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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부터 네이버·무신사도 뛰어들었다…24조원 중고시장 ‘활활’

신세계·롯데·현대百, 중고매장 운영 및 중고 플랫폼 투자
네이버는 중고거래에 3조원 투자, 무신사 400억원 확보
2008년 4조→지난해 24조원까지 성장, 신뢰도 확보 중요

 
 
 
롯데백화점이 한정판 거래 플랫폼 ‘KREAM(크림)’의 오프라인 공간을 유통사 최초로 선보인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정판 패션용품 거래 플랫폼 ‘크림(KREAM)’의 쇼룸. [김채영 기자]
 
24조원까지 성장한 중고시장에 백화점부터 포털 사이트까지 뛰어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 친환경 가치가 중시되며 가치 소비를 하는 중고거래가 점점 더 활발해지고 있단 분석이다. 최근 고물가 현상이 지속되며 ‘짠테크’ 트렌드가 부상하는 것도 중고시장을 키우고 있는 요인 중 하나다.
 

백화점 ‘빅3’ 모두 중고시장에…지난해 시장 규모 24조원

 
현대백화점은 지난 16일 신촌점 유플렉스 4층 전체를 ‘세컨핸드’ 제품을 판매하는 ‘세컨드 부티크’로 리뉴얼 오픈했다. 사진은 대표 브랜드 ‘마켓인유’ 매장 모습. [사진 현대백화점]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백화점들이 중고매장을 들여오고, IT 플랫폼들도 중고시장에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9일 잠실 롯데월드몰 2층에 한정판 거래 플랫폼 ‘KREAM(크림)’의 오프라인 공간을 유통사 최초로 선보였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2008년에 4조원 규모였던 국내 중고거래 시장은 지난해 24조원까지 성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구매하기 어려운 명품이나 한정판 상품 등을 개인 간 거래하는 C2C 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5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올해는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기존에는 특정 브랜드의 한정판 스니커즈 위주로 거래됐던 C2C 시장이 이제는 명품 가방부터 의류, 액세서리, 전자 제품까지 다양한 카테고리로 확대되고 있다. ‘크림’은 국내 시장 내 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우리나라 대표 한정판 거래 플랫폼으로, 전체 고객의 80% 이상이 MZ세대일 정도로 젊은 고객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한 층 전체를 중고품 전문관으로 꾸며 운영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6일 신촌점 유플렉스 4층 전체를 ‘세컨핸드’ 제품을 판매하는 ‘세컨드 부티크’로 리뉴얼 오픈했다. 세컨드 부티크는 유플렉스 4층에 806㎡(244평) 규모로 구성됐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중고품 수요가 높아져서 새로운 전문관을 선보이게 됐다”며 “세컨드 부티크 오픈 후 같은 층 매출이 지난해보다 약 두 배 정도 증가했고, 방문객은 하루에 1000명 이상으로 이 중 90% 이상이 20·30대”라고 밝혔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3월 유진자산운용 등과 함께 국내 최대 규모의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 300억원을 투자하며 지분 93.9%를 인수했다. 롯데쇼핑은 롯데아울렛 광교점에 ‘프라이스홀릭’을 입점시켰고 롯데아울렛 광명점에 ‘리씽크’를 통해 일찍부터 중고거래 사업에 뛰어들었다.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이천점에 국내 최대 중고 리퍼브 전문숍인 ‘올랜드’ 매장을 열기도 했으며, 조만간 롯데온을 통한 중고 명품 거래와 중고나라 비대면 직거래 픽업 서비스도 오픈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월 번개장터는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한정판 운동화 리셀 전문 매장 ‘브그즈트 랩’을 개장했다. [사진 번개장터]
 
신세계는 지난 1월 그룹 내 벤처 캐피털사를 통해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 820억원을 투자했다. 신세계의 이커머스 기업인 SSG닷컴은 ‘번개장터’를 입점시켜 리셀 상품이나 중고 명품을 판매하고 있다. 번개장터는 지난해 11월 신세계 ‘센터필드 역삼’에 명품 편집숍인 ‘브그즈트 컬렉션’을 오픈했고, 지난해 2월엔 ‘더현대 서울’과 코엑스몰에 한정판 스니커즈 매장 ‘브그즈트 랩’을 선보였다.
 

네이버는 올해 3조원 넘게 투자…솔드아웃은 400억원 확보

 
무신사가 선보인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두나무의 투자를 받았다. 지난해 솔드아웃에 100억원을 투자한 두나무는 올해 무신사와 함께 400억원을 투자했다. [사진 솔드아웃 캡쳐]
 
IT 플랫폼도 최근 중고거래 사업 영역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는 C2C 플랫폼 포쉬마크를 2조3000억원에 인수했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포쉬마크 인수 외에도 4분기에 리셀 플랫폼 ‘크림’에도 500억원 추가 출자를 계획하고 있다. 올해에만 중고거래 플랫폼에 3조4000억원을 투자한 것이다.
 
무신사가 선보인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두나무의 투자를 받았다. 지난해 솔드아웃에 100억원을 투자한 두나무는 올해 무신사와 함께 400억원을 투자했다. 중고명품 거래 서비스를 명품 리셀을 취급하는 ‘트렌비’도 최근 IMM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35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엔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가 신한금융그룹으로부터 300억원을 투자받았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업계가 중고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현상에 대해 상반된 시각을 보인다. 핵심 소비층으로 거듭난 20·30대 젊은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효과적인 전략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신뢰도 보장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정희 중앙대(경제학과) 교수는 “중고품은 누군가 한 번 사용했던 제품인 만큼 신뢰가 더 중요한 품목”이라며 “백화점이든 IT 플랫폼이든 이 신뢰도를 보장하지 못하면 채널 자체의 본질이 흐려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용구 숙명여대(경영학과) 교수는 중고시장 전망에 대해 “중고 거래 시장 규모가 지난해 24조원을 기록하며 하나의 성숙한 산업으로 성장했다”며 “국내 백화점 ‘빅3’라 불리는 신세계·현대·롯데가 모두 중고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이외에도 다양한 업계가 관련 사업에 뛰어들고 있어 중고시장 규모는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채영 기자 chaeyo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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