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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때문 아냐”…바이오노트, IPO 한파 딛고 상장 성공할까

“글로벌 사업 속도 내려면 지금이 상장 적기”
브랜드 강화·M&A 추진…메리디안과도 협력

 
 
바이오노트 연구개발(R&D) 공장 [사진 바이오노트]
반려동물도 건강검진을 받는다.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는 물론 초음파검사, 방사선검사도 포함된다. 바이오노트는 동물의 건강 상태를 확인할 때 쓰는 동물용 진단 제품의 원천 기술을 개발해 직접 제품까지 생산하고 있는 국내 기업이다. 동물용 신속진단 제품인 래피드(RAPID)와 효소면역진단 제품 엘리사(ELISA), 형광면역진단 제품 브이체크F(VcheckF)를 포함해 동물진단 사업 부문에서만 170여 종류의 제품을 가지고 있다.
 
바이오노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혜를 본 체외진단 기업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주요 주주다. 에스디바이오센서를 설립한 조영식 의장이 2003년 바이오노트를 창업했다. 바이오노트는 에스디바이오센서에 코로나19 진단키트 반제품을 공급한 뒤 국내외 진단시장에서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바이오노트의 지난해 매출은 6224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 15배 수준 올랐다. 이중 코로나19 진단키트 반제품을 포함한 바이오콘텐츠 사업 부문에서 매출의 90%가 나온다.
 
바이오노트는 바이오콘텐츠 사업 부문으로 쏠린 매출 구조를 바꾸고 동물진단이라는 본업에 집중하기 위해 현재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동물진단 시장에서는 경쟁력이 입증된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상장을 통해 브랜드를 강화한 후 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당초 바이오노트는 지난 11월 IPO를 추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올해 3분기 실적을 반영한 뒤 IPO에 돌입하기 위해 기존 일정을 한달가량 미뤘다. 최근 IPO 한파로 많은 기업이 상장을 철회한 만큼 조 단위 기업인 바이오노트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노시원 바이오노트 바이오콘텐츠 사업부문 전무이사는 8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IPO 간담회에서 “지금 시점에서 상장하려는 이유는 브랜드를 강화해 해외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라며 “향후 인수합병을 추진할 때도 상장 여부가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 3~4년간 동물진단 제품을 새롭게 개발하는 등 해외 동물진단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며 “현재는 바이오콘텐츠 사업 부문에서 대부분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향후 50%까지 비중을 줄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에스디바이오센서와의) 내부거래 비중도 내년 60%, 내후년 40%, 이후 25%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덧붙였다.
 
세계 동물진단 시장은 글로벌 반려동물 의료기기 기업인 아이덱스 레버러토리스를 포함한 3~4개 기업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국가마다 인허가 제도가 다르고, 유명한 제품을 중심으로 현지 시장이 굳어져있기도 하다. 
 
바이오노트는 신속진단부터 형광면역진단까지 다양한 영역의 동물진단 제품으로 선진 시장인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동물용 분자면역진단 제품인 브이체크M(VcheckM)과 혈청화학진단 제품인 브이체크C(VcheckC)를 출시하면 동물용 체외진단의 모든 기술 분야에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바이오노트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은 미국과 캐나다 시장에 집중하고 있고 유럽, 아시아 등 다른 지역에서는 시장 점유율이 낮다”며 “바이오노트가 중국 시장에서 동물진단 제품의 표준으로 꼽히고 있는 만큼, 낮은 가격과 높은 품질로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바이오노트는 진단시약 원료와 진단키트 반제품 등 바이오콘텐츠 개발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특히 바이오콘텐츠 사업 부문에서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인수한 미국의 체외진단 기업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메리디안)의 역량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김일중 바이오노트 진단시약 사업부문 전무이사는 “바이오노트는 면역진단 방식에 맞는 재조합 항원 개발 경험이 많고, 민간 기업 중에서는 유일하게 고위험 병원체를 대량 배양할 수 있는 생물안전 3등급 시설(BL3) 랩을 가지고 있다”며 “에스디바이오센서를 비롯한 계열사와 협력해 다양한 항체 제조 기술은 물론 효소 개발 및 생산 기술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했다.
 
또한 “메리디안은 분자진단용 원료 분야 선도 기업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절차를 경험한 데다 세계 여러 국가의 고객을 확보해 이름값도 있다”며 “메리디안이 보유한 유통망을 활용해 해외 IVD 시장은 물론 연구용 시장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바이오노트 또한 현재 한국과 미국, 중국에 직영 거점을 두고 해외 90여 개 국가에서 160여 개 딜러를 운영하고 있다”며 “바이오노트의 바이오리액터와 BL3 랩 등 생산시설로 메리디안의 생산 능력을 보완하고 고객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메리디안과의 협력 방안을 설명했다.
 
조병기 바이오노트 대표 [선모은 기자]
바이오노트는 메리디안과의 협력이 2024년부터 성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코로나19의 풍토병화(엔데믹)로 인해 당장 내년 실적은 다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병기 바이오노트 대표이사는 “동물진단 및 바이오콘텐츠 시장에서 글로벌 톱3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상장으로 모은 자금은 생산시설 확대와 인수합병 등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선모은 기자 su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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