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BTS 군입대 우려에 64% 급락…증권가 “지나친 저평가”
BTS 의존도 큰 하이브, 매출액 7500억원 감소 전망
31만원→25만원 등 증권사 4곳 목표주가 모두 내려
엔터 대장주 하이브의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소속 그룹 방탄소년단(BTS) 군입대 공백으로 인한 실적 악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매출 감소를 감안해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면서도 기업가치 대비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하이브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64.90% 하락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35만원에 거래되던 주가는 12만원대까지 내려온 상태다. 지난 8일 전 거래일 대비 6.11% 하락 마감한 하이브는 장중 12만1000원까지 내리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17일 기록한 고점(42만1500원)과 비교하면 70%나 쪼그라든 수준이다.
BTS의 향후 활동에 대한 불확실성이 길어지면서 하이브의 몸값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BTS의 단체 활동 잠정 중단 소식이 전해진 지난 6월 15일엔 2조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증발하기도 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하이브의 지난해 영업이익 1903억원(연결 기준) 가운데 방탄소년단이 소속된 레이블 빅히트 뮤직의 비중은 1160억원이다. 이는 전체 영업이익의 67%에 달한다. 반면 아이돌그룹 ‘세븐틴’과 ‘뉴이스트’가 소속된 하이브 산하 레이블 ‘플레디스’의 영업이익은 124억원에 불과했다. ‘위버스’(Weverse) 등 플랫폼 부분 영업이익도 19억원에 그쳤다.
다만 매출액이 증가할수록 BTS에 대한 의존도는 낮아지는 추세다. NH투자증권은 올해 하이브의 매출액에서 BTS가 차지하는 비중이 62%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2020년 상장 당시엔 매출액 7900억원 가운데 87.7%가 BTS 몫이었다.
문제는 내년 초로 예정된 BTS의 군입대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재 BTS 멤버 중 출생이 가장 빠른 1992년생 진은 연말까지 병역이 연기된 상태다. 법이 바뀌지 않는 한 내년 입영 통보 대상이다. 나머지 멤버들도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입대해야 한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BTS 멤버들이 입대한다고 가정하면 4명이 입대하는 2025~2026년에 실적 공백이 나타난다”며 “2023년 초 전원 입대한다면 BTS 관련 매출감소분은 약 7500억원”이라고 예상했다.
군입대 불확실성 외에도 플랫폼 사업인 위버스 성과가 예상보다 부진한 점도 주가 발목을 잡고 있다. 위버스 관련 이타카 아티스트(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등) 해외 아티스트 입점과 수익 모델 다변화가 지연되고 있어서다.
증권가에선 하이브 목표 주가를 줄줄이 내려 잡고 있다. NH투자증권(31만원→25만원), 삼성증권(27만원→21만원), 현대차증권(25만원→21만원), 다올투자증권(24만원→18만원) 등이다. 모두 투자 의견 ‘매수’는 유지했다.
다만 증권가는 하이브의 주가가 기업가치 대비 지나치게 떨어졌다고 보고 있다. BTS의 단체 활동이 없다고 가정해도 현재 주가는 과도한 저평가 상태라는 판단이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브는 올해 3분기 약 600억원의 영업이익이 전망되는데 이는 BTS 없이도 창출 가능한 일반적인 영업이익 수준”이라면서 “세븐틴과 TXT의 앨범 및 콘서트 매출과 하이브IM 추가 게임 신작 등 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도 “BTS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과반 이상인 만큼 불확실성에 주가가 반응하는 점은 당연하다”면서도 “BTS 활동이 완전 중단된 게 아닌 데다, 세븐틴, TXT, 뉴진스 등 다양한 아티스트의 높은 성과를 고려하면 현재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홍다원 기자 daon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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