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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원 대 ‘배달 피자’ 대신…1만원 대 ‘냉동 피자’ 뜨는 까닭

2017년 2조→올해 1조2000억원…쪼그라드는 피자 시장
프랜차이즈 피자 하락세…한정된 메뉴·높은 가격 등 요인
‘1인 가구’ 증가에 냉동 피자는 성장세…가성비가 경쟁력

 
 
 
지난 8월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중인 2000원대 냉동 피자 모습. [연합뉴스]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쏟아지는 가운데 피자 프랜차이즈 매출이 하락하고, 냉동 피자 시장은 성장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피자 업계 내에서 상이한 행보가 나타난 데에는 ‘2030 1인 가구’의 폭발적 증가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시에 1인 가구가 자주 찾는 편의점도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도미노·피자헛’ 프랜차이즈 피자 울고 ‘냉동 피자’ 웃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프랜차이즈 피자 시장 규모는 2017년 2조원을 기록한 뒤 지속적인 하향세를 보였다. 2020년에는 1조5000억원 규모로 감소했고, 올해는 1조2000억원 규모로 떨어질 전망이다.
 
피자 업체들의 실적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도미노피자를 운영하는 청오디피케이는 지난해 매출액 2235억원, 영업이익 159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4.1%, 3.6% 감소한 수치다. 한국 피자헛 역시 지난해 전년 대비 19.29% 감소한 96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92.85% 감소한 4억원을 찍었다. 브랜드 피자 매출 1~3위(미스터피자-도미노피자-피자헛) 중 유일하게 매출 1000억원대가 깨진 상황이다.
 
또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엠피대산의 지난해 매출액은 1043억원을 기록했다. 엠피대산은 지난 2020년 영업손실 7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도 9억원 손실을 내며 적자 행보를 이어갔다.
 
프랜차이즈 피자 소비가 축소된 이유로는 냉동 피자 시장의 성장이 꼽힌다. 냉동피자 시장 규모는 2019년 715억원, 2020년 966억원, 지난해 1248억원 등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프랜차이즈 배달 피자 구매율이 낮아지고 냉동 피자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높아진 가격도 시장 하락세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들어 대형 피자 프랜차이즈들은 실적 둔화가 이어지자 타개책으로 가격 인상 카드를 빼 들었다. 도미노 피자는 지난 1월과 8월 두 차례 걸쳐 가격 인상을 단행했고, 피자헛과 파파존스, 미스터피자 등도 각각 한 차례씩 가격을 올렸다. 
 
반면 냉동 피자는 프랜차이즈 피자 대비 3분의 1 가격에 살 수 있다는 강점을 살려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제품도 1만원이 채 안 되는 저렴한 가격에 출시되고, 에어프라이어나 전자레인지를 통해 간편하게 즐길 수 있어 냉동 피자 시장은 더 커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피자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에 제한된 메뉴로 승부하는 반면, 냉동 피자는 가성비가 좋은 데다 종류와 품질이 다양해지고 있다”면서 “여기에 치솟은 치즈 가격으로 피자 업계 추가 가격 인상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더는 프랜차이즈 피자를 사 먹을 이유가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1인 가구가 몰고 온 트렌드 변화…대형마트 추월한 편의점  

 
국내 1인 가구 중 일명 '고비용 저소득 세대'라 불리는 2030세대의 비중은 40%에 달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전문가들은 피자 시장의 희비를 1인 가구를 중심으로 변화한 인구구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근거리·다품종·소용량 소비 트렌드를 형성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성장한 편의점 업계에서도 그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다. 

 
편의점은 기존 강자였던 슈퍼마켓과 대형마트 등보다도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며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상반기 편의점 매출은 대형마트를 추월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4분기 BGF리테일 매출액은 2조55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1.9% 성장했다. 같은 기간 GS리테일 역시 매출액 2조961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8.6% 증가했다.
 
근거리 쇼핑이라는 최대 장점을 필두로, 다양한 차별화 신상품과 고객 프로모션을 진행한 점이 편의점 시장 부흥에 크게 일조했다는 평가다. 편의점 매출 중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었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손쉽게 맛볼 수 있는 냉동 피자의 성장으로 이어졌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이영애 인천대 교수(소비자학과)는 “프랜차이즈 피자가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는 이유는 메뉴가 한정적이고,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코로나 확산 이후 배달 가짓수가 다양해졌고. 선택지도 넓어졌다. 일명 ‘전통 배달음식’이 자리를 유지하기 힘든 구조”라고 꼬집었다. 
 
이어 “같은 논리로 접근에 있어 편리성을 극대화한 편의점이 상품의 다양성까지 가져가면서 2030세대 1인 가구에 큰 인기를 끌게 된 것”이라며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태도와 제한적이지 않은 상품 출시 여력이 큰 몫을 했다. ‘값싼 상품’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좋은 품질의 상품을 내놓은 것도 소비 진작에 큰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앞으로의 1인 가구 소비 동향과 관련해 “소비가 축소되는 고물가 시대에서 지금과 같은 편의점 전성시대는 한동안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이런 시점일수록 오히려 편의점의 접근성과 편리성을 부각해, 1인 가구의 일상생활에 더 도움이 될 만한 상품을 다양하게 출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서현 기자 ssn359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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