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퇴출된 위믹스…P2E 게임 시장 ‘한파주의보’ 몰아친다
재판부 지난 7일 위메이드 가처분 신청 기각
“정부 국내 P2E 시장 허용 사실상 물 건너가”
위믹스 코인이 업비트 등 국내 4대 거래소에서 결국 퇴출됐다. 위메이드가 법원에 제기한 각 거래소의 거래 지원 종료(상장폐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기 때문이다. 위메이드는 본안 소송을 통해 이번 상폐의 부당함을 계속해서 알리겠단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P2E 게임 시장엔 당분간 한파가 불어닥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50부는 위메이드가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을 상대로 제기한 위믹스 거래 지원 종료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지난 7일 기각했다. 이에 따라 오늘 오후 3시부터 이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 상장된 위믹스는 거래가 전면 중단됐다. 위믹스 소유자는 위믹스를 개인 지갑 또는 해외 거래소로 옮겨야 한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는 지난 10월 위믹스를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아울러 지난달 24일에는 위믹스 거래지원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닥사는 업비트에 제출된 위믹스 유통량 계획보다 실제 유통량이 많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에 위메이드는 가상화폐 유통량은 명확한 기준이 없으며, 문제가 된 유통 물량은 모두 회수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지난달 28~29일 4개 거래소를 대상으로 서울중앙지법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결정문에서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손해가 발생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가상자산 생태계를 침해하는 행위를 엄격히 제한해 시장 투명성을 확보하고 잠재적 투자자의 손해와 위험을 미리 방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닥사의 손을 들어줬다.
가처분 신청 기각 이후 위메이드 측은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거래지원 종료에 대한 부당함을 밝히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위메이드는 “닥사가 내린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결정의 부당함을 밝히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진행될 본안소송과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를 통해, 모든 것을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
투자자 피해·P2E 시장 침체
문제는 이번 위믹스 상폐로 인해 많은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단 점이다. 이날 위믹스는 업비트 등에서 500~600원대에 거래되다가 오후 3시 상폐 직전 200~300원대로 급락한 채 거래를 종료했다. 불과 한달 전만해도 2000원대를 기록했던 위믹스의 가치가 크게 떨어진 셈이다. 코인 광풍이 불었던 지난해 11월 고점인 2만8000원 대비로는 -99%를 기록했다.
위믹스 상폐로 인해 위메이드 그룹 주가 역시 급락했다. 위메이드 주가는 이날 -20%를 기록했으며, 위메이드맥스와 위메이드플레이 주가도 각각 -20%, -4%를 기록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위믹스 사태를 계기로 안그래도 위축된 P2E 게임 시장이 더욱더 위축될 것이란 점이다. 당장 위메이드의 100개 게임 위믹스 온보딩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위메이드는 여러 게임사들과 위믹스 온보딩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하지만 MOU의 경우 법적 강제성이 없는 만큼, 이번 위믹스 사태를 통해 계약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위믹스는 전체 거래량의 90% 가량이 국내 거래소에 집중돼 왔던 만큼, 이번 국내 거래소 상폐로 인한 영향력 축소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아울러 P2E 게임의 주요 보상 중 하나였던 코인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것 역시 위메이드 입장에선 뼈아프다. 이와 더불어 위메이드가 최근 선보인 스테이블 코인 ‘위믹스달러’, 탈중앙금융 서비스 ‘위믹스파이’, NFT와 탈중앙화 자율조직(DAO)을 결합한 신 경제 플랫폼 ‘나일’ 등 위믹스를 기반으로 한 블록체인 생태계 역시 타격을 입게 됐다.
전 세계적인 ‘크립토 윈터’ 시즌을 맞아 위축됐던 P2E 게임 시장은 위믹스 사태를 통해 더욱더 위축될 전망이다. 국내에선 P2E 게임을 허용하지 않기에 글로벌 시장 위주로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긴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추가로 자체 코인을 상장하거나 새롭게 P2E 시장에 뛰어들기에는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P2E 게임 개발사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애초에 P2E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지 않기에 실질적인 타격은 없다고 볼 수 있으나 이런 분위기에서 국내 개발사가 P2E 게임 관련 프로젝트를 선보이거나 자체 코인 등을 상장하기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며 “많은 P2E 관련 프로젝트들이 일정을 연기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준비 중인 P2E 관련 프로젝트를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며 “정부의 국내 P2E 시장 허용도 사실상 물 건너 갔다고 본다”고 말했다.
원태영 기자 won77@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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