에는 대표적인 우량 회사채인 한국전력 회사채도 괜찮다. 한전채에서 나오는 분기배당을 주식에 재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TF 장점은 안정성인데 단점은 없나. 
한국사람들의 투자 문화는 한 곳에 넣는 ‘몰빵’투자다. 분산 투자는 거의 없다. 몰빵이라는게 나쁜 건 아니다. 적은 돈으로 큰돈을 벌기를 원했다는 의미다. 그런데 몰빵 투자의 단점은 한번 실패하면 원금 회복하는 데까지 오래 걸린다는 점이다. ETF는 몰빵 문화를 희석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대신 분산투자하는 만큼 수익률이 높지는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최대 단점이다.  
 
국내 ETF 시장이 급성장하게 된 이유가 뭐라고 보나
동학개미운동 이후 개인 투자자들의 수준이 많이 개선됐다. 예전에는 ‘○○펀드’라고 하면 펀드매니저에게 전적으로 맡기면 된다고 하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이제는 개별 고객들이 내가 더 펀드 운용을 잘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생겼다. 동학개미운동, 주식 유튜브의 보급으로 정보 비대칭도 많이 해소됐다. 그러면서 거래 문턱이 낮고, 개인이 직접 사고파는 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ETF 투자자에게 상품 선택을 위해 조언해 준다면.  
규모가 크고, 거래량이 많은 것을 선택하면 된다. 온라인 쇼핑몰을 생각하면 된다. 내가 사고 싶은 상품이 있으면 검색 후 리뷰 많은 상품을 선택하지 않나. 별점이 5.0점인데 리뷰 1개짜리 상품과 별점이 4.5점인데 리뷰 1000개짜리 상품 중 리뷰가 많은 것의 상품 신뢰도가 더 높을 것이다. ETF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획기적인 ETF를 출시하더라도 시장에서 거래가 되지 않으면 소용없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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