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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 단기 랠리 속 달러와 비트코인 상관관계는 [조원경 글로벌 인사이드]

암호화폐를 금 파생 자산으로 여겨
안전자산으로 보는 시각 전환 인식

 
 
미국 달러와 비트코인. [로이터=연합뉴스]
나스닥을 훨씬 넘는 다우의 상승이 계속되고 시대를 주름잡던 빅테크 주식의 주가는 신통치 않다. 불가능에 도전하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무리한 트위트 인수 철회와 번복, 고용과 해고 관련 잡음으로 시장의 신뢰를 잃은 것일까? 테슬라의 주가는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중국발 훈풍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의 단기랠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는 경기침체 가능성을 두고 번민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계속되는 금리 인상과 향후 발생할 실물 경기 침체에 대비하여 자산배분을 어떻게 해야 할까.  
 
경기와 상관없이 방어적 관점에서 자산배분을 하는 원리로 올웨더(all weather) 포트폴리오가 있다. 경기가 기대보다 호황일 수도 불황일 수도 있다. 물가가 기대보다 상승할 수도 하락할 수도 있다. 사계절 포트폴리오라고도 불리는 이 전략은 특정 경제 상황을 예측하지 않는다.  
 
기대 대비 호황, 불황, 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이란 네 가지 경제 상황의 투자 위협을 모두 고려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게 핵심이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의 창립자로 유명한 투자자이기도 한 레이 달리오(Ray Dalio)가 창안한 이 전략은 시장의 모든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로 불린다.  
 
투자는 리스크 관리가 핵심이다. 흔히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 하는데 이는 주식의 분산투자에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다. 한 종목의 주식이나 한 종류의 자산에 전부를 거는 것은 위험하다.  
 
자산을 주식, 부동산, 채권, 원자재, 금 등으로 분산하는 게 레이 달리오의 가르침이다. 올웨더 포트폴리오에서 각 자산은 서로 상관관계가 낮기 때문에 S&P 500에 비해 큰 변동이 없고, 장기 투자에 적합하다. 예를 들어 물가인상기에는 원자재, 금, 물가연동채를 사라고 권장한다.  
 
이 시점에서 올해 금 투자 성적표를 생각하며 사계절 포트폴리오 전략과 일치하는 지 생각해 본다. 금시세만 보면 작년 12월 31일 3.75g당 구매가격은 302,000원이었다. 11월 들어 320,000원대에서 움직이니 연초 보다는 상당히 올랐으나 고점은 3월 9일 기록한 344,000원이었다. 금시세의 이보다 앞선 전 고점은 2020년 7월이었는데 그때에 비해서는 약 20% 정도 빠진 상황이다.  
 
금은 금속이나 상품으로서의 역할 외에도 인류에게 알려진 가장 오래된 교환 수단 중 하나이다. 상품과 화폐의 이중적 역할을 해 왔으며 역사를 통틀어 가치의 기준이었다. 상품으로서 금의 가치는 수요와 공급 및 시장 분위기에 따라 변하나 꾸준히 상승했다.  
 
금은 다른 원자재에 비해 산업용 수요가 크지 않다. 산업용 수요가 적다는 것은 경기변동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말이다. 경기가 나빠져도 가격이 덜 하락한다. 가치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뜻이다.  
 
달러는 금의 가치에 묶여 있지 않지만, 금의 가격은 달러의 가치에 연결되어 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헤징수단으로 금의 가치가 올라간다. 그런데 왜 금의 가치가 요즈음 고전하는 걸까.  
 
국제 금시장에서 금은 달러로 표시된다. 달러 가치가 급격히 상승하니 금값이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주목할 사안이 있다. 전 세계 중앙은행은 금 가격하락을 틈타 금을 매입하여 외환보유고에 추가했다.  
 
각국 중앙은행은 2018년과 2019년에 기록적인 금을 매집했고 금 매수는 2020년 팬데믹으로 주춤해졌다. 2021년에 외환보유고의 금 매장량을 463톤이나 추가했는데, 이는 2020년 대비 82%나 증가한 양이다.  
 
