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물티슈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검출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협력업체의 생산라인 세척 작업 중 잔여세척제가 물티슈 부직포 원단에 혼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원단 전체가 아닌 일부분이 오염돼 해당 물량에 대한 회수 명령이 내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LG생건 측은 논란이 지속되자 연내 물티슈 사업을 철수하는 결단을 내렸고 4월 이전 생산한 제품 전체에 대해 자진회수(리콜)하기로 했다. 인체 유해 성분 검출로 인해 사업을 접는 것은 창사 이후 처음이다.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지난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어린이용 물티슈 '베비언스 온리7 에센셜 55'(핑크퐁 캡 70매) 7920개에 대해 판매 중지 및 회수, 폐기 명령을 받았다. 해당 제품의 주원료인 원단에서 가습기살균제 성분인 MIT(메칠이소치아졸리논)·CMIT(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가 검출돼서다.  
 
이 성분들은 몸에 닿으면 염증과 알레르기를 일으켜 2012년부터 법적으로 화장품과 생활필수품에 사용할 수 없다. LG생건은 식약처 회수 명령이 내려진 제품 7920개 중 161개를 회수했다. 식약처 회수 명령 이전에 생산된 모든 제품 32만개도 회수했다. 다만 물티슈 특성상 소비가 빠르고 생산·유통된 양이 훨씬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회수율은 저조한 편이다.  
 
논란이 일자 LG생건은 입장문을 내고 "해당 제품에 사용되는 '물티슈용 부직포'를 납품하고 있는 협력업체의 한개 생산라인에서 세척작업 이후 잔여세척제가 남아 있었고 그 세척제 성분이 부직포 원단에 혼입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해명했다.  
 
또 물티슈 문제가 제기된 즉시 원인 확인절차를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LG생건 관계자는 “확인 결과 “베비언스 온리7 에센셜55 캡 70매" 한 개 로트인 1LQ(23.11.08)에서 CMIT·MIT 성분이 극미량(2.4ppm) 검출됐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CMIT·MIT는 휘발성이 매우 낮아 호흡기를 통해 흡입될 가능성 또한 매우 낮다”면서 “물티슈 제품은 세정 목적의 닦아 쓰는 제품으로 인체 흡입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제전문기관인 미국화장품원료검토 위원회(CIR)는 CMIT·MIT에 대한 안전성 평가 결과, 바르는 화장품에서 7.5ppm 이하는 안전한 것으로 평가했다. 유럽소비자안전과학위원회(SCCS)에서도 CMIT·MIT 및 그 대사 산물은 인체 조직 내에 축적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LG생건은 안전관리 실태 문제가 이어지자, 연내 물티슈 사업을 철수하는 결단을 내렸다. 인체 유해 성분 검출로 인해 사업을 접는 것은 창사 이후 처음이다. LG생건은 2007년부터 물티슈 사업을 시작했고 연평균 8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는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 규모에서 약 0.1%에 해당한다.  
 
LG생건 측은 “원단 일부분이 오염돼 해당 물량에 대한 회수 명령이 내려진 것”이라며 “자진 회수 기간이 끝났지만 회수 조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처는 LG생활건강에 3개월 물티슈 판매 정지 처분을, 위탁제조업체에는 3개월 제조 정지 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송현주 기자 shj100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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