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發 자금경색’ 우려에 당국, PF 대출 전방위 점검
이달 말까지 부동산 PF 사업장 리스크 파악
향후 시나리오별 대응책 마련키로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대한 전방위 점검에 나섰다. 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레고랜드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 등으로 자금시장 경색까지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과 함께 이달 말까지 업권별 부동산 PF 대출 현황을 파악하기로 했다. 우선 당국은 부동산 PF와 관련해 우량 사업장에 유동성 공급이 제대로 안 되는 문제와 비우량 사업자의 신용 리스크를 나눠 점검하고 있다.
당국은 증권사의 부동산 PF 대출 등 리스크 상황을 매일 점검하고 있고, 저축은행도 자체 점검 결과를 통해 자산 건전성 분류와 충당금 적립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은행은 유동성 비율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
이는 최근까지 크게 확대된 PF대출 시장이 갑작스러운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 등 영향을 받아 유동성 경색 확산 우려를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PF 대출액은 2012년 말 37조50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12조3000억원으로 3배가량 늘었다.
업권별로 보면 보험사의 PF대출액은 같은 기간 4조9000억원에서 43조3000억원으로 급증했고,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도 2조8000억원에서 26조7000억원으로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은행은 24조5000억원에서 28조3000억원으로 증가했다. 2011∼2013년 PF대출 부실사태 후 은행권은 PF 대출을 크게 늘리지 않았지만, 비은행권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PF대출을 늘렸다는 분석이다.
당국은 업권별로 담당자들을 불러 부동산 PF 대출 현황과 리스크를 점검하고 이달 말 점검을 마치면 다양한 시나리오를 상정해 대응 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볼 때 부동산 PF 대출의 리스크가 금융시장 전반의 리스크로 확산할 정도의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정부와 한국은행은 지난 23일 회사채와 부동산 PF 시장 등의 불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50조원 플러스알파(+α)’ 규모로 확대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현재의 시장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면서 필요시에는 가용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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