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GM, 부평2공장 이달 26일 가동 중단
2일까지 창원공장 전환배치 희망자 모집
향후 시설 재활용 계획 등 정해진 것 없어
한국지엠(GM)의 부평2공장(조립공장)이 이달 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말리부, 트랙스 등을 생산해온 이 공장은 생산 모델 단종, 시설 노후화, 창원공장 투자 개발 등이 맞물리면서 활용 가치가 떨어졌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이달 26일부로 부평2공장의 가동을 중단한다. 해당 공장은 현재 중형급 세단 말리부와 소형 SUV 트랙스 등을 생산하고 있다.
한국GM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부평2공장은 이달 말 가동이 완전히 중단된다”며 “향후 이 시설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공유된 바 없다”고 말했다.
부평2공장의 가동 중단은 이미 예정된 일이었다. 한국GM 노사는 지난 4월 노사고용안정특별위원회를 통해 부평2공장의 1교대제 전환 및 근무자 전환배치 등에 합의한 바 있다.
한국GM은 오는 2일까지 부평2공장 근무자를 대상으로 창원공장 전환배치 희망자 접수를 받는다. 사측은 1000여명의 근무자 중 700여명을 창원공장으로 전환배치할 계획이다. 나머지 300여명은 부평1공장으로 이동한다.
신규 투자로 효율성 극대화
한국GM이 부평2공장의 가동을 중단하지만 연간 생산 능력은 기존보다 더욱 향상된다. 2018년 글로벌 본사인 제너럴 모터스(GM)으로부터 배정을 받은 차세대 신차 2종을 직접 생산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GM은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에 각각 2000억원, 9000억원을 투자했다.
부평1공장에서는 2019년 말부터 북미 시장에 수출된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고 있다. 최근까지 전 세계에 약 40만대가 수출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내년부터는 신형 CUV의 파생 모델도 추가로 부평1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신형 CUV 파생 모델은 동일 플랫폼을 공유하는 뷰익 브랜드의 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창원공장에서는 내년 초 글로벌 시장에 공식 출시될 신형 CUV가 생산된다. 한국GM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설비 최신화 작업을 마쳤다. 지난해 3월 8만㎡ 면적 규모 3층 높이의 도장공장이 완공됐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는 프레스, 차체, 조립공장에 집중 투자가 이뤄졌다. GM의 최신 글로벌 표준 기술과 자동화 설비가 적용된 이 공장은 시간당 60대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GM은 부평1공장에서 생산 중인 트레일블레이저와 내년 초 출시될 신형 CUV의 양산이 본격화되면 연간 50만대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시프 카트리 GMI 생산부문 부사장은 지난달 19일 창원공장에서 열린 ‘GM 한국 출범 20주년 기념식’에서 “부평은 내년 1월부터 생산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다”며 “창원은 내년 3월 정도면 생산량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와 신형 CUV의 글로벌 수출 확대를 통해 오는 2023년 흑자전환을 노린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한 이 회사는 올해 손익분기점 도달도 목표로 내건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은 규모의 측면에서 국내 손꼽히는 외투기업”이라며 “외국자본 입장에서는 사업장의 수익성, 영속성 등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지완 기자 an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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