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뭉칫돈 쏟는다…CDMO 조 단위 투자 줄이어 [주목받는 CDMO 시장①]
삼성바이오로직스, 국내 부지에만 10조원 이상 투자
미국, 유럽 공장 인수한 SK팜테코·롯데바이오로직스
공장 증설 속도 빨라…CDMO 수주 경쟁 치열해질 것
삼성, SK, 롯데 등 대기업이 제약·바이오 사업에 조 단위 투자를 쏟고 있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이 새 먹거리다. 생산 규모에서 가장 앞선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해서 생산 규모를 확대해왔다. 올해는 이 사업에 7조원을 더 투자한다고 밝히면서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를 벌리는 모습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달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준공식에서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규모 1위 지위를 굳히기 위해 2032년까지 7조500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4공장 착공으로 인천 송도의 제1바이오캠퍼스 부지를 모두 사용한 터라 인근 36만㎡ 규모의 부지를 매입, 제2바이오캠퍼스 조성에 착수했다. 이곳에는 차세대 플랫폼 기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5공장을 포함해 총 4개 공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설치해 국내 바이오 벤처와 협력할 가능성도 열어둘 계획이다.
“나도 삼성처럼”…롯데바이오로직스·SK팜테코 등 속속 출사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공을 따라 많은 기업이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의 미국 시러큐스 공장을 2000억원에 인수하면서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에 진출했다. 현재로선 생산 능력도, 개발 경험도 부족하지만 투자를 지속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1000억원을 투입해 CMO 중심의 시러큐스 공장을 CDMO 공장으로 전환하고 10만ℓ 규모의 공장도 세울 계획이다. 메신저 리보핵산(mRNA)과 항체약물접합체(ADC),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등 차세대 바이오의약품도 생산 분야로 검토한다. 국내에는 대형 CDMO 생산 시설을 구축하기 위해 1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SK그룹은 자회사 SK팜테코를 통해 차세대 바이오의약품인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부문에서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해외 투자와 인수합병을 통해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 생산 거점을 만들었고, 글로벌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체계를 구축해가는 모습이다. 특히 세포·유전자 치료제는 환자의 조직 샘플을 채취한 뒤 처리하는 과정을 거쳐야 해서 현지 생산 시설이 필요하다. 김연태 SK 바이오투자센터 부사장은 “세포·유전자 치료제 시장은 파이프라인도 늘고 있고 규제 환경도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세포·유전자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중소형 바이오텍은 생산 설비가 없기 때문에 아웃소싱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한 바 있다.
CDMO 시장 가능성 높아
대기업이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에 도전하는 이유는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 파마에 따르면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올해 5월 기준 약 500조원으로 전체 의약품 시장의 30%를 차지한다.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2026년까지 매해 10.6%씩 성장해 세계 의약품 시장을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의약품이 빠르게 시장을 점유해나가고 있는 만큼 의약품 개발이나 생산 일부를 담당하는 CDMO 수요도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글로벌 빅파마와 중소형 바이오텍 모두 생산을 전문 기업에 맡기는 아웃소싱이 늘어나는 추세다. CDMO 사업에 뛰어든 기업들의 수주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선모은 기자 su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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