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오르는데도 변동금리 선택하는 이유…주택가격·장단기 금리차
주택가격 상승기·고소득자일수록 변동 선호
정책모기지 공급 늘면 고정금리 비중 확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차주들은 장단기금리차가 클수록,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시기일수록 변동금리 대출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인상기 변동금리는 차주의 채무부담을 가중하기 때문에, 금융기관이 고정금리 대출 취급을 지속 확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25일 한국은행은 ‘BOK 이슈노트-최근 가계 주담대의 변동금리 결정요인 분석’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변동금리는 금리변동 위험이 차주에 전가돼 금리인상기에는 원리금 상환 부담이 증가한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된 2021년 하반기 이후에도 차주들의 변동금리 선호가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가계대출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은행 주담대의 변동금리 비중은 2020년초부터 상승해 2022년 8월 45.7%에 달했다.
한은이 주담대 차주의 금리유형 선호요인을 분석한 결과, 수요 측면에서는 ▶장단기금리차 ▶주택가격 ▶소득수준 등이 영향을 끼쳤다.
구체적으로 차주는 현재의 금리 수준에 민감하게 반응해 장단기금리차가 확대되고 고정과 변동 금리간의 격차가 벌어질수록 변동금리를 선택했다.
또한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시기에는 상대적으로 주택 보유기간이 짧은 투기적 거래가 증가하기 때문에 현재 금리수준이 낮은 변동금리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수준에 따라서도 선호도에 차이가 났다. 고소득층은 이자부담 변화에 덜 민감해 변동금리 대출을 선호하는 반면, 중‧저소득층은 금리 변동에 따른 이자부담 변화를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어 변동금리 선호가 낮았다.
공급 측면에서는 ▶정책모기지론 공급 ▶은행의 수신만기 구조 ▶고정금리 목표비중 등이 차주들의 금리 유형 선택에 영향을 줬다.
우선 주택금융공사가 정책모기지론 공급을 확대하는 시기에는 금리 강점 등으로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확대됐다.
또한 한은은 은행의 수신만기가 길수록 고정금리 대출 비중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감독 당국이 고정금리 대출 비중 관리를 강화하는 경우, 은행의 고정금리 대출 취급유인이 강화된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금리인상기에도 가계 주담대의 변동금리 비중은 장단기금리차 확대 등 수요 요인과 정책모기지론 축소 등 공급 요인에 영향을 받아 높은 수준을 지속했다고 진단했다.
추명삼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과장은 “높은 변동금리 대출비중은 기준금리 인상의 대출금리 파급효과를 높이는 측면이 있으나 금리 인상기에는 가계의 채무부담을 확대시켜 금융안정의 취약요인으로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추 과장은 “차주의 고정금리 대출 선호를 제고하기 위해 금융기관이 고정금리 대출 취급을 확대할 수 있는 여건을 지속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이어 “정책당국은 우선 정책금융 공급 시 금리변동에 취약한 저소득‧저신용 등 취약계층에 중점적으로 공급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은행 스스로 고정금리 대출비중 확대 노력을 지원할 수 있는 커버드본드,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등 장기자금 확충 노력을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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