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대통령실 앞 대규모 집회 예고…“공매도 금지하라”
8일 서울 한강진역 인근서 개인투자자 90여 명 결집
“지나친 공매도로 주가 저평가”…투자자 보호조치 촉구
긴 하락장에 지친 동학개미(국내 주식투자자)들이 대통령실이 위치한 용산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다. 지나친 공매도의 영향으로 국내 증시가 저평가되고 있는데도 금융당국이 뒷짐만 지고 있다는 게 개인투자자들의 주장이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은 오는 8일 오후 5시부터 2시간 동안 서울 한강진역 인근에서 공매도 금지 촉구 집회를 진행한다고 6일 밝혔다. 현재까지 집회 참석 의사를 밝힌 개인투자자는 약 90여 명이다.
앞서 지난 5일 긴축 기조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아시아 증시 대부분이 상승세를 탔다. 니케이225 지수는 지난 3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하며 5.29%나 치솟았다. 항셍 지수도 지난 5일 하루 만에 1008.46포인트(5.9%) 상승했다. 반면 코스닥 지수는 1.64% 하락했고, 코스피 지수도 0.26% 오르는 데 그쳤다.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 대비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자 개인투자자들은 즉각적인 증시안정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시행했던 한시적 공매도 금지 카드를 다시 꺼내 들어야 한다는 게 핵심 요구사항이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향후 주가가 떨어지면 저가에 상환하는 투자 전략을 뜻한다. 공매도는 시장 내 적정 가격을 찾아준다는 순기능도 있지만, 하락장에선 주가 하락을 부채질하고 변동성을 키우는 역기능도 발생한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증시 부진의 주요 원인을 공매도에서 찾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이 과도한 공매도로 주가를 누르고, 불안감을 조성해 투자심리를 냉각시키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주가가 올랐던 지난 5일 국내 증시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7631억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2132억원이나 증가했다. 특히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SK하이닉스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전날보다 500억원 가까이 급증했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코스피 지수가 최근 상승하긴 했지만, 대형주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등의 상승분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론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라며 “국민들은 피해를 입고 공매도 주체만 막대한 수익을 가져가고 있는데도 금융당국은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경제 펀더멘털을 봤을 때 코스피 지수가 3000선을 넘어도 고평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공매도에 따른 피해가 심각하다면 국민 피해 최소화를 위해 선제 조치를 하는 게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한시적 금지와 더불어 금융투자소득세 2년 유예에 대한 목소리도 높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금투세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자 지난 5일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회의원 불신임법’ 제정을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박경보 기자 pkb2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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