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특수 끝난 진단키트 기업…배당규모 축소할까
진단키트 기업들, 코로나19 기간 배당규모 늘려
올해 하반기 실적 악화에 배당 집행 부담 커지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한 진단키트 기업들이 올해 하반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다면 연말 배당규모를 줄일 가능성도 있다.
3일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0.4% 줄어든 293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은 55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늘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올해 들어 지속해서 성장성이 둔화하고 있다. 올해 초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하며 지난 1분기 6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2분기 영업이익은 34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 감소했다.
씨젠은 실적 하락세가 더 거세다. 씨젠은 지난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91.0% 줄어든 13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매출 또한 반토막이 나며 진단키트 기업이 포스트 코로나 전략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위기감을 키웠다. 씨젠이 아직 3분기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실적은 계속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357억원, 영업이익은 249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5.6%, 80.6% 줄어든 수치다.
진단키트 기업들은 실적 회복을 위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등 탈출구를 찾고 있다.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전환하며 진단키트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호황기 때의 배당 수준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진단키트 업체들이 지난 2년간 배당규모를 확대한 만큼 자금 여력이 없는 기업은 배당규모를 줄일 가능성도 크다.
앞서 코로나19로 실적 수혜를 입은 국내 진단키트 기업들은 그동안 수백억원 규모의 배당에 나섰다.
우선 에스디바이오센서는 2021년 회계연도에 대해 1280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결정한 바 있다. 2020년 499억원의 배당규모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주당 배당금은 1266원으로 책정했다. 직전 연도 535원보다 2.5배 수준 높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올해 상반기 상장 후 처음으로 중간배당도 실시했다. 조 단위 실적에 현금 보따리를 푼 것이다. 주당 배당금은 700원, 배당규모는 708억원에 달한다. 에스디바이오센서를 창업한 조영식 의장의 또 다른 회사 바이오노트도 2020년에 이어 지난해도 500억원 규모의 배당을 집행했다. 바이오노트는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지분 20%가량을 보유한 주주이기도 하다.
씨젠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26억원 규모의 현금 배당을 처음으로 실시했다. 이듬해부터는 주당 배당금 200원의 분기 배당을 주주들에게 지급해왔다. 씨젠이 지난해 집행한 배당규모는 520억원 규모다. 당시 씨젠의 소액 주주 지분율은 50%로 17만명의 주주가 배당금을 받았다. 씨젠은 올해 하반기에도 분기 배당을 추진할 계획이다. 11월 중 이사회를 열고 주당 배당금을 확정할 예정이다.
기업은 통상 실적이 개선되고 경영 성과가 확대되면 배당규모를 늘린다. 그러나 적자를 보면서도 주주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배당을 이어가는 기업도 있다. 배당은 소액 주주뿐만 아니라 지분을 보유한 경영진과 임직원도 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일부 기업이 기업 지분의 상당 부분을 보유한 사주 일가를 위해 실적이 악화해도 배당규모를 늘린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앞서 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 이사회 의장은 에스디바이오센서와 바이오노트의 배당으로 수백억원을 챙겼다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선모은 기자 su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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