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자산가들 “3~5년에 한번 올 최고의 투자 기회” [3고 시대, PB들의 재테크 전략①]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시대
예상 못한 시장 혼란 커졌지만…금리 따라 부자들은 투자처 옮겨
외면받는 채권 매수 주목…부동산 침체 3년 이상 지속될 수도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시대에서 부자들은 어떤 투자를 하고 있을까. 금리가 가파르게 올라 혼란을 가중하는 현 시장에 대해 금융당국마저 “예상치 못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현금 부자들은 좀 달랐다. 이런 장세를 자산 증식의 기회로 삼고 있다. 자산가들의 자금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국내 6개 은행의 프라이빗뱅커(PB)들은 당분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긴축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이에 맞춰 재테크 전략을 세울 것을 조언했다.
“부자들은 예금보다 채권을 노린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내년 상반기 내에 멈출 경우 정기예금 등 시장금리가 먼저 떨어질 수 있지만, 채권의 경우 장기간 높은 확정이자를 받을 수 있고 비중확대도 자유로워 예금보다 자산 확대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송재원 신한은행 PWM서초센터 팀장은 “현재 시장금리가 더 오르지 않는 국면이기 때문에 이럴 때 2~3년 이상의 중장기 채권을 분할해서 살 경우 굉장히 좋은 투자가 될 것”이라며 “현 수준의 시장금리가 2~3년 이상 지속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은행이나 금융지주가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이나 카드사에서 발행하는 카드채의 연 금리가 6%에 달하는 만큼 투자하기에 좋은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이경언 기업은행 판교WM센터 팀장은 “금융기관에서 발행한 채권은 매력적인 금리를 주고 있고 고객들도 장기채권에 자금을 넣어두려고 한다”며 “확정이자를 받으면서 자산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것을 선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기업은행의 중소기업금융채권(중금채)의 경우 최고 연 5% 이상의 금리를 제공하고 안전도는 최상위급으로 부도날 염려가 없는 투자처”라며 “산업은행에서 발행하는 산업금융채권(산금채)도 비슷한 조건”이라고 덧붙였다.
김병주 하나은행 클럽원(Club1)한남PB센터지점 지점장은 “채권에 투자해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원금의 손해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며 “신용등급이 높은 우량 채권들의 금리가 높게 형성돼 채권을 싸게 살 기회”라고 설명했다.
“정기예금도 유리한 가입 방법 있다”
김병주 하나은행 지점장은 “내년 이후부터는 시장금리는 현재 수준에서 안정화 또는 점진적 하향할 것으로 보여 이를 고려한 재테크 전략이 필요하다”며 “연말로 갈수록 만기가 짧은 정기예금보다 1년 이상의 정기예금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김현섭 국민은행 한남PB센터장은 “정기예금은 한 상품에 몰아넣기보다는 만기가 짧은 것과 긴 것을 나눠서 들어가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부동산 시장 냉각기, 3~5년 이어질 수도
이경언 기업은행 팀장은 “고객들은 부동산 하락 구간이 끝나고 거래량이 살아나는 시기를 아직 기다리고 있다”며 “예금 금리가 연 5%가 넘기 때문에 이와 비교되며 부동산은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송재원 신한은행 팀장은 “부자들은 현재 부동산에 큰 관심이 없다”며 “부동산은 주식과 달리 경기지표에 후행하는 성격이 있고 금리도 갑자기 내리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홍동희 SC제일은행 투자전략상품부 팀장은 “최근 부동산 규제가 풀린 것은 수요가 그만큼 나빠졌다는 반증”이라며 “높은 금리로 인해 부동산 투자는 하기 어렵고, 내년도 지금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달러 매수는 신중하게, 자산 배분은 안전하게”
김현섭 국민은행 센터장은 “달러가 더 올라갈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 너무 높아졌기 때문에 추가로 매수하는 고객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고, 송재원 신한은행 팀장도 “달러는 보통 1200원 이하에서 사고 1300원 이상이 되면 팔기 시작하기 때문에 지금은 매수하기 너무 늦었다”고 강조했다.
대출과 관련해 김병주 하나은행 지점장은 “여력이 있다면 대출을 줄이는 것이 1순위”라며 “저금리 시대에 대출받아 투자하는 시기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자산 분배와 관련해 홍동희 SC제일은행 팀장은 “저금리 상황에서는 현금 매력이 없었지만, 지금은 이자 수익이 높아졌다”며 “평균적으로 현금 26%, 채권 61% 주식 13% 자산 분배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박태형 우리은행 팀장은 “지금은 3~5년에 한 번 올 최고의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안전자산으로 이동한 자금을 통해 이후 공격적 자산 비중을 늘리는 준비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롯데지주, 밸류업 계획 공시…“주주환원율 35% 이상 지향”
2젝시믹스 매각설에…이수연 대표 “내 주식 겨우 1만원 아냐” 반박
3“뉴진스 성과 축소”…민희진, 하이브 최고홍보책임자 등 고발
4수요일 출근길 ‘대설’…시간당 1∼3㎝ 쏟아진다
5“교통 대란 일어나나”…철도·지하철 등 노조 내달 5~6일 줄파업
6‘조국 딸’ 조민, 뷰티 CEO 됐다…‘스킨케어’ 브랜드 출시
7 러 “한국식 전쟁동결 시나리오 강력 거부”
8경주월드, 2025 APEC 앞두고 식품안심존 운영
9구미시, 광역환승 요금제 시행..."광역철도 환승 50% 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