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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부 금리 ‘고공행진’, 완성차 대기 소비자 이탈로 이어질까

완성차업체 평균 할부 금리 6.1%…10% 돌파 전망도
“경기 침체 따른 車 수요 위축 금리 인상이 부추길 것”

 
 
르노코리아자동차 XM3 E-TECH 하이브리드. [사진 르노코리아자동차]
물가상승에 따른 금리 인상이 가파르게 이뤄지면서 완성차업계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자동차 할부 금리가 천정부지로 뛰면서 차량 출고를 기다리는 소비자들의 이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금리 인상이 수요 감소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 한국GM, 르노코리아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제공하고 있는 장기(60~72개월) 할부 프로그램의 평균 금리는 6.1%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비슷한 시기 금리가 평균 3%대 중반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배 가까이 치솟은 셈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르노코리아(60개월)와 쌍용자동차(60개월)의 할부 프로그램 금리가 6.9%로 가장 높았다. 이어 ▶기아(60개월) 6.1% ▶현대차(60개월) 5.9% ▶쉐보레(72개월) 5.6% 순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현재의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진다면 연말에는 할부 금리가 10%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한국 시간으로 오는 3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 단행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의 달러화와 원화. [연합뉴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자들의 계약 취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저금리를 유지했던 지난해에 계약한 소비자 입장에선 현재의 금리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완성차업체 소속 영업사원은 “지난 1일부로 할부 금리가 일제히 올랐다”며 “다음 달에도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인 고객의 경우 할부 금리가 9%에 육박한다”며 “일부 고객 중에는 높아진 금리 탓에 취소하는 경우 있다”고 덧붙였다.
 
장기적인 수요 감소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리 인상이 경기 침체에 따른 완성차 수요 감소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 증권가에서도 금리 인상에 따른 자동차 업체들의 조달금리 상승이 소비자들의 할부·리스 비용 증가 요인으로 작용해 완성차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경기 침체 우려로 지갑을 닫는 소비자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은 수요 위축을 더욱 가속화 하는 요인”이라며 “장기적인 수요 감소에 따른 완성차업체들의 대안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광주 서구 시청 야외음악당에 기아 광주공장에서 생산한 완성 차량들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완성차업체 “걱정할 수준 아니다”

이에 완성차업체들은 금리 인상이 미치는 영향이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일부 소비자가 금리 인상에 부담을 느끼고 계약을 취소하더라도 이미 대기 수요(백오더) 물량이 상당해 타격이 미미하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신차 구매를 포기한 소비자들의 대안인 중고차 가격 역시 함께 뛰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쉽게 계약을 취소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현대차와 기아만 보더라도 글로벌 백오더 물량이 3분기 말 기준 각가 100만대, 120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국내 물량은 현대가 67만대, 기아가 60만대 수준이다. 한국GM과 르노코리아, 쌍용차는 구체적인 백오더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반도체 공급난으로 차량 출고 지연이 1년 이상 지속됐던 점을 고려하면 대기 물량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대기 수요가 충분하고 아직까지 금리 인상에 따른 계약 취소 사례가 많지 않다”며 “일부 고객의 이탈이 있을 수는 있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건엄 기자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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