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애플카’ 타고 날아오를까…VS사업부에 쏠린 눈 [이코노 株인공]
애플카 출시 연기 소식에 급락…증권가 “오히려 호재”
주력사업 부진…전장부품 이익 기여 확대가 주가 관건
[이코노미스트 박경보 기자] 지난주(12월 5~9일) 코스피 지수는 전주(2434.33) 대비 45.29포인트 하락한 2389.04에 마감했다. 한 주 동안 기관과 개인은 각각 3220억원, 4918억원씩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9069억원을 순매도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번 주(12월 12~16일) 코스피 지수는 2310~243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지난주 국내 증시에서 위메이드와 함께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다. 지난 7일 애플이 자율주행 전기차의 출시 날짜를 2026년으로 연기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LG전자의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날 LG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7.10% 급락한 8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간 업계 안팎에서는 LG전자와 마그나 인터내셔널의 전장사업 합작사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 애플카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캐나다 업체인 마그나는 보쉬, 덴소에 이은 세계 3위 부품회사(매출액 기준)다.
LG전자는 지난 2020년 12월 23일 합작법인 설립 소식에 상한가를 달성하기도 했다. 애플이 내놓을 자율주행 전기차에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 부품을 공급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대형주인 LG전자가 상한가를 기록한 건 2008년 이후 약 12년 만이었다.
LG전자는 애플카 수혜주로 묶인 직후인 2021년 1월 21일 18만5000원(종가)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애플과의 협업이 구체화되지 않은 탓에 지난해 6월부터는 다시 10만원 밑으로 내려온 상태다. 여기에다 애플카의 출시 지연까지 겹치면서 LG전자의 상승 모멘텀이 다소 약화된 모양새다.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LG전자의 VS(전장부품) 사업부에 주목하고 있다. 가전 등 기존 사업이 부진에 빠진 상황에서 신사업인 전장사업이 주가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판단이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주력사업인 생활가전(H&A), HE(홈엔터테인먼트), BS(비즈니스 솔루션) 사업부는 경기둔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다소 부진할 전망이다. KB증권에 따르면 LG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588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VS 사업부는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LG전자의 수익성을 방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가동률이 회복되면서 VS 사업부의 이익 기여도가 크게 늘어난 모습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전자 VS 사업부의 올해 수주잔고와 매출액은 전년 대비 각각 38%, 31%씩 늘어날 것”이라며 “VS 사업부의 흑자기조 안착에 따른 중장기 수익구조의 다변화(B2C → B2B)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내년 LG전자 VS사업부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대비 83% 급증한 3317억원으로, 흑자 규모 확대가 예상된다”며 “향후 VS 사업부의 빠른 실적 개선과 HE 사업부의 마진 확대, LG디스플레이 지분법 손익 개선 등이 주가 상승의 촉매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플카의 출시 일정이 2026년으로 밀린 것도 LG전자에 호재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초 2025년까지 자율주행 전기차를 양산하겠다는 목표가 현실성이 떨어졌던 만큼 오히려 출시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김 연구원은 “완전자율주행(레벨 5단계)의 애플카는 3년 내 실현될 수 없는 이상적인 드림카에 불과했다”며 “완전자율주행을 위해서는 5G 통신망, 데이터센터 인프라, 사회적 합의와 도덕적 규범 구축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애플은 2023년부터 개발 및 디자인 작업을 시작하는 동시에 부품 공급망 구축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정학적 위험을 고려해 부품 공급망의 탈중국화를 시도하고 있는 애플은 2026년 자동차 시장에 진입한다면 이미 검증된 LG그룹의 부품 공급망을 적극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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