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워치 안에 담긴 헬스케어’로 차별화 나선 신한라이프…“운동하면 정말 건강해집니다”
[인터뷰] 최승환 신한라이프 디지털그룹장(CDO)
홈트 수요↑ 하우핏 순항…애플 워치 담은 ‘무빗’도 인기 상승세
규제 발목 잡힌 헬스케어, “혁신으로 경쟁 돌파”
최근 신한라이프의 헬스케어 행보는 주목할 만하다. 올 초 헬스케어 자회사 신한큐브온을 생명보험업계 최초로 설립한 신한라이프는 이 분야에 ‘매우 진심’이다. 끊임없는 디지털 차별화로 자사 헬스케어 플랫폼 ‘하우핏’의 앱 다운로드 수는 100만회를 넘어섰고 최근에는 애플과 함께 참여형 건강습관 개선 프로그램 ‘무빗(moobit)’을 내놓기도 했다.
신한라이프의 디지털 전략을 총괄하고 있는 최승환 디지털혁신그룹장(CDO)은 국내 헬스케어 사업 승부수를 ‘서비스 차별화’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규제가 워낙 심한 국내에서 나올 보험사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는 다 비슷한 수준일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최 그룹장은 결국 얼마나 혁신을 담았는지가 ‘경쟁의 키(KEY)’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홈트 수요 확인…‘애플 협업’으로 서비스 차별화
최 그룹장은 “하우핏을 1년 반 정도 운영했는데 거리두기가 완화돼 피트니스 센터 영업이 시작돼도 이용자 이탈이 적었다”며 “이유를 살펴보니 이제 갓 육아를 시작한 주부들의 이용률이 꾸준했다. 이분들은 코로나를 떠나 운동하러 갈 시간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 시국이 끝났지만 운동하러 갈 시간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AI홈트’가 매력적인 서비스라는 얘기다.
홈 트레이닝 수요를 확인한 최 그룹장은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추진 중이다. 지난달 신한큐브온은 피트니스 센터 운영에 필요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와 업무 제휴를 체결했다. 하우핏 서비스를 온라인에 국한하지 않고 온·오프라인으로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최 그룹장은 “온라인(하우핏)에서 운동 연습을 한 뒤 오프라인(피트니스 센터)에서는 직접 코칭을 받는 식으로 하면 궁합이 맞겠구나 생각했다”며 “조만간 리뉴얼을 통해 콘텐츠 큐레이션을 강화하고 과금 체계도 다양화해서 접근성을 더욱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보험업계에서 신한라이프와 애플의 ‘헬스케어 협업’이 큰 주목을 받았다. 국내 회사와 협업사례가 많지 않은 애플이 국내 보험사와 손을 잡은 연유에 대해 궁금증이 커졌다.
양사간 헬스케어의 연결고리는 ‘애플 워치(Apple Watch)’다. 신한라이프가 내놓은 무빗 애플리케이션에서 애플 워치를 구입한 후 2년 간 건강미션 목표를 달성하면 리워드를 받는 식이다. 2년간 모은 리워드는 애플 워치 가격 수준이다.
최 그룹장은 “운동을 꾸준히 할 수 있게 만드는 장치가 없을까를 생각하다 해외사례를 좀 살펴봤는데 대부분 웨어러블과 관련된 것들이 많았다”며 “그러다 애플이 이미 20여개국에서 무빗과 유사한 헬스케어 관련 서비스를 론칭했다는 것을 알게됐고 손을 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 그룹장이 말하는 무빗의 차별화 지점은 고객이 실제로 성과(체형·습관 등)를 체험하도록 설계됐다는 점이다. 유·무산소 관계없이 건강증진에 도움이 되는 미션을 매주 실천하도록 워치가 독려한다. 신한라이프는 이 서비스 출시를 위해 지난해부터 고려대 의료원과 손잡고 건강검진센터 데이터와 내원 환자 정보를 결합해 실제 모형을 만들어 정량적 사례를 분석했다.
또 회사 내부 직원 200명을 대상으로 4~5개월간 테스트를 진행해 건강증진 프로그램도 적당한 강도와 빈도, 시간을 강제할 수 있으면 진짜로 건강해진다는 결과를 얻는 데 성공했다.
최 그룹장은 “무빗을 통해 우리가 전달하고 싶은 것은 ‘운동하면 건강해진다’는 아주 간단한 메시지”라며 “무빗 서비스 반응이 좋아 리워드 없이 그냥 서비스에 참여하는 고객도 많아졌다. 향후에는 무빗 서비스에서 획득되는 사례를 수집해 사후분석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규제에 묶인 韓헬스케어…“어떤 혁신 담겼냐가 중요”
최 그룹장은 “보험사가 의료서비스에 접근하는 것에 대해 의료계나 시민단체의 거부감이 너무 크다”며 “우리는 생존의 문제인데 마치 보험사가 보험금을 안주고 가입을 거절하기 위해 의료 부문에 접근한다고 오해를 하는 점은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그는 금융당국의 지나친 보안 규제에도 아쉬움을 표했다. 최 그룹장은 “무빗 개발은 3개월이 걸렸는데 규제 준수 통과에만 6개월이 소요됐다”며 “지난 2년간 규제 때문에 많은 시간이 소요돼 아동과 노인을 대상으로 한 헬스케어 사업은 진행조차 못해 아쉽다”고 밝혔다.
현재와 같은 규제가 유지될 시 국내 보험 헬스케어 서비스는 대부분 건강증진 프로그램처럼 유사한 서비스가 나올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속에서 어떤 혁신을 넣었느냐가 소비자 선택에 있어 차별화 지점이 될 전망이다. 최 그룹장은 “국내 헬스케어 서비스는 정해진 운동장 안에서 얼마나 혁신적인 내용들을 담을 거냐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며 “신한라이프는 고객의 생로병사를 함께하며 건강증진에 실제 기여하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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