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인듯 ‘홈쇼핑’ 아닌 홈쇼핑…TV 밖으로 나온 까닭 [위기의 홈쇼핑②]
탈TV 외치고 모바일 중심으로 채널 변화 꾀해
송출수수료 높아지고, MZ세대 관심도 하락 원인
미디어 제작사, 온라인 플랫폼 등 스타트업 투자도
전통 홈쇼핑사 TV 기반의 DNA 한계성은 지켜봐야
# 50대 중년 여성이 TV 홈쇼핑을 보며 전복 20미를 전화로 주문한다. 중년 여성 뒤에 있는 20대 딸은 같은 홈쇼핑사가 운영하는 라이브 커머스를 보며 가을 재킷을 온라인 결제로 구입한다. 두 여성은 며칠 뒤, 홈쇼핑사 로고가 그려진 박스로 배송된 제품들을 받았다. 같은 홈쇼핑 기업이지만, 판매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연령별 이용 쇼핑 채널이 구분되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홈쇼핑 기업이 ‘탈 홈쇼핑화’에 나서고 있다. 홈쇼핑이라는 대표 사업을 운영하는 동시에 모바일 중심의 새로운 수익 구조를 마련하고 다른 분야의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시작한 것이다.
디지털 쇼핑 채널 확보…탈 홈쇼핑화 박차
TV 송출수수료에 대한 커진 부담도 한몫했다. 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홈쇼핑 7개 사업자가 부담한 유료방송사업자에 대한 송출수수료는 1조8048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7.7% 증가했다. 이는 2011년 6403억원이었던 것이 10년간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반면 모바일 방송은 송출수수료와 같은 이용료가 따로 들지 않기 때문에 MZ세대 소비자 사로잡기는 물론 비용 측면에서도 합리적인 채널로 떠올랐다. 국내 대형 홈쇼핑 기업이 앞다퉈 라이브 커머스 채널을 선보인 이유다.
실제 현대홈쇼핑은 라이브 커머스 ‘쇼(Show)핑 라이브’를 운영하고, 롯데홈쇼핑은 ‘엘라이브(Llive)’, GS홈쇼핑은 ‘샤피라이브(Shoppy Live)’, CJ온스타일은 ‘라이브쇼’를 진행하며 모바일 채널에 공을 들이고 있다.
TV에서 모바일로 체질을 변화하기 위해 조직 개편도 적극적인 태세다. CJ홈쇼핑은 지난해 모바일 중심의 쇼핑 채널을 강화하기 위해 TV홈쇼핑 부분인 CJ오쇼핑과 인터넷쇼핑몰 CJ몰, T커머스인 CJ오쇼핑플러스를 모두 하나로 통합해 현재의 CJ온스타일을 완성했다. GS홈쇼핑 역시 지난해 온라인 쇼핑 강점을 지닌 GS리테일과 합병해 기존 TV홈쇼핑 내 모바일 채널 조직과 GS리테일의 디지털 조직을 통합해 온라인 쇼핑 사업 키우기를 다졌다.
드라마 제작사부터 명품 플랫폼까지…새 먹거리에 투자
앞서 롯데홈쇼핑은 자체 제작한 캐릭터 ‘밸리곰’을 활용한 영상 콘텐츠로 인기를 끌은 바 있다. 영상은 대부분 밸리곰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몰래카메라’ 형태로 꾸며져 쇼핑과는 전혀 무관한 영상들이지만, 이는 MZ세대 사이에서 높은 호응을 얻어 롯데홈쇼핑 애플리케이션으로의 젊은 세대 유입을 끄는 요소로 활용됐다. 밸리곰 성공에 이어 미디어 콘텐츠와 쇼핑이 합쳐진 '미디어 커머스' 형태를 지향할 전망이다.
CJ온스타일 역시 플랫폼 관련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적인 모양새다. 명품 해외 직구 플랫폼 ‘애트니’에 투자를 진행한 것에 이어, CJ온스타일은 국내 최대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에도 200억원을 투자했다. CJ온스타일은 투자를 통해 명품 카테고리의 경쟁력을 얻고, 온전한 모바일 쇼핑 플랫폼의 경쟁력을 얻게 됐다.
TV 기반 DNA 한계성…“변화 어려울 것” 시선도
이에 쇼핑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사가 모바일 퍼스트 전략으로 라이브 커머스를 선보이고 있지만, 이들이 진행하는 라이브 커머스는 결국 ‘작은 TV홈쇼핑판’에 불과하다”며 “라이브 커머스는 판매자와 소비자 간의 긴밀한 대화, 소통이 중요한데 전통 홈쇼핑사의 라이브 커머스는 세팅된 상품안내자가 등장하는 등 라이브 커머스 장점을 발휘하지 못해 모바일 쇼핑 플랫폼과 경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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