세계 중앙은행들은 올해 상반기에 270톤의 금을 순매수했는데 이는 5년 평균치인 266톤과 비슷한 수준이다. 주목할 시기는 3분기인데 세계금협회(World Gold Council, WGC)는 이기간 금본위제 폐지 후 57년 만에 사상 최고의 금 사재기(사상 최대인 399t)가 있었다고 한다.  
 
금은 변동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꼭 그렇지만 않다. 금값은 2018년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로 인해 10% 수준 내렸다. 신용화폐를 못 믿겠다며 금본위제로 돌아간다고 하면 금값은 폭등할 것이다.    
 
비트코인과 주식 그래프. [로이터=연합뉴스]

비트코인은 금과 상관관계를 높여갈까

중앙은행의 금 구매는 달러 이외의 보유자산을 다양화하기 위한 이유로 확대되어 왔다. 달러와 금의 상관관계는 통상 반대이다. 금융위기 같은 패닉상황, 미국 경기만 좋고 전 세계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도 한다.  
 
2009년부터 2015년 이전까지 달러와 금은 서로 반대였으나 2015년 이후 비교적 최근이 2022년 4월까지 달러와 금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누구는 이를 두고 이상할 수 있다고 생각하겠다.  
 
2018년처럼 미국 경기만 좋았던 상황을 생각해 보자. 이 당시는 세계적 불황이라 안전 자산인 금 수요가 높았다. 그렇다면 달러는 왜 올랐을까? 당시 미국의 경제성장률이나 금리가 다른 나라 보다 월등히 높았다. 다른 이유로 달러와 금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것이다.
 
코인 투자자의 증가에 따라 금과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과의 상관관계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비트코인은 주식과 일정한 상관관계가 없다거나 기술주와의 상관관계가 높다는 게 일반적인 이야기였다.  
 
그래서 금리인상에 따라 비트코인과 미국 빅테크 기업의 주가가 함께 하락했다. 세계적인 통화 긴축 움직임에 비트코인과 금의 상관관계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록체인 조사업체 카이코는 지난 10월 비트코인과 금의 상관관계가 +0.4%로 연중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비트코인이 금과의 상관관계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는 비트코인을 안전자산으로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으로 인식했다. 금과 비트코인의 상관관계는 4월 –0.3에서 10월 0.4까지 상승했다.  
 
이 현상을 보며 암호화폐와 금을 서로 경쟁하는 관계가 아닌 암호화폐를 금의 산물, 또는 금에서 파생된 자산으로 바라보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당신이 암호화폐 옹호자라면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비트코인과 금 모두 다른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적고 인플레이션에 민감하다.  
 
두 자산은 모두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훌륭한 자산이고 법정화폐를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환율이 하락하고 주식시장에 온기가 돈다. 달러가 추세적으로 약세라면 2만 달러에서 하방경직성을 보이는 비트코인과 금의 수익률에도 관심을 기울이자는 목소리도 그럴 듯 해 보이긴 하다.  
 
이와중에 안타깝게 세계 3위 거래소 FTX의 유동성 위기로 암호화폐 시장이 대폭락을 해 안타깝다. 귀추가 주목된다. 
 
물론 이들 자산외에 올웨더 포트폴리오의 자산으로서 고려할 것이 채권이다. 수익률이 높아진 국채와 우량 회사채를 쟁여 놓는 것은 최악의 경우에도 만기까지 보유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투자이다.    
 
※ 필자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이자 글로벌산학협력센터장이다. 국제경제 전문가로 대한민국 OECD정책센터 조세본부장, 기획재정부 대외경제협력관·국제금융심의관, 울산 경제부시장 등을 지냈다. 저서로 [앞으로 10년 빅테크 수업] [넥스트 그린 레볼루션] [한 권으로 읽는 디지털 혁명 4.0] [식탁 위의 경제학자들] [명작의 경제] [법정에 선 경제학자들] 등이 있다.
 

조원경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글로벌산학협력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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