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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 마른 장외시장…상장 앞둔 컬리·케이뱅크 ‘어쩌나’

컬리·케이뱅크 장외시장서 52주 신저가로 추락
심사효력 4개월 뒤 만료…적정 기업가치 평가받기 어려워
채안펀드 가동에도 단기자금시장 안정화 쉽지 않을 듯

 
 
기업공개(IPO)를 앞둔 컬리와 케이뱅크 주가가 장외시장에서 52주 신저가로 하락했다 [사진 각 사]
기업공개(IPO)를 앞둔 컬리와 케이뱅크가 장외시장에서 52주 신저가로 추락했다. 금리인상 등 고강도 긴축이 이어지며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을 나타내는 신용스프레드는 13년만에 최악으로 벌어졌다. 상장사 대비 자금조달 창구가 부족한 비상장기업의 어려움도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20일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장외시장에서 컬리는 전날 2만9000원에 거래됐다. 올 초 컬리 주가가 11만6000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년새 주가가 75%(8만7000원) 급감했다. 컬리 주가는 올해 4월까지 10만원선을 유지했지만 7월엔 4만원으로 떨어졌고 이달 처음으로 3만원 밑으로 붕괴됐다.  
 
케이뱅크 역시 지난 18일 장중 1만100원에 거래되고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3월 장중 2만3400원에 거래되며 연중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케이뱅크의 연초 이후 장외시장 가격은 2만1100원에서 1만1100원으로 47.39%(1만원) 내렸다.  
 
일반적으로 비상장기업의 장외시장 주가는 상장이 임박할수록 오르는 경향이 있다. 컬리는 지난 8월, 케이뱅크는 9월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해 IPO의 첫 번째 관문을 넘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증시 급락으로 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상장을 서두르기도 곤란한 상황이 됐다. 심사 효력이 유지되는 내년 2~3월까지 시장이 좋아질 가능성도 점치기 어렵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돈줄이 막히면 가장 먼저 타격받는 시장이 장외시장”이라며 “시리즈 투자의 최종 단계로 IPO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기업가치 반영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기자금시장, 13년만의 최악으로 경색

 
주요국의 통화긴축 정책이 이어지며 단기 자금조달 시장은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 여기에 레고랜드발(發) 디폴트 우려가 커지면서 위축된 신용채권 시장이 당분간 개선되기 어려울 거란 전망도 나온다. 통상 연말은 자금조달의 계절적 비수기인 만큼 기업들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실제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을 나타내는 신용스프레드는 지난 14일 1.14%포인트로 확대됐다. 이는 2009년 9월 이후 13년만의 최고치다. 지난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장기평균인 0.43%포인트는 물론, 코로나19 위기 당시 고점인 0.78%포인트보다도 높다. 국고채와 회사채 간의 금리 차인 신용스프레드가 벌어질수록 기업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시장이 최악으로 치닫자 금융위원회는 이날 고강도 지원책을 발표했다. 우선 1조6000억원 규모 채권안정펀드(채안펀드)를 즉시 재가동하고 필요할 때마다 자금을 지원하는 ‘캐피털 콜(Capital call)’ 방식도 즉각 준비한다고 밝혔다. 또 은행권에서 요구하고 있는 단기유동성비율(LCR) 규제 정상화 조치 유예도 검토하기로 밝혔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채안펀드 재가동만으로는 실효성이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채안펀드가 재가동되면 유동성이 공급되며 시장 기능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지만 완전한 회복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채안펀드 재가동 외에도 한은의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 등도 재가동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단기자금시장 경색의 원인은 레고랜드 문제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부동산 경기 냉각에 따른 부동산PF의 신용 위험 증가 때문”이라며 “부동산 익스포져가 있는 저축은행, 캐피탈사에 대해서도 완충능력을 제고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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