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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창업가도 ‘지지’와 ‘격려’를 먹고 산다 [최안나 비즈니스 코치]

창업가의 자신감·확신, 비즈니스 이끄는 중요한 힘
자신을 파악해야 창업가 스스로 자신감 가질 수 있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개최한 데모데이에서 스타트업 창업가가 발표하기 위해 무대로 걸어 나오고 있다. [사진 블루포인트파트너스]
# “코치님, 뭔가 마음이 불안합니다. 제가 대표 역할을 하는 게 맞는 건지 의문이 들기도 하고, 내가 창업을 하는 게 맞았나?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또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두렵기도 하고요.”(스타트업 창업가 A 대표)
 
스타트업 대표들은 이미 자신 안에 강점, 자신감 등을 가지고 있음에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어렴풋이 알고는 있지만 확신이 없는 경우가 있다. 이는 비즈니스를 이끌어가는 자신감과도 연결이 되는데, 자신의 자원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면, 그것 자체로도 내면에 힘이 향상된다.
 
코칭 현장에서 만난 스타트업 창업가 A대표도 마찬가지다. 그는 ‘내가 대표를 하는 게 맞나?’, ‘잘할 수 있나?’의 순서로 질문을 했지만, 어찌 보면 거꾸로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모르니까, 자신감이 떨어지고, 내가 대표 역할이 맞나? 라고 이어지는 것일 수 있다.
 

영감 줄 수 있는 창업가로 남고 싶지만…  

코칭 현장에서 A 대표에게 물었다. “대표님, 지금 ‘내가 창업해서 대표를 하는 게 맞다’라는 확신을 갖는 것, 그리고 그 일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 대표에게 중요한 건가요?”
 
그는 “저도 일을 하면서 이런 고민이 생기고, 흔들릴 때도 많은데, 제가 스스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제가 대표니까요. 저희 직원들에게도 제가 동기부여를 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흔들리면 직원들도 흔들리게 되니까요.”
 
A 대표는 자신의 자신감을 찾기 위해 확신이 필요하기도 했다. 또한 창업가의 확신은 팀원들이 모두 몰입하며 일할 수 있도록 계속 불을 지펴주는 동력이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말한 것이다.
 
또 다른 스타트업 B 대표는 스스로 “유연성이 부족하다”고 했다. 자신이 세운 계획을 일관성 있게 실행하는 추진력은 있지만, 필요에 따라 그 계획을 수정하거나 바꾸는 게 어렵다고 토로했다. 필자는 대표가 겪었던 경험, 그 과정에서 대처했던 모습, 그 이후에 변화했던 모습 등을 탐색했다. 그 과정에서 B 대표의 강점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필자는 B 대표에게 “유연성이 스스로 없다고 했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다양한 상황에서 이미 유연성을 발휘하고 있는 것 같다.”  B  대표는 이 이야기에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있다가 “그러네요. 제가 스스로 말하는 걸 들어보니, 제가 그런 면이 있는 것 같네요”라며 웃었다.
 
사람들은 어떠한 자신의 모습이 익숙하지 않아서, 혹은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아서 자신이 뭘 가지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코칭 과정에서 만난 스타트업 C 대표도 마찬가지다. 그는 과거 일에만 몰두해 건강을 잃어버렸고, 회복 기간이 오래 걸렸다. 그는 그런 실수를 반복하는 것을 두려워했다. 일을 더 가열차게 하고 싶지만, 자꾸 주저하고 망설이는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C 대표는 그 과정에서 ‘자신을 돌보며 일하는 것’의 중요성을 배웠다. 현재는 운동도 하고, 수면시간도 확보하면서 충분히 자신을 돌보고 있었다.
 
필자는 고민을 이야기하는 C 대표에게 “대표님은 경험에서 배우고 적용하는 사람이네요. 그래서 그 지금은 자신을 잘 돌보고 있네요”라고 현재의 모습을 설명했다. C 대표는 얼굴이 밝아지며 “경험에서 배우는 사람이라는 말이 제 마음에 와 닿네요. 제 3자에게 그런 이야기를 듣게 되니까, 뭔가 더 선명해지고 내 안의 자원을 발견한 것 같네요”라고 말했다.
 
10월 14일 신한금융그룹이 싱가포르 사이언스 파크에서 글로벌 스타트업 이노베이션 로드쇼인 'MUST. CONNECT SINGAPORE'를 개최했다. [연합뉴스]

인정과 지지 통해 내면의 힘 키울 수 있어

스타트업 대표가 걸어가는 길은 결코 평탄하지 않다. 날씨도 좋지 않아 모진 비바람을 정면으로 맞서며 한걸음씩 나아가야 한다.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항상 긍정적으로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팀원들을 동기부여 하긴 어렵다.
 
조직의 리더는 조직원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이지만, 리더도 영감을 받아야만 한다. 영감은 긍정적 정서로부터 확장된 사고에서 얻을 수 있다. 창업가들도 다른 사람들의 인정, 칭찬, 지지를 받음으로써 내면의 힘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인정과 지지를 받아야만 내면의 힘을 키울 수 있다.
 
자신에 대한 확신은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것부터 시작된다. 자신이 어떤 강점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야만 그 강점을 발휘할 수 있고, 그 덕분에 활력이 생기고 성공적인 경험을 만들 수 있다. 이런 성공 경험이 있어야만 능률이 오르고 자신감이 생긴다. 주변에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봐주고, 지지를 보내주면 확신은 더욱 견고해진다. 단단한 뿌리가 마음에 내려져 모진 비바람에 뿌리가 뽑히지 않고, 이전보다 덜 흔들리며 중심을 잡을 수 있다.
 
외부 지지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스스로를 다독이며 스스로 지지해야 한다. 단순히 ‘잘하고 있어’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성찰을 해야 한다. 자신에게 “나는 (자신의 강점이)있는 리더야. 현재 이런 노력을 하고 있는 게 그 증거야.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잘해낼 거야”라는 식으로 구체적인 지지를 마음으로 매일 보내주면 자신감은 계속 자라난다.
 
스스로를 지지하는 게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팀원들에게 그런 칭찬과 지지를 보내고 영감을 주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필자는 현재 스타트업의 성장을 조력하는 비즈니스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국제기구, 외국계기업, 스타트업 등에서 일했고, MBA를 졸업하고 심리학 박사를 받았다. 저서로는 〈영어로 내생각 말하기〉, 〈스타트업 PR〉이 있다. 유튜브 ‘안나코치’를 운영 중이다.
  

최영진 기자 choiyj7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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