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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車할부도 못 피한 고금리…연 10%대 진입하나

연 2% 오토할부 금리→11월 6%대로 ‘껑충’
고신용자 대상 카드할부도 6~7%대 진입
카드사 車할부 시장 6년 새 4배 이상 성장
조달금리 상승에 카드사 “할부 규모 줄인다”

 
 
[연합뉴스]
자동차 할부 시장에서 저금리로 ‘출혈경쟁’을 벌여온 카드사들이 너도나도 오토·카드할부 금리를 높이고 있다. 잇단 금리 인상으로 카드사의 조달비용이 크게 상승한 탓이다. 
 
이에 석 달 전까지만 해도 쉽게 찾을 수 있던 연 2%대 오토할부 상품은 종적을 감추고 이제는 8%대 상품이 나오기 시작했다. 10%대 금리가 가까워진 가운데, 카드사들은 결국 자동차 할부금융 서비스를 줄이는 추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7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정보포털에 따르면 이달 국내 주요 카드사의 오토할부 금리는 6%대 수준을 나타냈다. 오토할부는 신차를 살 때 최대 1억원까지 카드사가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현대자동차 그랜저를 현금 구매 비율 10%, 대출 기간 36개월 기준으로 구매할 경우 삼성카드에서는 연 6.6% 금리를 내야 한다. 같은 조건에서 KB국민카드는 6.3~6.4%, 하나카드는 5.3~6.5%로 나타났다.
 
다른 카드사의 경우 최고 금리가 8%대를 훌쩍 넘기기도 했다. 신한카드는 최저는 6.7%였지만, 최고 8.6%로 나타났으며, 우리카드도 6.9~9.1%로 최고 금리가 높게 나타났다. 롯데카드의 경우 8.7%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지난 10월 불과 4%대였던 오토할부 금리가 한 달 만에 약 2배 뛴 것이다. 심지어 지난 7월 롯데카드의 오토할부 최저 금리는 2.9%(36개월 할부 기준)로 3%를 넘지 않았다.
 
고신용자(1~3등급)을 대상으로 하는 카드할부 금리도 예외는 아니다. 
 
카드할부는 신용카드 할부로 신차 구매 대금을 나눠 낼 수 있는 상품이다. 자동차를 담보로 잡지 않고 ‘대출’로도 취급되지 않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강화된 이래 합리적인 자동차 구매 방법으로 인기를 끌어왔다.  
 
카드할부도 서너 달 전에는 연 2%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제 오토할부와 마찬가지로 연 6~7%대로 치솟았다. 롯데카드는 지난 10월 연 5.5%였던 금리를 이달 들어 연 7.9%로 인상했다. 삼성카드도 10월 연 5.1~5.2%였던 금리를 이달부터 연 6.1~7%로 올렸다.
 

덩치만 커진 車할부 시장, 속은 타들어가  

정부는 지난 2012년부터 3년마다 적격비용 재산정을 통해 중소·영세 자영업자 대상 카드 수수료율을 무려 14차례 인하해왔다. 수수료 수입이 대폭 줄어든 카드사들은 최근 몇 년간 자동차 할부금융에 진출해 수익 다각화를 노린 것이다. 실제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 금융 자산은 매해 1조원 이상 늘어왔다. 2016년 상반기 2조6774억원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10조6460억원까지 성장했다.
 
이처럼 자동차 할부 시장의 규모가 커졌지만, 앞으로도 성장세를 구가할지는 미지수다. 최근 잇단 기준금리 인상으로 카드사의 조달비용이 상승한 데다가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채권시장 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는 은행과 달리 수신기능이 없어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그런데 이 여전채 금리가 전 세계 금리 인상 기조에 덩달아 큰 폭으로 올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신용등급 AA+인 여전채 3년물 금리는 연 6.01%로 나타났다. 올해 초(1월 3일) 연 2.42%였던 것과 비교하면 10개월 만에 2.5배가 오른 것이다. 앞서 10월 21일에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0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금리인 연 6.082%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런 조달비용 상승에 카드사들은 자동차 할부 금리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 상황이지만, 수익을 기대하지 않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높은 금리를 주고도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일부 회사는 금리를 높여 사실상 ‘디마케팅(고객 구매를 의도적으로 줄이는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윤형준 기자 yoonb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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