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번째 과열종목 지정…아모레퍼시픽 '타깃' 벗어날까 [주간 공매도]
실적 부진 여파에 연간 공매도 3위 등극
과열종목 지정 이후 주가 중기 우상향
증권가 “실적 개선은 내년 2분기부터”
국내 화장품 대표주 아모레퍼시픽은 연간 공매도 3위에 올랐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실적 개선, 리오프닝 기대감에 주가가 19만원까지 치솟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1년 내내 공매도 타깃이 됐다. 올해 들어 공매도 과열 종목에 2번 지정됐지만 아직 전고점을 뚫진 못한 상태다.
증권가에선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개선 시기로 내년 2분기를 지목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 전환을 선포한 중국 내 수요 회복이 기대되는 가운데 국내 여행객 회복에 따라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주(12월 12~15일) 국내 증시에서 아모레퍼시픽의 공매도 비중은 25.69%로 CJ에 이어 주간 공매도 2위를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일주일간 공매도 물량은 24만7103주로 전체 거래량(96만1623주)의 4분의 1이 공매도였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연간(1월 3일~12월 15일) 공매도 순위에서도 비중 17.94%를 기록하며 3위에 올랐다.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올해 들어 21.13% 빠졌다. 작년 연간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난 2월 21일 장중 19만30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썼으나 이후 주가 하락세가 본격화됐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고수, 오미크론 재확산 등으로 실적이 내리막을 걸었고 공매도 세력마저 몰리면서 주가는 8만 원대까지 밀리고 말았다.
연간 공매도 3위에 올랐지만, 아모레퍼시픽이 공매도 과열 종목에 지정된 건 2번(10월 26일·12월 12일)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한국거래소가 강화된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기준을 지난 10월 24일부터 시행하면서 가능했다. 아모레퍼시픽 공매도 비중이 47.18%로 1년 중 가장 높았던 10월 13일은 물론 7월 4일(42.48%), 1월 4일(41.59%) 등에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되지 못했다. 공매도 과열 종목에 지정되면 다음 날 하루 동안 정규 시장과 장외시장에서 차입 공매도가 금지된다.
두 번의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은 소기의 효과를 냈다. 10월 26일 첫 번째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이후 12월 9일까지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8만9700원에서 13만9500원까지 55.52% 급등했다. 아모레퍼시픽 주주들은 “공매도 세력을 이겼다”고 환호했다. 두 번째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일 이후 주가 흐름을 보면 13일(1.89%), 14일(-0.74%), 15일(-2.25%), 16일(1.16%)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급락세는 막은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개선은 내년 2분기에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증권은 내년 아모레퍼시픽이 ▶대중국 수요 회복에 따른 이익 체력 회복 ▶비중국(미국·일본)의 규모 확대 ▶방한 외국인 회복에 따른 내수 수익성 개선 등 3가지 모멘텀에 따라 매출 회복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중국의 위드 코로나 선언 이후 11월 한 달간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9만6700원에서 13만500원으로 34.95% 뛰기도 했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11월 한 달간 시장은 이미 중국이 위드 코로나 환경으로 전환된 것처럼 강렬하게 반응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이 대장주였다”며 “산업 지표가 회복되고 아모레퍼시픽의 실적이 개선되는 시점은 내년 2분기로 시차가 존재한다. 단기적으로 실적 시즌이 도래할 경우 주가 변동성이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박 연구원은 “큰 그림에서 구조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 의존도 급감, 북미·일본에서의 기여도 확대로 기업의 이익 체력은 이전 대비 안정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당장은 내년 실적에 대한 기대치를 크게 높이기에 단서가 약하지만, 그룹의 변화 흐름은 긍정적”이라며 “단기간 중국 리오프닝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해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다고 느낄 수 있으나, 회복 사이클의 초입으로 주가 추세가 바뀔 가능성은 낮다”며 아모레퍼시픽을 화장품 업종 내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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