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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수장 6명, 임기 만료 돌아왔다…연임 가능성은?

은행권 최대 실적 내며 연임 청신호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사법리스크 털어내 3연임 가능성↑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은 중앙회가 변수로

 
 
은행권 최고경영자(CEO)들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고 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연임을 통한 현 체제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이 연이어 호실적을 냈고, 일부 CEO는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나 연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은행권 6명 CEO 임기 만료 앞둬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연말과 내년 3월 중에 임기가 만료되는 은행권 CEO는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손병환 농협금융그룹 회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권준학 농협은행장 등 총 6명이다.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회장 연임은 신한금융의 조 회장과 우리금융의 손 회장이다. 조 회장의 경우 지난 6월 대법원이 채용비리의혹 관련 조 회장의 무죄를 확정하면서, 세 번째 임기 가능성이 확실시 된 모습이다.  
 
조 회장은 2017년 3월 취임한 후 2019년 12월에 연임에 성공했다.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하며 지난해 7월 신한생명과 합병해 신한라이프를 탄생시킨 것도 조 회장의 비은행 계열사 확대에 힘을 쏟은 결과다. 이에 신한금융이 KB금융과의 리딩금융 경쟁에서 우위에 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올해 2분기 신한금융 당기순이익은 1조3204억원으로 KB금융을 124억원 앞섰다.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 [사진 각 사]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와 관련해 지난 7월 1심에 이어 2심 무죄를 선고받아 사법리스크를 벗은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이 상고하며 대법원까지 재판을 끌고 갔지만 2심 재판부가 여전히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한 부분에서 무죄 근거를 찾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금감원이 패소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손 회장은 2019년 지주 설립과 조직 안정화를 이뤄냈고, 지난해 말에는 우리금융 완전민영화의 숙원을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9% 증가하며 5대 금융 중 가장 빠른 순익 성장을 보였다. 우리금융이 증권사와 보험사 등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M&A)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보는 만큼 이사회가 경영 연장을 위해 손 회장 연임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도 연말로 갈수록 연임 이슈의 중심에 설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은 2020년 말 김광수 전 농협금융회장이 은행연합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이후 회장에 올라 올해 12월 임기 종료를 맞는다.  
 
농협금융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하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실적 면에서는 손 회장의 연임이 합격점으로 평가되지만,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농협중앙회의 지주사 영향력이 적지 않은 만큼 손 회장의 연임에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농협중앙회는농협금융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신한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장, 무난한 연임 가능성  

은행에서는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가장 먼저 3연임의 신호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월 라임펀드 부실판매와 관련해 금감원 중징계 위기에서 벗어나며 법적 리스크를 덜었고, 임기 내에 호실적과 신사업을 통해 업계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등 성과가 많다는 평가다.  
 
신한은행 상반기 순이익은 1조6834억원으로, 국민은행과 비교해 410억원 적었다. 금융권 최초로 만든 배달앱 ‘땡겨요’는 8개월 만에 회원 수 100만명을 돌파해 호응을 얻는데 성공했다. 진행 중인 신사업의 지속성장을 위해 조용병 회장과 호흡을 계속 맞춰 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왼쪽부터) 진옥동 신한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권준학 농협은행장 [사진 각 사]
박성호 하나은행 행장은 내년 3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하나은행을 이끌고 있는 박 행장도 같은 해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특히 하나은행은 디지털 분야에서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좌수 기준으로 하나은행의 신용대출 중 90.2%가, 담보대출은 61.3%가 비대면을 통해 가입됐다.  
 
올해 4월엔 대만 타이페이 지점을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열였다. 함영주 회장이 3월 취임하면서 ‘아시아 1등 금융그룹’ 목표를 제시한 바 있어, 박 행장이 이 부분에서도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권준학 농협은행장은 12월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1월에 취임한 권 행장은 지난해 이자이익을 바탕으로 최대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한 순이익을 기록했다.  
 
경기영업본부장 시절 영업점의 고객을 직접 만나기 위해 200여회 영업현장에 나간 것이 유명한 일화다. 행장에 오른 뒤에도 디지털 관련 특강에 직접 나서면서 직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조직 안정 차원에서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예대마진 공시와 대출 금리 인상에 따른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어 지배구조에 변화를 줄 때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까지 실적 감소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은행 CEO의 연임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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