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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라이프] '아쿠아 포닉스' 매력에 빠진 IT 엔지니어 출신 농업인

[소셜·라이프] '아쿠아 포닉스' 매력에 빠진 IT 엔지니어 출신 농업인

(중국 청두=신화통신) 주렁주렁 열린 가지와 토마토, 줄줄이 늘어선 잎채소들, 체험학습을 온 가족들, 그리고 양어장 옆에서 양어 방법을 설명하고 있는 진행자...쓰촨(四川)성 청두(成都)시 신진(新津)구에서 '위겅톈(漁耕田)'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농장주 천빈(陳斌)은 최근 작물 수확에 2022 농민풍작축제를 위한 새로운 '아쿠아 포닉스(Aquaponics)' 농장까지 건설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아쿠아 포닉스란 물고기 양식(Aquaculture)과 수경재배(Hydroponics)의 합성어로 물고기와 작물을 함께 길러 수확하는 방식을 말한다. 채소에 따로 시비하지 않고, 양어장의 물을 갈지 않아도 물고기의 배설물은 생태계 정화 시스템에 의해 분해돼 식물의 영양분이 되고, 식물이 양분을 흡수하고 남은 깨끗한 물은 수조로 다시 돌아간다. 천빈은 "물고기의 안전을 위해 수경재배 식물에는 따로 독성이 있는 농약이나 비료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농업인 천빈(陳斌)이 물고기에게 밥을 주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농업인이 되기 전 천빈은 IT 엔지니어로 16년을 일했다. 그러다가 2013년 40세의 나이로 대우가 좋던 회사를 그만두고 농업 창업의 길로 뛰어들었다. 가족들도 선뜻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결국 그의 결정을 존중했다.

창업을 하던 중 천빈은 '아쿠아 포닉스' 모델에 흥미를 갖게 됐다. 그러나 당시 중국에는 이 모델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다. 그래서 그는 60만 자에 달하는 해외 논문을 읽으며 관련 기술을 공부했다.

창업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천빈은 200㎡의 하우스를 사서 실험을 했다. 당연히 모든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지만, 천천히 도전하며 기술적 경로를 모색했다. 그리고 2014년, 그는 여러 해 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활용해 청두시 신진구에 2만㎡ 규모의 땅을 빌려 아쿠아 포닉스 농장을 설립했다.

기존의 농업인과 다른 점이 있다면, 천빈은 농장 설립 초기부터 온라인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왔다는 점이다. 농장의 물고기와 채소를 전자 상거래를 통해 판매하기도 하고, 2015년부터는 위챗 공식계정도 열었다. 현재 이 계정 팔로어 수는 8만 명을 넘어섰다.

농장에서 체험학습을 진행하는 모습. (취재원 제공)

그는 농장의 아쿠아 포닉스 모델이 갈수록 성숙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경재배 채소는 토양 병해가 없고 물리적·생물학적 방제로 약을 치지 않아도 병충해를 해결할 수 있다"며 "땅 갈아엎기, 이랑 짓기, 제초 등이 필요하지 않아 1년에 최대 10모작이 가능해 생산량이 매우 많다"고 강조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아쿠아 포닉스 순환 모델은 물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고 물고기 양식업의 문제점인 배출수로 인한 환경오염이 없다. 현재 해당 농장에서 재배되는 60여 종 채소의 한 해 총 생산량은 15만kg, 물고기 생산량은 2만kg에 달한다.

2017년 농장 모델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자 천빈은 더욱 다양한 가치 창출을 시도했다. 농산물을 가공해 딸기잼이나 딸기술, 여주술을 만들거나 부모와 아이가 함께 할 수 있는 체험학습을 진행하는 식이다.

온라인 방송 진행자가 양어장 옆에서 라이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천빈은 그 후로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막 숏클립이 흥행할 때부터 그는 이미 농업인 진행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3년 넘게 숏클립을 찍었다"며 "지금은 전체 네트워크에 180만 명의 팬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까지 숏클립 플랫폼 더우인(抖音)에 농장과 관련된 숏클립 1천600여 개를 올렸다. 조회수가 많게는 4천만 회를 넘어선다.

그의 농장은 마을 주민의 일자리 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그중에는 젊은 사람도 많다. 천빈은 "우리 농장의 젊은이들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이 1985년 이후 출생자"라며 웃어 보였다. 그는 곧 50이 되는 자신도 시대의 흐름을 따라갈 필요성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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