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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재도약②] 실적 개선 속 양극화 ‘심화’

삼성重, 20분기 연속 적자…대우조선, 3분기 영업손실 6278억원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 설치된 대형 크레인. [연합뉴스]
국내 조선업계가 그간 확보한 일감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수익 실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요 조선업체들의 실적 격차는 벌어지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은 15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로 20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6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국내 조선업계가 재도약하는 와중에, 조선업체들의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9815억원, 영업손실 6278억원, 당기순손실 6466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했다. 지난해 3분기보다 매출액은 약 2%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무려 6000억원 이상 급증했다. 올해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17%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5000억원 이상 늘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대규모 수주를 지속했으나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대우조선 측은 3분기 실적에 대해 “불법 파업, 인력 수급, 추석연휴 및 태풍 등으로 조업 일수가 감소하면서 손실 규모가 커졌다”고 밝혔다. 
 
대우조선은 “특히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매출 감소 및 공정 지연에 따른 고정비 증가 등 총 예정 원가가 상승한 것과 주문자와의 클레임 합의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약 55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해양플랜트 관련 손실 가운데 일부 프로젝트의 경우 인도일 연장 및 비용 정산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 환입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대우조선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연간 수주액 100억 달러를 돌파했고, 한화그룹의 대우조선 인수가 완료되면 재무 구조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향후 실적 개선 기대감은 커진 상황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인력 수급, 파업 등 동시다발적으로 악재가 발생해 예상 밖의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면서도 “본격적으로 고(高)선가에 수주한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의 건조가 시작되는 만큼 수익성 개선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붓겠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올해에만 무려 38척의 LNG 운반선을 수주해, 해당 분야에서 창사 이래 가장 많은 수주 기록을 달성했다.  
 
삼성중공업도 대우조선과 마찬가지로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4001억원, 영업손실은 1679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보다 약 6%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500억원 이상 늘었다. 다만 올해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2% 감소했으나, 영업손실 규모는 800억원 넘게 개선됐다.
 
삼성중공업 측은 3분기 실적에 대해 “하계휴가, 추석연휴 등 조업 일수 감소 영향에도 당초 상반기보다 하반기 매출액 증대를 계획했다”면서도 “최근 사외 외주업체들이 인력 수급에 애로가 있는 상황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일부 프로젝트의 생산 일정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영업적자에는 고정비 부담 879억원 외에 임금협상 타결에 따른 임금 인상 소급 지급 등의 일회성 비용 약 800억원이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삼성중공업, 대우조선과 달리,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4조2644억원, 영업이익 1888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에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충당금,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인한 공사손실충당금 등으로 적자에 시달리다가 실적 개선에 성공한 것이다. 
 
한국조선해양 측은 3분기 실적에 대해 “하기휴가 등으로 인한 조업 일수 감소와 더불어 글로벌 인플레이션 국면 등 어려운 대외 경영 환경 속에서도 선박 포트폴리오 개선, 꾸준한 원가 절감 및 공정 효율화 노력 등에 힘입어 2분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후판 가격 협상 ‘변수’

증권업계 등에선 “국내 조선업체 가운데 한국조선해양이 일찌감치 실적 개선에 성공한 가운데,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은 내년에 본격적으로 수익을 실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영증권은 이달 8일 보고서에서 “내년 상장 조선업체 매출 성장률은 26%”라며 “고효율 상선과 해양플랜트 수주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우조선의 경우 3분기 말 기준 단기차입금이 1조4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재무적 부담이 큰 상황이지만, 한화그룹이 대우조선 인수를 마무리한다고 가정하면, 대규모 자금 수혈로 숨통의 트일 것이란 진단이다.  
 
그간 조선업계 실적 개선에 악영향을 미친 원자재 가격 역시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비용 부담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 조선‧철강업계의 하반기 선박용 후판 가격 협상 결과에 따라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의 실적 개선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후판 가격은 선박 제조 원가의 약 20%를 차지하기 때문에, 후판 가격 흐름은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올해 하반기에 후판 가격이 대폭 인하될 경우,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이 흑자 전환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얘기다.  

이창훈 기자 hun8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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