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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E클래스 안 부럽다…진짜 성공의 아이콘이 된 국산차

[시승기] 현대자동차 디 올 뉴 그랜저 3.5
파격적인 외관과 고급스런 실내로 압도
놀라운 정숙성과 부드러운 승차감 갖춰

 
 

 
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를 만났다. 외관이 참 독특하다. 보고 있으면 또 적응되는 디자인. [이지완 기자]
현대자동차의 준대형 세단 그랜저가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디자인만 보고 10만명이 계약을 체결할 정도로 출시 전부터 많은 이슈를 낳은 7세대 완전변경 모델이다. 그동안 제네시스 등에 가려져 고급차라고 부르기는 어려웠던 현대자동차의 준대형 세단 그랜저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본다.

지난 8일 경기도 하남 스타필드 인근에서 ‘디 올 뉴 그랜저’(신형 그랜저)를 만났다. 참 오묘하다. 바로 이전 모델인 6.5세대 그랜저가 나왔을 당시 정말 파격적인 디자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를 통해 또 한 번 상상 이상의 디자인을 선보였다. 공개 당시 그렇게 충격을 줬던 6.5세대 그랜저가 이제는 평범하게 보일 정도다.

전체적으로 둥근 곡선이 강조된 모습을 띤다. 전면부에 일자로 쭉 이어진 램프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전 세대보다 더 넓고 길어진 라디에이터 그릴은 램프를 제외한 모든 부분을 뒤덮고 있다. 측면과 후면도 마찬가지로 둥근 느낌의 형상으로 디자인됐다. 시동을 켜면 손잡이가 스르륵 솟아오르는 ‘오토 플러시 도어 핸들’이 적용돼 멋스럽다. 여기에 프레임리스 도어는 스포티한 느낌을 살짝 더해준다.

신행 그랜저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차가 정말 길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알고 봤더니 실제로 차가 길어진 것이었다. 30년을 넘는 그랜저 역사상 처음으로 전장(길이)이 5m를 넘어섰다. 무려 길이가 5035mm에 달한다. 제네시스 G80(전장 4995mm)보다 긴 것이다.


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의 측면 모습. 가만히 보고 있으면 정말 길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 실제로도 길어졌다. [이지완 기자]
시승차는 판매 가격이 4690만원인 캘리그래피 트림이며, 선택 항목의 모든 옵션이 다 들어간 풀 옵션 모델이다. 실구매 가격은 5800만원 수준으로 제네시스 G80 기본 모델 가격과 유사하다. 국내 대표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갑자기 등장해 놀랄 수 있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 정도의 값어치는 충분히 하는 신형 그랜저다.

정말 고급스러워졌다. 나파가죽과 리얼 스티치로 완성된 투톤 스티어링 휠(운전대)과 퀄팅 나파가죽 시트, 리얼 우드 및 알루미늄 내장재의 적절한 배치 등은 제네시스 G80 부럽지 않을 정도다. 기분 탓이었을까. 운전대에 현대차 로고가 없다는 것과 기존의 버튼식이 아닌 컬럼식 기어를 채택했다는 점도 괜히 고급스러운 느낌을 줬다.

공간도 넉넉한 편이다. 뒷좌석 리클라이닝 기능도 있어 더욱 아늑하고 고급스럽다. 다만, 5m가 넘는 전장에도 휠베이스가 2895mm라는 점이 아쉽게 느껴질 수 있다. 전장이 더 짧은 G80의 휠베이스는 3010mm다. 전고도 신형 그랜저의 경우 1460mm로 1465mm의 G80보다 조금 낮다. 그래서일까. 2열에 앉았을 때 머리가 천장에 닿을 것 같은 아슬아슬함이 있다.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했다. 동시에 느꼈다. 정말 조용한 차라고. 시승차는 자동 8단 변속기와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3.5ℓ 엔진(최고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36.6kg·m)이 조합된 가장 강력한 성능의 신형 그랜저다. 이렇게 큰 엔진을 달고도 이 정도의 정숙성을 보여준다는 게 놀라웠다. 이중접합 유리는 물론이고 아낌없이 넣은 흡음재 덕분일 것이다. 실내로 엔진소리를 비롯한 기타 여러 소음이 거의 유입되지 않는다. 비포장도로 등을 주행할 때도 마찬가지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소음과 반대되는 제어음으로 실내를 조용하게 만드는 ‘액티브 로드 노이즈 컨트롤’ 기능이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 1열 모습. 현대차 로고가 사라진 특이한 형상의 스티어링 휠(운전대). [이지완 기자]
도로 위를 달릴수록 화려한 겉모습에 초점을 맞추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커졌다. 지금껏 이런 느낌의 차가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마치 물침대 위에서 허우적거리는 듯한 느낌이라고 할까. 차가 과속 방지턱을 쓸고 넘어가듯 부드럽게 지나간다.

그렇다고 곡선 구간에서 차의 안정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물렁물렁한 느낌은 여전하지만 운전대를 꺾었을 때 차가 균형을 잃지 않고 여유롭게 돌아 나간다. 신형 그랜저에 적용된 다양한 첨단 기능 덕분일 것이다. 이 차에는 카메라와 내비게이션으로 전방 노면 정보를 미리 읽어 최적의 서스펜션 감쇠력을 제공하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전/후륜 구동력을 배분하는 ‘전자식 사륜구동(HTRAC)’이 적용됐다.

안전 및 편의 기능은 모두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채롭다. 대표적으로 ▶햅틱 기능이 포함된 ‘10.25인치 공조 컨트롤러’ ▶외장 메모리를 사용할 수 있는 ‘빌트인 캠 2’ ▶센터 콘솔의 ‘자외선 살균 시스템’ ▶스마트 기기 등으로 문을 열고 시동을 걸 수 있는 ‘디지털 키 2’ 등이 있다. 차선을 알아서 바꿔주는 ‘고속도로 주행보조 2(HDA 2)’ 등도 당연히 존재한다.

신형 그랜저는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르다. 이전까지 현대차가 그랜저에 ‘성공’이라는 이미지를 입혔을 때는 공감이 가질 않았지만, 이번에 나온 신형 그랜저라면 충분히 수긍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지완 기자 an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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