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수소’가 불러온 청정에너지 기대…정부 역할은 [다가온 수소경제②]
궁극적인 에너지 평가…비싼 생산 단가는 단점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개혁하고 법령이 미비한 분야는 조속히 정비하겠습니다”
지난 8월 한덕수 국무총리는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규모 수소산업 국제전시회 ‘H2 MEET’ 축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수소산업과 관련해 규제를 완화하는 등 정책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총리가 직접 나서 수소 산업과 관련한 생태계 구축을 돕겠다고 나선 것은 그만큼 수소 산업의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포스코, 롯데, 두산 등 국내 대기업이 각기 자신 있는 분야에서 수소 산업에 뛰어드는 상황에서 정부의 정책지원이 절실하다는 경제계의 호소에 응답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된 탄소 제로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서도 청정에너지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실제 우리 정부는 지난달 수소 인프라와 제도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산업통상자원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는 국무총리 주재로 윤석열 정부의 첫 수소경제위원회를 열었다.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수소차 시장 확대다. 특히 상용차 부문에서 수소차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현재 국내에서 운행하는 수소버스‧트럭은 211대 수준이다. 정부는 이런 수소 상용차를 2030년까지 3만대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아직 한 곳도 없는 액화수소충전소도 2030년까지 70곳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수소로 운행하는 시내버스와 광역버스에 지원하던 보조금을 늘린다. 현재 1억5000만원, 2억원이던 정부 보조금을 내년부터 2억1000만원, 2억6000만원으로 6000만원씩 상향 조정한다.
국내 수소 산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전략도 내놨다. 전기로 물을 분해해 산소와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 액화수소 운송선, 트레일러, 충전소, 연료전지(모빌리티·발전), 수소 터빈 등 7대 전략 분야를 중심으로 집중 지원해 2030년까지 수소 전문 기업 600개를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수소를 생산하는 데 드는 생산단가가 비싸 경제력이 확보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수소는 생산 과정과 발생하는 탄소량에 그레이, 블루, 그린 수소 등으로 나뉜다. 현재 전 세계에서 생산하는 수소의 약 96%는 화석연료에서 추출하는 ‘그레이수소’다.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에 청정에너지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얻는 ‘그린수소’는 궁극적인 청정 에너지로도 불린다.
문제는 신재생에너지로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이 원자력발전을 활용해 수소를 만드는 것보다 5배 이상 든다는 것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한무경 의원이 중부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제주 풍력발전 연계 그린수소 생산 실증사업 현황’ 자료를 보면 수소 1㎏을 생산하는데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면 전기요금이 1만4727원, 원자력발전을 사용하면 약 3084.5원이 나왔다.
한 의원은 “현재로서 원자력발전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것이 가장 환경적이고 경제적인 방법”이라며 “국내에서도 원전을 활용한 수소 생산을 추진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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