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는 여전히 유효하다”…高금리 재테크 방법은?
[안갯속 기준금리] ②
은행권 자산관리 전문가들 “기준금리 인하 속도 느릴 것”
“부동산 투자 미루고 주식 비중 확대 필요”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기준금리가 좀처럼 내리지 않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6월 금리 인하설’은 근거를 잃고 있다. 빨라야 9월에 연준의 금리 인하가 나오고, 이후 한국은행도 인하를 검토한다는 시나리오가 힘을 받는다. 이럴 때 자산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높은 금리가 이어질 것을 전망하면서도 주식 비중은 확대하라고 조언한다. 부동산은 관망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기침체 없다, 美 금리 인하 9월쯤 예상”
고액 자산가의 자산을 관리하는 은행 프라이빗뱅커(PB) 등 전문가들은 당장 기준금리가 인하된다고 해도 과거처럼 초저금리로 돌아가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한은이 미 연준의 통화정책에 따라 기준금리를 지속해서 동결하고 있고, 인하가 나오더라도 소폭 인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되는 시기가 지난 만큼 금리 인하에 대비할 필요는 있다고 조언했다. 성장성 있는 기업 주식을 늘려가는 시기라는 판단이다. 경기침체가 발생해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추기보다 물가 상황에 따라서 금리를 조절할 가능성이 큰 만큼, 주식 투자가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홍동희 SC제일은행 투자전략부 부장은 “물가나 고용 지표 등을 봤을 때 오는 9월 정도에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며 “물가가 안정되고 경기는 침체 없이 둔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 등 위험자산에 무게를 싣는 의견을 갖고 있다”며 “미국 주식을 보면 여전히 기업의 이익이 잘 나오고 있고 올 1분기 실적도 좋게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기술주 관련 투자를 좋게 보는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며 “대신 지난해 ‘매그니피센트7’(M7, 애플·마이크로소프트·구글 알파벳·아마존·엔비디아·메타·테슬라) 위주로 투자가 집중된 부분이 있는데, 올해는 하반기로 갈수록 지수 전체적으로 성장하는 전망을 가지고 있다. 세부 종목으로 좁히기보다 종목군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태형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PB팀장은 “미 연준이 경기침체로 인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지금 미국 경제를 보면 일부 지표들이 둔화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좋은 편”이라며 “개인적으로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확률을 높게 보고 있다”고 했다.
박 팀장은 “이런 이유로 미국 증시에 큰 조정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미국 기업들의 실적도 좋기 때문에 미국 투자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다만 미국 증시가 고점이기 때문에 지수상 부담스러울 수 있어서 지수 조정이 있을 때마다 매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투자, 여전히 관망할 때”
전문가들은 국내 부동산 투자에 회의적 시각을 드러냈다. 금리에 따라 부동산 시세가 바뀌는데 기준금리가 천천히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매수세가 강해지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송재원 신한은행 PWM서초센터 팀장은 “부동산은 금리와 상관관계가 높다”며 “금리가 좀 하락해야 (투자 가능성이) 보일 텐데 지금처럼 금리가 유지된다고 할 때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기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송 팀장은 “부동산을 관망하는 시기가 풀리기에는 올해 어렵다고 본다”며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다 망가져 공급물량이 별로 없고, 수요 측면에서도 뒷받침되고 있지 않아 일단 기준금리가 인하되고 이후 시장을 분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 부장은 “한은 입장에서도 내수나 경기가 예상보다 좋게 나와 금리를 인하할 만한 근거가 줄었다고 볼 수 있다”며 “물가가 안정되면 그때 통화정책을 변경할 가능성이 있는데 그전까지 부동산 경기는 미지근한 정도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박 팀장은 “부동산 투자는 강남3구 등과 같이 지역 별로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며 “특히 고령화·저출산으로 인구가 줄고 있지만 1인 가구로 인해 가구 수는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길게 본다면 큰 평수보다는 작은 평수가 좋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달러 고점은 부담, 포트폴리오에 일부 담아야”
채권 만기는 짧게, 달러 투자 규모는 작게 가져가라는 조언도 나왔다. 박 팀장은 “지난해만 해도 미 연준이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10년 만기 이상의 미 국채 등 장기채에 많이 투자했지만, 지금은 금리 인하 속도가 빠르다고 보지 않는다”며 “만기 2년 이하의 채권 등 듀레이션이 짧은 채권을 가져가는 게 맞다. 금리 인하가 되더라도 천천히 인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홍 부장도 “경기가 침체로 가지 않는다는 전제를 하고 있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인하해도 큰 폭의 인하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금리 하단 자체가 과거보다 높아졌다는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만기가 긴 채권에 베팅하면 변동성에 많이 노출될 여지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산을 100으로 보면 주식에 60, 채권에 25, 나머지는 금 등에 분산하는 의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달러 투자에 대해 송 팀장은 “미국이 앞으로 금리를 인하하면 달러 가치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유학생 송금을 하는 특별한 목적이 있지 않다면 미 달러 투자는 적극적으로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했다.
