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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누적 매출 15조, 역대 최대 실적에도 못 웃는 HMM

글로벌 경기둔화 여파에 내년 실적 부진 우려도
시총 10조 클럽 턱걸이

 
 

 
지난 1월 부산항 신항 4부두에서 23만t급 HMM 로테르담호가 수출화물을 선적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HMM이 연간 최대 실적 기록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성장세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4분기 실적 전망마저 밝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HMM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5조1062억원, 영업이익 2조6010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1조898억원(27.1%), 영업이익은 3302억원(14.5%)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2조605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2998억원)과 비교해 3055억원(13.3%) 늘었다.
 
1~3분기 실적도 역대 최대 수준이다. HMM의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15조589억원, 영업이익은 8조6867억원, 당기순이익은 8조670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3분기 매출액이 9조3511억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조6790억원, 2조6644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적표다.  
 
문제는 HMM 이런 성장세가 계속 이어지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선박 공급 증가로 최근 컨테이너 운임이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SCFI(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1698포인트를 기록했다. 올해 1월 5110포인트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67.8% 하락한 수준이다. 건화물 운임인 BDI(발틱운임지수)도 1534포인트(10월 31일 기준)로 지난해 평균값(2943포인트)의 절반 수준으로 폭락했다.  
 
이런 영향에 HMM의 실적도 분기마다 주춤하는 모양새다. HMM은 올해 1~2분기 영업이익이 3조1486억원, 2조9370억원을 기록했었다. 3분기 영업이익이 2조6053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2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줄어든 셈이다.  
 
당분간 해운업계가 불황을 피할 수 없다는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미국 컨테이너 수입량이 감소세 진입했다”며 “2023년에는 코로나19 시기에 생긴 운임 프리미엄 모두 없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엄 연구원은 “(HMM이) 영업적자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HMM이) 3분기까지의 견조한 이익을 냈음에도 4분기와 내년 실적은 큰 폭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런 우려가 이어지면서 주가도 곤두박질하고 있다. 지난해 5월 5만원을 웃돌았던 HMM의 주가는 올해 3월 3만5000원 수준까지 떨어졌고 최근에는 2만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20조원을 넘었던 시가총액은 10조원 수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달 HMM의 주가가 1만7000원까지 떨어지면서 시총 10조원 이상 기업을 뜻하는 ‘10조 클럽’에서 이름을 내리기도 했지만, 최근 소폭 반등에 성공하면서 10조 클럽 턱걸이에 성공했다.  
 
정부도 해운업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지금 당장 위기라고 판단하지는 않고 있지만, 운임 하락에 따라 향후 침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해운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3조원 규모의 지원 방안도 내놨다. 해양수산부는 이달 초 ‘시황 변동에 따른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통해 중소선사를 대상으로 투자요율과 보증요율을 인하하고, 선사의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경우 긴급경영안정자금(500억원 규모)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해수부는 “당분간 우리나라 해운선사에 경영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운임 하락 속도가 빨라 정부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고 동시에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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