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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치료제 기업, 글로벌 가려면 비대면 임상 해야”

강성지 대표 “디지털 치료제 핵심은 ‘실시간’”
비대면 임상은 어디서든 임상시험 할 수 있어

 
 
강성지 웰트 대표는 25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서울캠퍼스에서 열린 대한디지털치료학회의 추계학술대회에서 “임상시험 자체도 디지털화 돼야 한다”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한 지난 3년 동안 국내외 의료 환경은 빠르게 변했다. 특히 ‘비대면 임상’은 의료 및 제약 업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다. 비대면 임상으로는 분산형 임상시험(DCT)이 대표적이다. 분산형 임상시험은 임상 참여자와 연결된 웨어러블 기기나 모바일 기기를 통해 연구자가 어디서든 임상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방법이다.
 
분산형 임상시험은 코로나19 이전에도 임상 참여자를 빠르게 모으고, 임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을 받았다. 코로나19가 유행하고서는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의 임상시험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 기업의 전자 자료 수집 및 모니터링 솔루션을 활용한 바 있다. 모더나는 이를 통해 임상시험 참여자를 빠르게 모집했고, 개발도 서둘러 마칠 수 있었다.
 
25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서울캠퍼스에서 열린 대한디지털치료학회의 추계학술대회에서도 이런 비대면 임상이 디지털 치료제 기업에 기회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디지털 치료제 기업이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 비대면 임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날 행사에서 ‘디지털 치료제 글로벌 전략 두가지 키워드: 디지털, 아시아’를 주제로 발표한 강성지 웰트 대표는 기자와 만나 “디지털 치료제의 핵심은 임상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받는다는 점”이라며 “(디지털 치료제의) 임상 디자인을 적절하게 설계하면 (임상 참여자에게 약물을 투여해야 하는 임상시험보다) 비대면 임상을 추진할 기회가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디지털 치료제 기업이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비대면 임상을 해야 한다”며 “미국과 유럽 등에 진출할 때 현지에서 진행하는 임상시험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미국에서 다기관연구를 진행한다면 통상 현지의 10여 개 병원을 섭외하는데, 규모가 작은 국내 디지털 치료제 기업에는 비용과 운영 면에서 어려운 일”이라며 “비대면 임상으로는 미국에서 한 명의 연구자만 섭외하면 임상시험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여러 지역에서 환자를 모집할 수 있고, 임상 자체도 비대면으로 진행되니 임상 데이터를 신뢰할 수 있다면 비대면 임상이 디지털 치료제 기업이 현지 규제기관의 승인을 받는 데도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웰트도 현재 디지털 치료제의 비대면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불면증을 개선할 수 있는 ‘필로우Rx’의 확증 임상을 마친 후 같은 프로토콜의 임상시험을 비대면 임상인 분산형 임상시험으로 시행 중이다. 강 대표는 “비대면 임상은 지난 5월 승인을 받았다”며 “대면으로 한차례 진행했던 임상시험이기 때문에 규제기관에서도 (임상시험을) 승인했다고 본다”고 했다.
 
또한, “미국 시장에 진출할 때를 대비해 비대면 임상을 경험해봐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해외 규제기관에서 가교 임상을 요구한다면, 비대면 임상이 추가적인 데이터를 생성할 유일한 기회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대면 임상시험과 비대면 임상시험이 어떤 차이를 나타내는지 확인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의료 현장에서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하고, 개발된 치료제가 개선되는 등 디지털 치료제를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다 보면 더 뛰어난 제품들이 나올 것이라고 본다”며 “이런 사례들이 홀씨처럼 날려서 국내 기업이 글로벌 시장으로 가는 기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선모은 기자 su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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