박 팀장은 “달러 인덱스에서 유로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60%가 넘기 때문에 달러 대 유로를 비교해야 한다”며 “영국과 유럽 중앙은행들이 6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어 달러 인덱스가 강세로 갈 확률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좋고 중국 위안화와 연동되는 원화도 약세가 될 수 있어 환율이 쉽게 떨어지기는 힘들다”며 “포트폴리오상 달러 비중을 무조건 없앨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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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없다, 美 금리 인하 9월쯤 예상”
고액 자산가의 자산을 관리하는 은행 프라이빗뱅커(PB) 등 전문가들은 당장 기준금리가 인하된다고 해도 과거처럼 초저금리로 돌아가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한은이 미 연준의 통화정책에 따라 기준금리를 지속해서 동결하고 있고, 인하가 나오더라도 소폭 인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되는 시기가 지난 만큼 금리 인하에 대비할 필요는 있다고 조언했다. 성장성 있는 기업 주식을 늘려가는 시기라는 판단이다. 경기침체가 발생해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추기보다 물가 상황에 따라서 금리를 조절할 가능성이 큰 만큼, 주식 투자가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홍동희 SC제일은행 투자전략부 부장은 “물가나 고용 지표 등을 봤을 때 오는 9월 정도에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며 “물가가 안정되고 경기는 침체 없이 둔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 등 위험자산에 무게를 싣는 의견을 갖고 있다”며 “미국 주식을 보면 여전히 기업의 이익이 잘 나오고 있고 올 1분기 실적도 좋게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기술주 관련 투자를 좋게 보는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며 “대신 지난해 ‘매그니피센트7’(M7, 애플·마이크로소프트·구글 알파벳·아마존·엔비디아·메타·테슬라) 위주로 투자가 집중된 부분이 있는데, 올해는 하반기로 갈수록 지수 전체적으로 성장하는 전망을 가지고 있다. 세부 종목으로 좁히기보다 종목군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태형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PB팀장은 “미 연준이 경기침체로 인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지금 미국 경제를 보면 일부 지표들이 둔화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좋은 편”이라며 “개인적으로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확률을 높게 보고 있다”고 했다.
박 팀장은 “이런 이유로 미국 증시에 큰 조정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미국 기업들의 실적도 좋기 때문에 미국 투자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다만 미국 증시가 고점이기 때문에 지수상 부담스러울 수 있어서 지수 조정이 있을 때마다 매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투자, 여전히 관망할 때”
전문가들은 국내 부동산 투자에 회의적 시각을 드러냈다. 금리에 따라 부동산 시세가 바뀌는데 기준금리가 천천히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매수세가 강해지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송재원 신한은행 PWM서초센터 팀장은 “부동산은 금리와 상관관계가 높다”며 “금리가 좀 하락해야 (투자 가능성이) 보일 텐데 지금처럼 금리가 유지된다고 할 때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기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송 팀장은 “부동산을 관망하는 시기가 풀리기에는 올해 어렵다고 본다”며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다 망가져 공급물량이 별로 없고, 수요 측면에서도 뒷받침되고 있지 않아 일단 기준금리가 인하되고 이후 시장을 분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 부장은 “한은 입장에서도 내수나 경기가 예상보다 좋게 나와 금리를 인하할 만한 근거가 줄었다고 볼 수 있다”며 “물가가 안정되면 그때 통화정책을 변경할 가능성이 있는데 그전까지 부동산 경기는 미지근한 정도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박 팀장은 “부동산 투자는 강남3구 등과 같이 지역 별로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며 “특히 고령화·저출산으로 인구가 줄고 있지만 1인 가구로 인해 가구 수는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길게 본다면 큰 평수보다는 작은 평수가 좋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달러 고점은 부담, 포트폴리오에 일부 담아야”
채권 만기는 짧게, 달러 투자 규모는 작게 가져가라는 조언도 나왔다. 박 팀장은 “지난해만 해도 미 연준이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10년 만기 이상의 미 국채 등 장기채에 많이 투자했지만, 지금은 금리 인하 속도가 빠르다고 보지 않는다”며 “만기 2년 이하의 채권 등 듀레이션이 짧은 채권을 가져가는 게 맞다. 금리 인하가 되더라도 천천히 인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홍 부장도 “경기가 침체로 가지 않는다는 전제를 하고 있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인하해도 큰 폭의 인하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금리 하단 자체가 과거보다 높아졌다는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만기가 긴 채권에 베팅하면 변동성에 많이 노출될 여지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산을 100으로 보면 주식에 60, 채권에 25, 나머지는 금 등에 분산하는 의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달러 투자에 대해 송 팀장은 “미국이 앞으로 금리를 인하하면 달러 가치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유학생 송금을 하는 특별한 목적이 있지 않다면 미 달러 투자는 적극적으로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했다.
박 팀장은 “달러 인덱스에서 유로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60%가 넘기 때문에 달러 대 유로를 비교해야 한다”며 “영국과 유럽 중앙은행들이 6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어 달러 인덱스가 강세로 갈 확률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좋고 중국 위안화와 연동되는 원화도 약세가 될 수 있어 환율이 쉽게 떨어지기는 힘들다”며 “포트폴리오상 달러 비중을 무조건 없앨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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