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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장 속에서 화천기계·양지사 등 7곳 상한가 친 이유

상한가 7개 종목 중 공시는 단 2곳, 5곳은 급등이유 불명확
유통주식수 적어 ‘작전’에 노출, “막연한 추격매수 자제해야”

 
 
[게티이미지]
국내 증시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강한 매도세로 휘청이고 있지만 한편에선 상한가도 속출하고 있다. 증시의 하방압력이 커지면서 뚜렷한 호재가 없는 테마주에 단타성 투심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국내증시에선 총 7개 종목이 상한가를 달성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은 5거래일 만에 상승 마감했지만,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 등 부정적인 시장환경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날 상한가 마감종목은 코스피에선 덕성우와 화천기계 등 2곳, 코스닥에선 엘엠에스, 양지사, YTN, 썸에이지, 이스트아시아홀딩스 등 5곳이다.  
 
문제는 이들 종목이 대부분 뚜렷한 호재가 없이 단순한 ‘테마’로 주가가 급등했다는 점이다. 이날 상한가를 달성한 7개 종목 가운데 공시를 낸 곳은 화천기계와 이스트아시아홀딩스 등 2곳뿐이다.  
 
주가에 반영된 공시마저도 ‘호재’로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 이스트아시아홀딩스는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고 151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주식총수를 늘리는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를 희석시키기 때문에 통상 악재로 분류된다. 다만 화천기계의 공시는 호재로 볼 수 있는 경영권 분쟁 관련 임시주주총회 소집이다.
 
 
최근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양지사는 ‘슈퍼개미’ 1명이 급등세의 배경이 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개인투자자 김 모씨는 지난 7월 18일부터 나흘간 83만9188주(5.25%)에 달하는 주식을 매수했다, 양지사는 김 씨의 매수로 유통 가능주식이 5.02%만 남게 되면서 ‘품절주’로 등극한 모습이다. 품절주가 됐지만 투자 매력은 떨어진다. 양지사는 지난해 21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도 적자 탈출에 실패했다. 
 
덕성우는 이봉근 대표이사가 윤석열 대통령과 서울대학교 법대 동문이라는 이유만으로 지난 대선 때부터 ‘윤석열 테마주’로 엮인 종목이다. 이번엔 윤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한가를 친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대통령과 덕성과의 관계는 뚜렷하게 밝혀진 내용이 없고, 대통령이 친인척 또는 지인에게 일감을 몰아주는 일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YTN도 매각과 민영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요동치고 있지만, 실현 여부는 미지수다. 노조가 매각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데다 최대주주인 한전KDN도 지분 매각에 선을 긋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관계가 증명되지 않은 단순 ‘지라시’ 하나로 상한가를 친 셈이다. 
 
썸에이지는 뚜렷한 호재 없이 주가가 뛴 종목이다. 시가총액이 1000억원대에 불과하고 유통주식수도 1억3924만주(반기 보고서 기준)에 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공정거래의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추측된다.  
 
통상 이상 급등 종목들은 주가가 단기간에 상승한 뒤 제자리로 돌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실한 재무구조와 실적 탓에 기업가치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어서다. 실제로 20일 상한가 종목 가운데 엘엠에스(-4.06%), 양지사(-12.95%), 썸에이지(-15.75%), 이스트아시아홀딩스(-7.83%) 등 4개 종목이 하루 만에 급락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뚜렷한 이유가 없거나 풍문에 급등하는 종목들은 대부분 유통주식 수가 많지 않아 작전세력에 휘둘리기 쉽다”며 “막연한 단타보다는 기대수익률을 정해놓고 신중히 투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증시 침체기에 등장하는 이상 급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제도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경보 기자 pkb2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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