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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교·전지현’ 가고 ‘로제·유아인’ 왔다…패션·뷰티업계 바뀌는 ‘얼굴들’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송혜교에서 로제로 모델 교체
네파는 전지현 대신 유아인, 오휘는 남배우 손석구 기용
경계 흐려진 ‘빅블러 시대’, 브랜드 정체성과 잘 맞아야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의 모델을 배우 송혜교에서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로제’로 교체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도 최근 8년 만에 배우 전지현에서 유아인으로 모델을 변경했다. [사진 각 사]
 
“엄마와 딸이 같이 쓸 수 있는 화장품이 됐으면 했어요”
 
그간 ‘송혜교 화장품’으로 불리며 중장년층 사이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아모레퍼시픽 ‘설화수’의 모델이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로제’로 바뀌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의 모델도 최근 8년 만에 배우 전지현에서 유아인으로 모델을 변경하는 등 패션·뷰티 업계가 젊은 모델을 내세우거나 성별을 구분 짓지 않는 ‘젠더리스 트렌드’를 반영하며 브랜드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4050세대→2030세대로…젊은층 유입 위해 20대 모델 기용

 
‘코오롱스포츠’는 최근 모델을 배우 공효진에서 김태리로 교체했다. [사진 코오롱스포츠]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패션·뷰티 기업들이 하나둘 브랜드의 ‘얼굴’을 바꾸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소비 ‘큰 손’으로 거듭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를 타겟으로 마케팅 전략을 새롭게 세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8월 대표 브랜드 설화수의 브랜드 앰배서더(홍보대사)로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로제’를 발탁했다. 아모레퍼시픽의 대표적인 ‘노(NO)모델’ 브랜드였던 설화수는 2018년 처음으로 배우 송혜교를 모델로 발탁했고 4년간 같은 모델을 유지해왔다. 최근엔 처음으로 20대 모델 로제를 기용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그동안 한방 라인과 고가 제품 등을 통해 주로 40·50세대에게 어필해왔던 설화수의 고객 연령층이 많이 낮아졌다는 사실이 내부 데이터로 확인됐다”며 “로제씨가 저희와의 인터뷰에서도 엄마가 쓰던 화장품을 이제 함께 쓰게 됐다고 밝히기도 해 모델 교체로 연령층을 더 확장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설화수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은 ‘엄마와 딸이 함께 쓸 수 있는 화장품’으로, 로제씨를 모델로 발탁함으로써 젊은 소비자들의 유입이 더 활발해졌으면 하고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성 화장품 업체서 남성 모델 발탁…‘젠더리스 트렌드’ 반영

 
LG생활건강의 ‘오휘’는 새로운 광고 모델로 손석구를 발탁했다. [사진 LG생활건강]
 
최근 성별을 구분 짓지 않는 ‘젠더리스 트렌드’가 젊은 세대 사이에서 확산하면서 여성 화장품 브랜드가 남자 배우를 모델로 기용한 곳도 있다. LG생활건강의 ‘오휘’는 새로운 광고 모델로 손석구를 발탁했다. 그동안 배우 신민아와 김태리 등 여성 배우를 모델로 세웠던 것에 이어 남자 배우까지 모델 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패션업계에서도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한 모델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는 지난달 5일 8년간 모델로 활동한 배우 전지현을 대신해 새 브랜드 모델로 배우 유아인을 발탁했다. 기존 40·50세대 소비자뿐 아니라 20·30세대까지 소비자층을 넓혀 세대를 아우르는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모델을 교체했단 설명이다.
 
비슷한 사례로 ‘코오롱스포츠’도 최근 모델을 배우 공효진에서 김태리로 교체했다. 코오롱스포츠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등산, 캠핑, 트레일러닝을 즐기는 MZ세대가 급증해 이러한 변화를 반영해서 고객 연령층을 낮추기 위해 최근 배우 김태리를 모델로 기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배우 공효진을 발탁했을 당시엔 ‘아웃도어 브랜드 제품을 여성도 멋있게 입을 수 있다’는 이미지를 각인시켜 여성 고객을 확장하고자 했고, 지금은 특정 나이대를 타겟팅하기 보단 기존 고객층을 더 단단하게 유지하고, 아웃도어를 즐기는 모든 연령층에 어울리는 디자인을 선보이겠다는 브랜드 방향성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빅블러 시대’ 신선한 변신…“브랜드 정체성 지켜 혼란 막아야”

 
패션·뷰티 마케팅 전략에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은 신선하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파격적인 모델 교체가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진 각 사]
 
이처럼 패션·뷰티 마케팅 전략에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은 신선하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파격적인 모델 교체가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정연승 단국대 교수(경영학과)는 “세대와 타겟 고객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이에 맞춰 광고 모델을 교체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고객들은 나이들 수 있지만, 브랜드는 나이 들어선 안 된다’는 생각으로 새로운 고객층을 대표하는 매력적인 연예인들이 모델로 발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다만 브랜드 컨셉을 바꾸고 싶더라도 그동안 쌓아온 브랜드 성격과 잘 맞는 광고 모델을 정해야 정체성의 일관성이 유지된다”며 “새로운 모델의 이미지가 기존 모델의 이미지와 너무 다르면 브랜드 정체성이 흐려질 수 있고, 무엇보다 연예인 광고 모델은 갖가지 사건·사고에 연루될 수 있어 브랜드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어 모델 기용 전에 이 부분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용식 세종대 교수(경영학과)는 “광고 모델의 교체는 매출과 강한 연결성을 가지는데, 설화수의 경우 중국의 의존도가 높아 지금까진 중화권에서 인지도가 높은 배우 송혜교를 모델로 내세웠다면 이젠 전략을 바꿔 중화권을 넘어 글로벌 고객층을 넓히기 위해 세계적인 인지도를 가진 로제를 새 모델로 발탁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는 모든 분야의 경계가 흐려지는 ‘빅블러 시대’로 광고계에서도 성별에 대한 경계의 모호성이 짙어지고 있다”면서도 “신선한 시도를 하는 것은 좋으나 이로 인해 소비자들의 브랜드 인식에 혼란이 오지 않도록 갑자기 모델 연령층을 크게 낮춘다거나, 브랜드 정체성과 맞지 않는 모델을 기용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채영 기자 chaeyo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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