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바뀌고 4년간 적자 눈덩이”…푸르밀 노조, 시위 나서
푸르밀, 사업종료 및 정리해고 통보에
노조 측 "무능력한 경영의 결과"...1인 시위
신동환 대표 취임 후 매해 적자 커져
다음달 30일자로 사업 종류를 알린 푸르밀 직원들의 반응이 극과 극으로 갈리고 있다. 최근 4년간 적자가 지속하고, LG생활건강으로의 매각이 논의되는 등 기업 상황이 좋지 않아 예상했다는 반응과 오너가의 무능력한 경영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해고는 부당하다는 반응이다.
지난 17일 신동환 푸르밀 대표이사는 전 임직원 350여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하는 이메일을 전달한 바 있다. 푸르밀 사측은 “내부 자구노력으로 회사 자산의 담보 제공 등 특단의 대책을 찾아봤지만 현재까지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며 “부득이하게 사업을 종료하게 됨을 전하게 돼 매우 안타깝고 송구하다”는 입장을 표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이 같은 설명에 ‘이는 경영실패 결과’라는 강경한 입장이다. 푸르밀 노조는 “무능력한 경영으로 적자 구조로 바뀌었다”고 꼬집었다. 실제 신준호 회장의 차남인 신동환 대표 취임 직후인 2018년부터 푸르밀은 적자로 전환했고, 영업손실액은 2019년 89억원, 2020년 113억원, 2021년 124억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또 올해 초 직원들은 회사 정상화를 위해 임금 삭감에 동참했으나, 당시 신준호 회장은 퇴사하면서 퇴직금 30억원을 받은 것 역시 노조의 공분을 샀다.
이에 김성곤 푸르밀 노조위원장은 21일 세종 고용노동부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김 위원장은 ‘사측의 악질본능, 투쟁으로 막아서자’라는 푯말을 들고 회사의 사업종료와 해고 통보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푸르밀 노조는 내주 상황을 보면서 추후 일정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해고 공고 시점도 문제 제기될 수 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노조 등 근로자 대표에게 해고 50일 전까지는 이를 통보하고 합의해야 하지만 푸르밀은 44일 전에 이를 공고하고, 합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는 푸르밀 사업 종료로 피해를 예상하는 농가를 위한 지원책을 마련할 전망이다.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 해양수산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푸르밀에 원유(原乳)를 공급해 온 농가에 대해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김승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25개 농가가 연간 4만t(톤)을 제공하는 것으로 안다"며 "지금 수요가 생기는 (원유는) 가공용"이라며 "해당 농가가 그쪽으로 전환하겠다면 내년 낙농제도 개편에 맞춰 시범 케이스로 획기적으로 지원하고, 만일 지금처럼 (음용) 흰 우유를 생산하려고 한다면 다른 업체와 연결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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