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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 없는 찐빵’ 대출비교서비스에 시중은행 참여 꺼리는 이유 [고금리 시대 빛나는 대출비교 서비스②]

1금융권은 지방은행 상품 위주로 제공
시중은행 “비용 대비 이용 고객 많지 않다”
금융당국도 “대출비교서비스, 최적 대출 조건 제시 못 해”

 
 
한 고객이 토스의 대출비교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 토스]
“은행 대출을 알아보려고 대출비교서비스를 이용해봤는데, 주요 은행은 많지 않아서 아쉬움이 남네요.”
 
대출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금융소비자에게 적합한 대출상품을 한눈에 제공하는 대출비교서비스가 주목받고 있으며 수요도 커지고 있지만, 정작 시중은행들은 여기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모습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은행 고객이 적은 데다, 서비스 이용에 따른 비용 증가가 고객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이 서비스가 대출금리와 한도 등 최적의 조건을 제시하지 않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은행권 “대출비교서비스 이용 고객 적고, 비용만 들어”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카카오페이·핀다의 대출비교플랫폼에는 지방은행들과 일부 시중은행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랫폼별로 보면 토스는 총 54개 제휴사 중 ▶은행 12개 ▶저축은행 24개 ▶캐피탈 12개 ▶보험·카드사 6개 등과 제휴를 맺고 상품을 비교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56개 금융사와 제휴를 맺고 있다. ▶은행 12개 ▶저축은행 23개 ▶캐피탈 9개 ▶보험·카드사 10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 2개 등이다. 핀다는 ▶은행 8개 ▶저축은행 31개 ▶캐피탈 12개 ▶보험·카드사 7개 ▶P2P 4개 등 62개 금융사의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다만 3대 대출비교 플랫폼 중에는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과 전부 제휴된 곳은 없다. 토스와 카카오페이에는 KB국민은행, 농협은행이 제휴되어 있지 않았다. 핀다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과 제휴되어 있지 않았고, 제휴 은행은 대부분 지방은행이 차지했다.
 
은행들은 토스·카카오페이·핀다의 대출비교서비스 제휴에 소극적인 이유에 대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은행 고객이 적을 뿐 아니라 비용 증가도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은행 관계자는 “1금융권 고객들이 해당 은행이 아닌 다른 플랫폼을 이용해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지 않다”며 “이를 볼 때 해당 서비스와 제휴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5대 시중은행에서 받은 ‘금융 플랫폼 대출비교서비스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토스·카카오페이·핀다를 통해 공급된 5대 시중은행의 신규 대출은 약 3657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증가한 대출 잔액 증가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94%에 불과했다.  
 
은행들은 이런 상황에서 대출비교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비용만 증가할 뿐이라는 입장이다. B은행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볼 때 비용을 생각해야 한다”며 “그 비용이 결국 고객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도 좋은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대출비교 최적 조건 보장하는 것 아냐”

서울의 한 은행 창구 모습. [연합뉴스]
주요 은행들이 대출비교 플랫폼에 모두 제휴 되어 있지 않으면서 일부 고객들도 불편을 겪는 모양새다. 
 
신용등급을 측정하는 케이씨비(KCB)와 나이스(NICE)에서 신용점수가 각각 980점, 995점인 37세 직장인 A씨는 최근 대출이 필요해 대출비교 플랫폼을 이용했지만, 4대 시중은행의 상품을 한 번에 볼 수 없어 다시 각 은행의 앱에서 대출을 직접 알아봤다. A씨는 “대출비교서비스에 은행 대출이 다 나오지 않다 보니, 다시 각 은행 앱에서 금리와 한도를 하나하나 비교해 좋은 조건을 찾아야 해 불편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B씨는 대출비교서비스를 통해 한 은행의 신용대출 한도를 4000만원으로 확인했지만, 실제 대출 심사에서는 이에 못 미치는 금액을 받아 전세자금 마련에 차질을 빚었다.
 
금감원도 이런 불편에 대해 소비자가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금감원은 지난 9월 온라인 대출상품 비교·추천 서비스 유의사항과 관련해 “대출비교 및 추천 서비스는 전체 금융사의 대출이 아닌 제휴한 금융사 대출에 한해 비교, 추천한 것”이라며 “이용자 본인에게 최저금리 또는 최적 조건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대출비교 플랫폼의 한 업체 관계자는 “대부분 지방은행과 외국계은행, 일부 시중은행 위주로 제휴를 맺고 있고, 2금융권 이용 고객도 많기 때문에 고객 불편이 많은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다양한 상품을 제공한다는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은행과 제휴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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