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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잔고 1위’ 삼성전자…증권가는 “내년 7만전자 간다”

연고점 대비 30% 내린 주가…실적 악화 우려 지속
‘PER 828배’ LG엔솔보다 많아진 공매도 잔고금액
증권가 “버틸 체력 충분하다”…투자의견 ‘매수’ 유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연합뉴스]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지만 증권가는 여전히 긍정적인 투자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주가는 부진한 반도체 업황을 이미 반영하고 있는 데다 내년 감익 규모도 경쟁사 대비 제한적이란 평가다. 한편에선 LG에너지솔루션보다 많은 공매도 잔고와 부담스러운 메모리 재고를 감안해 당분간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0.72% 오른 5만5900원에 마감하며 4거래일 만에 상승 마감했다. 이날 소폭 반등했지만 삼성전자의 주가는 4개월째 5만원대에서 횡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현재 주가는 올해 초 고점(7만8900원)과 비교하면 29.1%나 쪼그라든 수준이다.  
 
1년 전인 지난해 10월엔 ‘10만전자’를 예상하는 증권사들이 쏟아졌지만 현재 주가는 당시보다 더 떨어진 상태다. 당시 증권가는 “메모리 가격 하락에 따른 실적 우려가 선반영됐다”며 10만원 회복을 기대했지만, 주가는 바닥 밑 지하실까지 추락한 모양새다.
 
삼성전자의 주력사업인 메모리 반도체는 가격 하락과 수요 감소를 동시에 떠안으며 재고만 쌓여가고 있다. 지속되는 공급망 차질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대형 악재가 겹치며 IT 전방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결과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기대 이하의 실적을 거뒀다.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연결기준)과 영업이익은 각각 76조원, 10조8000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31.7% 줄어든 영업이익은 기존 컨센서스를 9.2%나 밑돌았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실적 감소세가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전반의 과도한 재고 수준과 IT 제품의 수요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서다.
 
실적 눈높이가 낮아지면서 삼성전자의 공매도 잔고금액은 어느새 코스피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의 공매도 잔고금액은 6290억원(18일 기준)으로, 지난 13일부터 LG에너지솔루션(6219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공매도 투자자인 외국인·기관은 주가수익비율(PER)이 828배에 달하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전자(PER 8.48배)를 비슷한 시각으로 바라봤다는 얘기다. 다만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훨씬 크기 때문에 공매도 잔고 비중(0.19%)은 LG에너지솔루션(0.54%)보다 0.35%p 가량 낮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고평가’ 종목에서 흔히 쓰이는 투자기법이다.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주가 하락 시 저가에 상환해 차익을 실현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의 현재 주가는 고평가됐다고 보기 어렵지만, 극도로 부진한 업황 탓에 추가 하락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도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7만전자’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다. 메모리 시장 전망이 어둡지만 경쟁사 대비 이익 방어력이 높고, 주가는 내릴 만큼 내렸다는 판단에서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내년엔 공정 우위를 바탕으로 실적 감소 폭을 줄이고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각각 7만5000원, 매수로 유지한다”며 “올해 하반기 낸드 가격이 40% 하락하더라도 적자가 예상되는 경쟁사와 달리 흑자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또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주가와의 괴리율이 낮은 목표주가(6만5000원)은 실적 개선의 가시성이 확보되면 상향할 예정”이라며 “업황 둔화로 인한 메모리 제품 가격 하락은 지속되지만, 삼성전자는 경쟁사와 달리 수익성 방어보다 시장점유율 확대 전략을 펼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매수’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홀드(중립)’ 의견을 내세운 증권사도 있다. 부정적인 매크로 환경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론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평가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아직 충분히 반영됐다고 보기 어려운 매크로 리스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명시적으로 투자축소 또는 감산이 확인되거나 부정적 매크로 변수가 정점에 이르렀다는 조짐이 보여야 상승 여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경보 기자 pkb2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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