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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컬리·쓱’ 게 섯거라”…‘오카도’ 손 잡은 롯데, ‘온라인 굴욕’ 떨칠까

롯데쇼핑 8년간 온라인 식품 시장에 9500억원 투자
국내 그로서리 시장 약 135조원...온라인 침투율 '25%'
시장 잠재력↑…유통 공룡들 너도나도 공격투자

 
 
 
영국 오카도 자동화 물류센터(CFC). [사진 롯데쇼핑]
 
롯데쇼핑이 영국 오카도와 함께 온라인 그로서리(식품)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업계 경쟁 구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기존 쿠팡, 쓱(SSG)닷컴, 컬리가 장악하고 있는 경쟁 구도에 도전장을 내민 것인데 코로나 시대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온라인 식품 시장에서의 경쟁이 다시 치열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온라인 유통 늦깎이’…온라인 식품 시장에 9500억원 투자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 1일 공시를 통해 온라인 식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오카도와의 파트너십 체결을 발표했다. 2022년 11월부터 2030년 12월까지 약 8년 동안 온라인 식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95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금액 9500억원으로 6개의 CFC(Central Fulfillment Center)를 짓고 오카도의 OPS(Ocado Smart Platform)를 사용하는 비용에 사용될 계획이다.
 
롯데쇼핑은 CFC건설과 OPS도입과 함께 마트, 슈퍼의 구매 및 물류 통합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또 이번 오카도에 일정 금액의 OSP 이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롯데는 그동안 온라인 투자에 약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롯데는 1996년에 일찌감치 롯데인터넷백화점을 개설하며 온라인 유통 시장에 발 빠르게 대처해왔다. 하지만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부진한 실적을 거두는 등 올해는 이커머스 사업을 축소하는 행보도 보였다. 
 
지난 4월에는 롯데마트몰 이커머스의 꽃으로 불리는 ‘새벽배송’을 중단한 바 있다. 새벽배송 시장이 점차 치열해지며 출혈경쟁이 지속되는데다 수익성을 얻지 못하자 일찌감치 발을 뺀 것이다. 대신 2시간 이내 배송하는 ‘바로배송’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롯데는 이번 온라인에서 1조원 투자로 온·오프라인 동시에 잡겠다는 계획이다. 롯데쇼핑은 이번 온라인 투자를 통해 2030년까지 식품 부문의 온라인 거래금액 5조원을 달성하고 사업부의 3% 이상 OP마진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롯데쇼핑은 OSP 도입을 통해 장기적으로 물류 및 재고 관리 효율성을 높여 온·오프라인 플랫폼 간 시너지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2023년 온라인 시장 성장률은 전년보다 2.6% 하락한 8.8%로 집계된다. 같은 기간 식품 시장은 전년보다 2.9% 하락한 14.5%로 추정된다.  
 
지난해 기준 국내 그로서리 시장은 약 135조원 규모로 온라인 침투율은 약 25%로 다른 상품군에 비해 아직 낮은 수준이다. 전통적으로 그로서리는 온라인 침투율이 가장 낮은 분야였으나, 유통업체들의 공급망 강화 및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 세계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특히 온라인 구매의 편의성을 경험한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온라인 그로서리 사업은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의 1~2%의 낮은 온라인 점유율을 고려하면 공격적인 투자는 단기적으로 온라인 적자를 키우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오프라인 반등 시점에 투자로 인해 온라인 적자를 줄이지 못하는 점은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은 1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Ocado)와 온라인 그로서리 경쟁력 강화를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롯데쇼핑 대표이사 겸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김상현 부회장, 오카도 그룹 대표이사 팀 스타이너(Tim Steiner)가 체결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롯데쇼핑]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 ‘장밋빛’…너도나도 투자 확대

 
다만 온라인 식품 시장은 계속해서 고성장이 전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92조8946억원을 기록했다. 2010년 25조원이었던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은 약 10년 만에 8배가량 가했다. 이 중 온라인 식품 시장 거래액도 58조4836억원으로 전년보다 35.3% 증가했다. 코로나19 여파 이후 온라인을 통해 음·식료품, 농·축·수산물, 음식 서비스 등의 주문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모바일로 식품을 주문한 거래액은 49조3030억원으로 전체 거래액 대비 84.3%의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전년 대비 40.3% 늘었다. 모바일 기기를 통해 식품 주문을 하는 이들이 급증세를 보이는 것이다.  
마켓컬리의 샛별배송(새벽배송) 상품을 주문한 후 문 앞에 컬리 퍼플 박스를 놓아두면 배송 매니저가 제품을 넣어두고 간다. 상온 제품은 종이 포장재에 별도로 담아준다. [사진 마켓컬리]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 변화에 따라 유통 강자들 역시 온라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수요가 늘고 시장이 성장하면서 온라인 식품을 제공하는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며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쿠팡은 올 초 대전에 대형 신선식품전용 물류센터 ‘프레시 풀필먼트센터(FC)’ 착공에 돌입하는 한편 지난해 신선식품 물류 인프라를 기존 대비 90% 이상 늘리기도 했다. SSG닷컴도 내년 초 RDC(지역거점물류센터)를 2곳 설립할 예정인 가운데, 지난해 3월 오픈한 김포 물류센터에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한 컬리는 경남 창원, 경기 평택 등에 추가 물류센터를 계획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의 전망이 밝다"며 "유통 강자들이 높은 성장 가능성을 지닌 온라인 그로서리 사업에 선제적으로 투자를 진행하며 시장 선점에 나선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시장을 선점한 기업들에 이어 후발주자들 역시 계속 시장이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송현주 기자 shj100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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